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재산 탕진 프로젝트는 2018년에도 계속됩니다.”

올해 ‘또’ 메이커 페어 베이에어리어 & 도쿄로 떠나는
전다은 메이커를 만나다.

2017년 3월의 어느 날, 제 스스로 전 재산을 탕진하겠다며 돌연 비행기에 오른 이가 있다. “2016년 미국 베이에어리어 메이커 페어에서 느낀 놀라움과 호기심을 도저히 주체할 수 없어서”였다고. 3D 프린터로 심플애니멀즈를 만드는 전다은 메이커의 이야기다. 그는 지난해 205일 동안 ‘전 재산 탕진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뉴캐슬, 오스틴, 베이에어리어, 파리, 바르셀로나, 낭트, 하노버, 아인트호벤, 뉴욕, 피츠버그, 서울 그리고 선전에서 열린 메이커 페어를 섭렵했다. 중간에 여행차 방문한 곳들까지 합하면 무려 11개국 36개 도시다.

전다은 메이커의 재산 탕진은 그로부터 한 해가 바뀐 2018년에도 계속된다. 올해에는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면서도 5월에 베이에어리어, 8월에 도쿄로 메이커 페어를 즐기고자 떠날 계획이다. 전다은 메이커를 만나 지난해의 소회와 그곳에서 닿은 인연 그리고 올해 기대하는 바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전다은 메이커가 지난해 ‘전재산 탕진 프로젝트’의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전다은 메이커가 지난해 ‘전재산 탕진 프로젝트’의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난해 여행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뭐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그냥 한마디로 하자면 ‘AWESOME’이나 ‘AMAZING’ 정도라고 생각해요. 진짜 저는 2017년에 돈 잘 썼고 시간도 잘 보냈다고 생각하거든요. 제 인생에 절대 잊지 못할 가장 큰 이벤트를 만들었습니다.

페어마다 느낀 고유의 특징이 있다면 무엇이 있나요?

사실은 미국이 워낙 오래됐고 참여한 사람도 많다 보니까 규모 면에서나 다양성 면에서야 가장 커요. 미국은 약간 ‘AMERICA!!!’ ‘ROBOT!!!’ 하면서 뭐랄까 미국식 스케일을 강조하는 면이 강했거든요. 그리고 주(state)별로도 또 달랐어요. 오스틴이나 피츠버그는 동네 사람들이 많이 놀러 오는 잔치 같았죠. 반면 유럽은 크래프트 문화에서 나온 고풍스럽거나 희한한 작품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전 세계를 돌며 모은 메이커 페어 이름표

전 세계를 돌며 모은 메이커 페어 이름표

세계 메이커 페어를 다니며 모은 컬렉션 중에는 ‘Maker of Merit’ 또는 ‘Editor’s Choice’ 리본도 있다.

세계 메이커 페어를 다니며 모은 컬렉션 중에는 ‘Maker of Merit’ 또는 ‘Editor’s Choice’ 리본도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던 페어는 어디였는지 궁금해요.

제일 재미있었던 곳은 프랑스 낭트였어요. 낭트에 있었던 작품들이 다들 되게 저한테는 문화충격이었어요. 단순히 작품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작품과 인간의 퍼포먼스까지 전시형태로 녹여내는 거예요. 작품과 사람이 소통해야 하죠. ‘이걸 대체 왜 만들었을까? 이게 뭘까?’ 생각하게 하는 작품들이 참 많았는데 불어로만 적혀 있어 난해하기는 했어요. (웃음)

프랑스가 철학과 예술이 강하다고 하잖아요. 말 그대로 낭트에서 봤던 기구적인 작품들은 철로 돼 있지만 차갑지 않고 낭만적이며 우아한 기계였어요. 그래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곳도 다시 가보고 싶은 페어도 여기, 낭트입니다.

낭트에서 특히 어떤 작품들이 인상적이었나요?

