[메이커 인터뷰] 다른 사람에게 영감을 나누고 싶어요! PLC 로봇 프로젝트 – 주호석 메이커

 

“PLC 로봇 프로젝트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 영감을 나누고 싶어요!”

주호석 메이커

 

재미난 물건, 재미난 일, 재미난 일상을 ‘만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메이커 페어 서울은 매년 만드는 사람들이 모이는 축제입니다. 메이크 코리아가 만난 축제의 주인공과 작품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가슴 깊은 곳에 무엇인가를 만들고픈 열망을 간직한 어른이, 꿈 많은 청소년과 어린 친구들을 모두 환영합니다.

 

주호석 메이커는 PLC(Programmable Logic Controller) 제조하는 회사에서 기술 지원 업무를 맡고 있다.  PLC(Programmable Logic Controller)는 기계 장치들을 자동 제어하는 일종의 산업용 컴퓨터로 볼 수 있으며 주로 공장, 발전소, 정수장과 같은 대형 시설에서 활용된다. 사람이 해야 하는 반복적이고 주기적인 업무들을 프로그래밍을 통해 자동으로 처리한다고 이해할 수 있겠다. 일을 하면서 대형 기계에만 들어가는 PLC를 어떻게 하면 소형화시켜 움직이는 로봇을 만들 수 있을까 생각을 했고, 지난 7월부터 프로젝트를 착수했다. 주호석 메이커를 만나 PLC 로봇이 무엇인지 그것으로 어느 로봇까지 만들어냈는지 알아보았다.

프로젝트 소개를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PLC 로봇은 PLC의 작동 원리만 알고 있으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기기와 설비가 수행할 각 동작과 순서, 그리고 고장일 때의 처치 등을 제어장치에 입력해두고, 제어장치가 내보내는 각 명령 신호에 따라 운전을 진행하는 제어를 말합니다. 미리 정해진 순서에 따라 제어의 각 단계를 점차로 진행하는 제어이며, 불연속적인 작업을 행하는 공정제어 등에 널리 이용됩니다.(나무위키 ‘PLC’ 참조) 저는 PLC와 관련된 기술지원 일을 하고 있는데요.

대형 시설에서 이것들이 적용되는 모습을 보며, 어떻게 하면 일상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소형화시킬 수 있을까를 고민했구요. 일상적으로 PLC를 사용하는 가전제품은 선풍기와 세탁기가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로봇의 형태는 동작부(움직일 수 있는 구동장치)를 기반으로 해서 주기적으로 돌아다니며 모니터링이 필요한 장소에 원격으로 접근 시켜 상태를 확인하거나 필요한 문제가 생겼을 때, 원격지에서 간단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것입니다.

PLC제품을 테스트하기 위하여 제작한 간이 테스트 플랫폼

업그레이드된 간이 테스트 플랫폼. 스위치 입력 외에도 숫자표시기 및 외부 회로 테스트 용 브레드보드 모듈을 추가하였다

2019년 7월, 영등포 소재 메이커스페이스인 캠프 51.9에 방문하였을 당시 업그레이드된 간이 테스트 플랫폼을 테스트하는 모습

 

프로젝트를 시작하기로 마음먹은 계기가 궁금해요.

회사에서 주로 다루는 일이 PLC다 보니, 고정된 위치에서 거대한 물체들을 다루는 것만 생각했습니다. 미약하긴 하지만 발상의 전환을 하는 마음으로 고정된 것을 넘어서 움직이는 플랫폼을 구현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질문을 하게 되었고, 작동 원리를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주제가 로봇이라고 결론지었습니다. 적당한 플랫폼을 찾아보던 차에 아두이노를 이용해서 만드는 탱크 차체를 베이스로 할 수 있다는 판단이 들었구요. PLC 장치가 들어갈 수 있도록 하드웨어 환경을 최적화 하는 테스트를 진행하였습니다. 그 결과 주관적이긴 하지만 만족스럽게 동작하는 것도 확인했어요.

궁극적으로는 제가 하는 일을 통해 다른 메이커들에게 아이디어를 주고 싶었던 것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지난 여름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1년 여 간 업무와 병행하니까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어요. 적합한 부품을 선정하는 부분부터 대형 기계장치에 최적화되어 전력 소모가 큰 PLC를 감당할 수 있는 부품과 전원을 구하는데 시간이 걸렸습니다.