높이 13m에 50t이 넘는 거대 로봇 코끼리도 대단했고 반대로 어른을 여섯 명이나 수용하는 초소형 버스도 재미있었는데요. 제일 반했던 건 움직이는 바였어요. 바에 탔더니 진짜 샴페인을 줬고 맨 뒤에 탄 분은 라이브로 계속 노래를 불러줬어요. 저러고 행사장을 돌아다닌 거예요. 나중에 절 찍은 영상을 봤는데 제가 봐도 너무 행복해 보이는 거 있죠? 날씨 좋고, 술 주잖아요, 뒤에서 노래 불러주잖아요. 어떻게 안 웃을 수가 있어요?

낭트에서 만난 움직이는 바는 전다은 메이커를 가장 매료시켰다. (사진=전다은)

낭트에서 만난 움직이는 바는 전다은 메이커를 가장 매료시켰다. (사진=전다은)

앞서 퍼포먼스를 말한 것처럼 작품을 단순히 보는 게 아니라 참가자가 같이 뭘 해야 되는 게 많았어요. 부채질하는 의자도 보면 참가자 둘을 받아서 한 사람은 눕고 한 사람은 반대편에서 부채를 부쳐주게 했어요.

인력 놀이기구도 많았어요. 자전거 페달을 밟으면 미니 자전거들이 작은 도시에서 레일을 따라 경주하는 기구, 누군가의 아빠가 직접 손잡이를 돌려 움직이는 아이 여덟 명이 탄 관람차, 펌프질해서 어른 여덟 명이 탄 비행기를 돌리는 놀이기구도 있었죠. 너무 재미있었어요. 기구에 탄 어린이들도 돌리는 어른들도 모두요. 단순히 전기로 돌리는 거였으면 이렇게 재미있지는 않았을 거예요.

누군가의 아빠가 직접 손으로 돌려 움직이는 놀이기구들 (사진=전다은)

누군가의 아빠가 직접 손으로 돌려 움직이는 놀이기구들 (사진=전다은)

누군가의 아빠가 직접 손으로 돌려 움직이는 놀이기구들 (사진=전다은)

해외에서 만나 지금까지 인연을 맺은 분들이 있나요? 어떻게 만났는지도 듣고 싶어요.

먼저 제가 싱기버스, 핀쉐이프, 마이미니팩토리, 컬츠 등 3D 모델링을 공유하는 사이트가 꽤 많아요. 처음에 거기다가 무작정 메일을 보냈어요. “나는 너희 사이트에 이런 거 올리는 사람이야. 나 여행 중인데 너희 도시에 가. 우리 만날래?” 하고 끝, 밑도 끝도 없이요. 비즈니스를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그냥 만날까 했더니 너무 쉽게 회사에 놀러 오라고 답장을 받았어요. 제가 꾸준히 공유했던 활동들이 있으니까 최소한 이상한 애는 아니라고 생각한 거겠죠. (웃음)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세상이 이런 건가 싶어 너무 재미있고 신기했어요.

그랬더니 이제는 반대로 제가 외국에서 만난 친구들이 한국에 방문해주고 있어요. 여행하고 돌아온 지 1년도 안 됐는데 벌써 중국에서 만난 멕시코 친구들도 독일에서 만난 친구도 한국에 방문했죠. ‘내가 작년에 여행하면서 나 같은 사람을 만났구나.’ 생각이 들더라고요. ‘정말 이러다 만난 친구들이 다 한국에 오면 어떻게 다 밥을 사주지? 내가 돈을 많이 벌어놔야겠네.’ 생각하고 있습니다. (웃음)

전다은 메이커는 메이커 페어 때마다의 추억들을 하나하나 인화해 간직하고 있다.

전다은 메이커는 메이커 페어 때마다의 추억들을 하나하나 인화해 간직하고 있다.

만난 인연 중 특별한 사연이 있는 분들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여행 초반에 만난 사라라는 친구가 티셔츠에 핸드드로잉으로 심플애니멀즈를 그려줬어요. 이 티셔츠를 입고 제가 참여한 모든 메이커 페어에 돌아다녔죠. 그리고 미국에서 만난 토미는 부직포로 심플애니멀즈 모양을 그려서 커터로 자른 다음 다림질해서 붙인 티셔츠를 한국으로 보내줬어요. 일부러 저의 각진 디자인 스타일대로 만들어 보내준 거예요. 메이커를 만나니까 선물도 직접 메이킹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것을 받으니 기분이 너무 좋아요. 오늘 인터뷰를 위해 선물 받은 이 티셔츠를 일부러 입고 왔어요. (웃음)

하노버에서 만난 라이너 아저씨도 있어요. 저한테 와서는 “내가 한국에 가봤다”는 거예요. 그러고는 20년 전에 덕수궁에서 찍은 사진을 보여줬죠. 갑자기 소름이 막 돋았어요. 사진 구석에 보이는 꼬마가 어쩌면 저일 수도 있는 거잖아요. 아저씨는 “이때 한국 사람들이 자기한테 너무 잘해줬다”고 “그때 받은 호의를 너한테 돌려줘야겠다”면서 메이커 페어가 끝난 다음 날 온종일 저를 데리고 구경시켜주고 술 사주고 밥 사주고 다 해주셨어요. 여행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서는 제가 크리스마스 편지랑 선물을 보내면서 ‘꼭 한국에 다시 와주세요, 받은 호의를 다시 갚고 20년이 지난 서울을 보여주고 싶어요’라고 썼죠.

전다은 메이커가 해외 메이커 페어의 간판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가 입은 티셔츠가 바로 미국 친구 토미가 만들어준 티셔츠다.

전다은 메이커가 해외 메이커 페어의 간판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가 입은 티셔츠가 바로 미국 친구 토미가 만들어준 티셔츠다.

2018년에는 어디 어디로 갈 계획이신가요?

올해는 5월에 베이에어리어를 다시 가고 8월에는 처음으로 도쿄를 가려고요. 딱 두 군데만 갈 거예요. 왜냐면 작년에 탕진해서 없으니까요. 또 열심히 나가고는 싶지만, 올해는 약간 쉬면서 작년에 여행했던 이야기를 책으로 내고 싶어서 여행 중에 일기 형식으로 썼던 글들을 정리하고 있거든요.

이렇게 다듬으면서 에너지도 충전하고 돈도 다시 모으려고요. 그래서 2차 탕진은 언제 할 거냐고들 물으면 이렇게 답해요. “뭐가 모여야 탕진을 할 것 같다”고. (웃음) 탕진도 쉽지 않아요.

전다은 메이커는 전재산 탕진 프로젝트 중 사라가 직접 그려준 티셔츠를 입고서 페어를 활보했다. (사진=전다은)

전다은 메이커는 전재산 탕진 프로젝트 중 사라가 직접 그려준 티셔츠를 입고서 페어를 활보했다. (사진=전다은)

올해 페어들에서 기대되는 부분들이 있다면 무엇이 있나요? 베이에어리어부터 알려주세요.

지난해에는 심플애니멀즈만 보여줬는데 올해 베이에어리어는 제 전 재산 탕진 프로젝트를 보여주러 가는 거예요. “내가 진짜 세계의 열두 개 메이커 페어를 다 갔어!”라고 하게 제가 205일 동안 이렇게 돌아다녔다고 벽에 붙여놓으려고요.

그리고 2016년 처음 미국 메이커 페어를 가서 모자를 바꿔 쓰며 친해진 크리스티나가 있어요. 작년에도 만났고 올해도 다시 이 친구를 만날 계획이에요. 이번에는 메이커 페어가 끝나고 요세미티 국립공원에 같이 가기로 했거든요. 그 친구 집에서 3~4일 머물면서 또 다른 이야깃거리를 쌓을 거예요.

도쿄 페어는 이번이 처음이라 알고 있어요. 도쿄에서는 어떤 궁금증을 해결하고 싶나요?