 

아두이노와 PLC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가장 큰 차이는 오픈소스 여부입니다. 오픈소스는 누구나 쉽게 접근해서 작성하고, 유저프랜들리한 측면이 있어요. 기본적인 개념만 알면 자기만의 결과물을 낼 수 있죠. 반면 PLC는 전문적인 분야에서 활용되는 하드웨어다보니 제조사가 공개한 프로그래밍 방식을 따라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 방식도 제조사마다 각각 다르기 때문에 아두이노와 비교했을 때는 사용자 친화적이지 않은 것이 차이점입니다.

다소 진입장벽이 있는 PLC 를 가지고 아두이노와 같은 방식으로 접근하는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최소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는 의도가 있었습니다. 일단 PLC와 아두이노는 동일선상에 두고 논의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오히려 아두이노에 PLC를 접목시키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인 경우, PLC 를 접할 기회가 없어 어려울 수 있지만, 즉각적인 유지보수와 문제해결을 위해 애자일 하게 쓸 수 있는 언어이기 때문에 생산 현장에서 많이 사용됩니다.

 

프로젝트가 작동하는 핵심 원리가 어떻게 되나요?

PLC 로봇의 구성은 로봇 차체인 하드웨어와 조종할 수 있는 콘솔인 소프트웨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현재 초기 프로토타입 상태라서 컴퓨터에 프로그래밍된 콘솔 화면을 통해 로봇을 원격으로 조종할 수 있구요. 로봇과 컴퓨터는 와이파이로 통신해 움직임을 제어합니다. 콘솔 화면은 로봇의 엔진을 구동하는 스위치, 모터를 구동하는 스위치, 속도를 제어하는 스위치, 방향전환을 할 수 있는 방향키로 구성됩니다.

와이파이를 통하여 노트북과 연결된 상태에서 로봇의 동작을 위해 필요한 프로그램을 업로드, 다운로드 하는 작업

노트북에서 로봇을 제어하기 위한 그래픽 콘솔(GUI)을 편집하는 작업

 

기존에 있던 것(제품)과 메이커 님이 새로 만든 것 간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기능적으로 보았을 때, 아직까지는 기존에 있던 다른 로봇 제품과의 차별점은 없습니다. 하지만 PLC 자체를 소형화시키고 소프트웨어를 구현했다는 점에 의의를 두고 있어요. 현재 프로토타입을 가지고 앞으로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서는 차차 연구할 계획입니다.

 

아이디어를 실제로 구현하는 과정에서 어렵던 부분은 어디였나요?

지난 1년의 시간 동안 겪어왔던 수많은 시행착오가 지나가는 순간이네요.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PLC를 얹힐 적합한 차체를 선정하는 것이었습니다. 정성스럽게 준비한 요리를 담아낼 그릇이 준비되지 않았어요. PLC와 같이 부피를 많이 차지하고, 전력 소모가 큰 부품들을 하나의 공간에 충분히 짚어 넣은 상태에서 소형화 시킬 수 있는 차체가 어디없을까? 고민하던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각고의 노력(?)끝에 구한 VVDOIT社 탱크로봇 Chassis. 로봇의 몸체가 도착하고 나서 본 프로젝트의 진정한 시작을 할 수 있었다. (판매링크: https://bit.ly/35A6RaR)

차체에 들어간 비용만 30만원 정도 쓴 것 같아요. 처음에 부품을 주문하고, 일부 부품이 추가로 필요해서 또 구매하게 되었구요. 배송비의 압박도 있었습니다. (눈물)

다음 도전과제는 차체에 각 부품들을 어떻게 배치시키느냐였는데요. 특히 어려웠던 것은 PLC와 각 하드웨어 부품에 어떻게 전원을 공급하냐 였습니다. PLC는 산업현장에 사용되는 규격인 24볼트의 전압을 씁니다. 반면 와이파이 라우터, 모터드라이버와 같은 부품들은 5볼트 내외의 전압을 사용하기 때문에 효율적으로 전원분배를 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 부분은 어떤 방법을 찾아서 해결했는지요?