일본은 작년 전 재산 탕진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도 가고 싶었지만, 시기가 제가 한창 유럽에 있을 때였어요. 유럽에 있던 도중에 일본을 왔다 다시 유럽을 가면 거의 집 앞에 갔다 오는 수준이기도 하고 항공권이 비쌀 때기도 해서 작년에 가지 않았어요.

일본은 그냥 심플애니멀즈로 갈 것 같아요. 일본이 원래 워낙 아기자기한 걸 좋아하니까 제 걸 어떻게 생각할지가 제일 궁금하기는 해요. 그리고 일본은 오타쿠 문화가 있다 보니까 메이커 페어에 가면 디지털적인 걸 하는 그룹이 이만큼 하나 있다면 오타쿠들도 이만큼 모여 있대요. 그런 일본 메이커들의 전시들도 너무 기대돼요.

글/사진: 장지원

▼ 전다은 메이커의 ‘2017 전 재산 탕진 프로젝트 – 전세계 메이커페어 몽땅 구경하기(한,중,미,유럽)!’ 영상 보기

다은쌤의 메이커 페어 선전 2017

‘2017 전재산 탕진 프로젝트’로 유럽과 미국의 메이커 페어를 순회하고 있는 메이커 다은쌤의 이야기를 메이크 코리아에서 함께 전해드립니다. 다은쌤의 이야기는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운영하는 웹사이트 메이크올 에도 소개되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메이커 다은쌤 입니다. 2017 ‘전재산 탕진 프로젝트로 유럽과 미국의 메이커 페어를 제 작품과 함께 투어를 하고 있습니다. 한달에 한번씩 소개되는 외국의 메이커 페어 글을 챙겨 보고 계시나요?

  1. 영국 메이커 페어
  2. 미국 (어스틴, 샌프란시스코)
  3. 파리, 바르셀로나 메이커 페어
  4. 낭트 메이커 페어
  5. 하노버 메이커 페어
  6. 아이트호벤 메이커 페어
  7. 뉴욕 메이커 페어
  8. 피츠버그 메이커 페어

 

Maker Faire Shenzhen 2017

중국이니까 가능한 선전 메이커 페어!

메이커 다은쌤이 ‘전 재산 탕진 프로젝트’의 열두 번째 순서로 참가한 메이커 페어는 중국의 선전에서 열린 메이커 페어 선전(Maker Faire Shenzhen)이다. 올해 3회를 맞이한 선전 메이커 페어는 선전 폴리텍대학교에서 11월 10일부터 12일까지 3일 동안 열렸다.

선전 메이커 페어가 열리는 폴리텍대학교에 가기 위해서 리우 시안동(Liu Xian Dong) 역에서 내렸는데 지하철 전체 벽면에 메이커 페어 홍보가 붙어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전시장을 가는 길의 벽에도 현수막이 붙어 있었고 건물에 걸린 커다란 현수막부터 계단에 붙여놓은 스티커까지 홍보물로 가득했다. 하지만 개인 메이커들 부스 벽면에도 똑같이 들어간 디자인은 메이커의 다양한 색깔을 통일시키는 것 같아 아쉬움이 남기도 하였다. 아마 중국의 저렴한 자원과 인력이 있어서 가능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개인적으로는 너무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 선전 메이커 페어를 알리는 각종 홍보 디자인들이 지하철역 내, 담벼락, 계단, 건물, 부스 등 너무 많이 붙어 있다.

사진) 선전 메이커 페어를 알리는 각종 홍보 디자인들이 지하철역 내, 담벼락, 계단, 건물, 부스 등 너무 많이 붙어 있다.

왼쪽) 선전 폴리텍대학교 입구 사진 / 오른쪽) 선전 메이커 페어 지도, 대학교 곳곳에 부스가 설치되어 행사가 진행되었다.

왼쪽) 선전 폴리텍대학교 입구 사진 / 오른쪽) 선전 메이커 페어 지도, 대학교 곳곳에 부스가 설치되어 행사가 진행되었다.

올해의 규모도 꽤 크다고 생각했는데 재작년에 열린 선전 메이커 페어는 세계에서 제일 큰 규모의 메이커 페어였다고한다. 그러나 작년과 재작년 선전 메이커페어 참가자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 그때는 선전지역 업체들의 제품 홍보 부스가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올해도 역시 다양한 업체들이 제품을 홍보 및 판매하러 나왔다. 이 또한 중국 선전이니까 가능한 진풍경이라고 생각한다. 제품 홍보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외국의 메이커 페어에서도 제품을 홍보하는 회사들은 꼭 있었다. 다만 메이커 페어의 성격을 갖기 위해서는 다양한 참여 아이템들의 균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사진) 선전 메이커 페어에서 업체들이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선전 메이커 페어에서 업체들이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매해 선전 메이커 페어에 참가한 사람들에게 들으니 이전에 비하면 올해 선전 메이커 페어의 규모는 축소되었지만, 업체의 전시가 줄고 메이커들의 전시가 늘었다고 한다. 선전의 메이커 페어에 나온 다양한 작품들을 살펴보았다.

선전 메이커 페어의 작품들

중국에서는 원래 오래전부터 손으로 제작한 공예 작품에 대한 가치를 인정한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공예품 전시가 곳곳에 눈에 띄었다. 특히 요즘 일반화되어가는 레이저 커터나 CNC머신을 활용한 예술 작품들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사진) 선전 메이커페어 전시장 중앙에 위치한 전시로 금속 부품을 재활용하여 표현한 다양한 작품들

사진) 선전 메이커 페어 전시장 중앙에 위치한 전시로 금속 부품을 재활용하여 표현한 다양한 작품들

왼쪽) CNC머신을 활용한 알 공예 작품들 / 오른쪽) 레이저 커터를 이용한 종이 아트 작품

왼쪽) CNC머신을 활용한 알 공예 작품들 / 오른쪽) 레이저 커터를 이용한 종이 아트 작품

중간중간 유쾌한 중국의 메이커들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물 위를 걷는 커다란 발판을 만들어온 메이커, 재활용품을 이용하여 멋진 장난감 무기를 만들어온 메이커, 베이징에 가기 위해 휴대용 공기 청정 마스크를 만들었다는 메이커까지 말은 잘 통하지 않아도 작품을 설명해주는 사람들의 눈빛에서 열정을 볼 수 있었다.

왼쪽) 중국의 장난감 무기 메이커 / 오른쪽) 베이징 방문을 위한 휴대용 공기 청정기 제작 메이커

왼쪽) 중국의 장난감 무기 메이커 / 오른쪽) 베이징 방문을 위한 휴대용 공기 청정기 제작 메이커

베이징의 한 학교에서 설치한 작품은 ‘물고기 다이어리’라고 한다. 물고기의 움직임을 카메라가 관찰하고, 이에 따라 벽의 펜이 유리 벽에 물고기의 움직임을 기록한다. 건물의 한쪽 구석에는 프로젝션 매핑(Mapping)을 활용한 나무가 있었다. 나무는 실제 존재하는 형상이지만 벽에 비친 이미지는 프로젝트로 비춰 만든 것이다. 나뭇잎이 떨어지기도 하고 바람에 흩날리기도 하고 달이 떠오르는 등 현대 예술이나 미디어 아트 작품도 볼 수 있었다.

왼쪽) 물고기 다이어리 / 오른쪽) 프로젝션 매핑(Mapping)을 이용한 나무

왼쪽) 물고기 다이어리 / 오른쪽) 프로젝션 매핑(Mapping)을 이용한 나무

여인 천하 선전

3일 동안 열린 선전 메이커 페어는 입장료 없이 무료로 진행되었다. 대학 내에서 행사가 이루어지다 보니 금요일에는 학생 방문객들이 많았다. 주말에는 아이와 손잡고 나온 가족 방문객들이 눈에 띄었다. 놀라운 점은 정말 많은 여성 관람객이 방문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내 부스에 찾아와 질문을 한 학생이나 관람객들도 여성이 월등히 많았다.