차체의 경우 직접 만드는 방법도 고려했었지만, 그럼 시간도 너무 많이 걸리고 무엇보다 회사 일과 병행하는 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습니다. 결국 시중에 나와있는 제품을 활용하자는 쪽으로 방향을 잡게 되었구요. 중국에서 운영하고 있는 로봇 키트 제조 회사 쇼핑몰을 찾을 수 있었고, 차체를 선정할 수 있었습니다.

Chassis내부에 배치할 하드웨어를 구상하기 위하여 가조립을 한 상태

궁즉통(궁하면 통한다)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차체를 정하고 나니 그 안에서 부품을 배치하고, 전기를 분배하는 점도 해결책을 찾을 수 있었어요. PLC의 24볼트 전압이 필요한 전원 문제는 쉽게 구할 수 있는 시중의 12볼트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해서 전압을 승압시키는 컨버터를 이용했습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흔히 진공청소기에 들어가는 것과 비슷한 배터리를 말합니다. 모터드라이버와 와이파이 라우터에는 낮은 전압이 필요하므로, 이를 낮추는 레귤레이터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탱크 Chassis내에 2채널 모터 드라이버 모듈 및 5V, 3.3V전원공급 모듈을 장치한 직후에 촬영한 사진. 해당 부품들을 설치한 이후, 남는 공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PLC모듈 장착 후, 12V배터리 팩을 로봇에 장착한 사진

XBM-DN32H2 PLC모듈을 로봇에 장착한 사진

릴레이 보드를 클로즈업하여 촬영한 사진

릴레이 보드를 클로즈업하여 촬영한 사진

남는 공간에 하드웨어 모듈의 전원 공급을 분배 및 컨트롤하는 릴레이 보드를 설치한 이후 촬영한 사진

 

지금 프로젝트에서 더 보강하고 싶은 측면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가장 보강하고 싶은 부분은 팔이나 집게와 같은 물체를 운반할 수 있는 장치를 다는 것입니다. 아직은 방향전환과 이동 정도만 해결한 상태여서 원격 상태에서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꼭 필요한 순서입니다. 그리고 장애물을 만나거나 근거리에 무엇인가 접촉했을 때, 즉각 반응해서 경고하거나 멈출 수 있는 센서를 보강하는 것입니다. 아직 로봇의 용도를 정하지는 않았지만, 함께 하는 사람들의 안전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 로봇 개발에서는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그 외에는 로봇이 동작하기 전에 스스로 진단할 수 있는 모니터링 기능도 개발할 예정이고, 아직은 컴퓨터로 콘솔을 사용하지만 스마트폰에 구현하여 원격조종하는 것들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PLC만으로는 제한이 있는 동작들은 라떼판다와 같은 컴퓨터와 결합해서 보다 다양한 동작들을 구현하고 싶습니다.

 

메이커 님의 다음 프로젝트 계획 또는 목표를 말씀해주세요.

가장 궁극적인 목표는 PLC 로 만든 로봇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딱딱한 기계로만 인식하고 있는 개념들을 친숙하게 이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산업 현장에서 주로 사용되고, 아직 개인들이 사용하기에는 여러 제약이 있는 PLC지만, 저는 제가 가진 전문분야를 확장시켰다는 점에 의의를 두고 싶구요. 앞서 인터뷰에서 언급했던 것과 같이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장소에서 PLC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이용한 전문 활용 분야를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아직 가야할 길이 너무 멀지만요.

ipTIME WIFI모듈 및 모터드라이버 인터페이스 모듈을 장착 후, 바퀴를 트랙으로 교체 및 동작 테스트를 하는 도중 촬영한 사진

 

PLC 로봇 제원
– 크기 23cm * 24cm
– 무게 3kg
– 주행시간: 연속주행 시 2시간 30분
– 제작기간: 1년

 

메이커 페어를 위해 한 마디

혼자 참가하는 전시자에 대한 배려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1인 참가자들을 2명 붙여서 한 테이블에 배치하는 것도 방법이 될 것 같아요. 앞으로는 메이커 페어 서울에 참가하지 않더라도 보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메이커들을 발굴하고 인터뷰하는 기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저의 프로젝트를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글 | 황준식,  사진 | 주호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