한국에서 혼자 방문한 나를 위해 자원봉사 학생이 3일 동안 도와주었다. 선전 폴리텍대학교의 영어 전공 학생으로 1학년이었던 한나는 영어가 안 통하는 중국 메이커 페어에서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이 밖에 많은 자원봉사자를 만났는데 다 여성이었다.

왼쪽) 나의 작품을 보고 있는 여성 관람객들 / 오른쪽) 나를 도와준 자원봉사자 한나와 함께 찍은 사진

왼쪽) 나의 작품을 보고 있는 여성 관람객들 / 오른쪽) 나를 도와준 자원봉사자 한나와 함께 찍은 사진

나중에 메이커 페어가 끝나고 중국 친구에게 들으니 선전의 70%가 여성이라고 한다. 또한, 폴리텍대학교도 여학생 수가 훨씬 더 많다고 한다. 중국의 실리콘밸리라고 부르는 이곳에 여성이 많다는 점과 그들이 메이커 페어에 관심을 갖고 참여한다는 점이 매우 흥미로웠다.

아시아의 허브, 넘어서 세계의 메이커 페어를 꿈꾸는 선전!

선전 메이커 페어의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다양한 나라에서 온 참가자들이었다. 한국, 일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홍콩, 태국 등 근방 아시아 국가들의 메이커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페루, 멕시코, 호주에서 온 메이커들까지 보면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왜 이곳에 왔냐고 물으니 나와 비슷한 이유를 가진 사람들이 많았다. 선전이 궁금했다는 것이다.

왼쪽) 호주에서 온 메이커 부부 / 오른쪽) 일본에서 온 생활 메이커 작품으로 휴대용으로 접었다 폈다 하면서 실을 만들 수 있다.

왼쪽) 호주에서 온 메이커 부부 / 오른쪽) 일본에서 온 생활 메이커 작품으로 휴대용으로 접었다 폈다 하면서 실을 만들 수 있다.

왼쪽) 중력이 없는 우주에서 잠을 자기 위한 옷 / 오른쪽) 우주용 잠옷을 만든 페루 메이커들

왼쪽) 중력이 없는 우주에서 잠을 자기 위한 옷 / 오른쪽) 우주용 잠옷을 만든 페루 메이커들

주변에 인접해있는 아시아 국가가 많다는 지리적 이점과 메이커들이 재료를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앞으로도 더 많은 나라에서 메이커 참가자가 선진을 찾을 것 같다. 내년에는 어떤 모습으로 선전 메이커 페어가 열리게 될지 기대된다.

메이커 페어 선전 2017 영상으로 만나기

– 글·사진·영상: 메이커 다은쌤
– 메이커 다은쌤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

다은쌤의 메이커 페어 피츠버그 2017

‘2017 전재산 탕진 프로젝트’로 유럽과 미국의 메이커 페어를 순회하고 있는 메이커 다은쌤의 이야기를 메이크 코리아에서 함께 전해드립니다. 다은쌤의 이야기는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운영하는 웹사이트 메이크올 에도 소개되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메이커 다은쌤 입니다. 2017 ‘전재산 탕진 프로젝트로 유럽과 미국의 메이커 페어를 제 작품과 함께 투어를 하고 있습니다. 한달에 한번씩 소개되는 외국의 메이커 페어 글을 챙겨 보고 계시나요?

  1. 영국 메이커 페어
  2. 미국 (어스틴, 샌프란시스코)
  3. 파리, 바르셀로나 메이커 페어
  4. 낭트 메이커 페어
  5. 하노버 메이커 페어
  6. 아이트호벤 메이커 페어
  7. 뉴욕 메이커 페어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 마지막으로 해외에서 참여한 메이커 페어는 미국의 피츠버그 입니다. 처음 계획에서는 캐나다의 오타와 메이커 페어를 참가하려고 하였으나 내년으로 연기되면서 대신 피츠버그의 메이커 페어를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피츠버그 방문은 뜻밖의 즐거움과 놀라움을 주었는데요, 미국의 마지막 메이커 페어 피츠버그 소개를 시작합니다.

Maker Faire Pittsburgh 2017

어린이를 위한 메이커 페어 피츠버그!

메이커 다은쌤이 전재산 탕진 프로젝트의 열 번째로 참가한 메이커 페어는 미국의 피츠버그에서 열린 메이커 페어 피츠버그(Maker Faire Pittsburgh)이다. 올해 6회를 맞이한 피츠버그 메이커 페어는 도시 중앙에 있는 어린이 박물관(Children’s Museum of Pittsburgh)에서 열렸는데, 박물관의 실내와 건물 앞의 야외 공원에서 10월 13-15일 3일간 진행되었다. 200팀의 메이커가 참여하였고 행사는 3일 내내 입장료 없이 무료로 진행되었으며, 특히 첫 금요일은 학생의 날로 학교에서 단체로 찾아온 학생들의 관람이 이루어 졌다.

왼쪽) 피츠버그 어린이 박물관 모습과 메이커페어에 참여한 Heavy meta dragon의 불을 내뿜는 자동차 모습 / 오른쪽) 피츠버그 메이커페어의 지도

왼쪽) 피츠버그 어린이 박물관 모습과 메이커페어에 참여한 Heavy meta dragon의 불을 내뿜는 자동차 모습 / 오른쪽) 피츠버그 메이커페어의 지도

 

어린이 박물관 앞의 공원에서 진행된 야외 메이커페어 모습으로 중앙에 넓은 잔디밭이 있다.

어린이 박물관 앞의 공원에서 진행된 야외 메이커페어 모습으로 중앙에 넓은 잔디밭이 있다.

어린이 박물관 안의 실내에는 전시된 메이커 작품이 많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미 박물관 안의 전시품 자체가 작은 메이커 페어였다. 대부분의 작품들이 관람객이 직접 만지며 움직일 수 있었는데, 특히 아두이노를 활용한 작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왼쪽) 동그란 점을 움직여 벽에 그림을 그린다. 두개의 스위치가 양쪽에 두개가 있는데 한쪽은 동그란 점을 가로로만 움직이고 한쪽은 세로로만 움직이게 한다. / 오른쪽) 둥근 스위치를 위에서 내려보면 안이 모두 보인다. 상단에 사용된 아두이노도 보인다.

왼쪽) 동그란 점을 움직여 벽에 그림을 그린다. 두개의 스위치가 양쪽에 두개가 있는데 한쪽은 동그란 점을 가로로만 움직이고 한쪽은 세로로만 움직이게 한다. / 오른쪽) 둥근 스위치를 위에서 내려보면 안이 모두 보인다. 상단에 사용된 아두이노도 보인다.

 

또한 박물관 공간에는 어린이 박물관 답게 아기자기한 작품들이 많았다. 특히 직물과 전자를 함께 활용한 작품도 쉽게 눈에 띄었다. 가까이 가거나 조도를 변화시키면 조명이 깜박거리거나 색이 변하는 알록달록한 정원, 커다란 문어 등 아이들이 흥미를 가질 만한 작품이 많았다.

왼쪽) 직물로 만든 커다란 문어, 다리 곳곳에는 LED가 있다. / 오른쪽) 알록달록한 정원의 꽃 안에도 LED가 있다.

왼쪽) 직물로 만든 커다란 문어, 다리 곳곳에는 LED가 있다. / 오른쪽) 알록달록한 정원의 꽃 안에도 LED가 있다.

 

기본 도구 워크숍

앞서 말했듯이, 피츠버그 메이커 페어는 새로운 아이디어의 작품보다는 어린이를 위한 체험에 초점이 맞춰 있었다. 특히 기본 도구를 활용하는 워크숍들이 눈에 띄었는데 대표적으로 바느질과 전동 드릴이 있었다.

한쪽에서는 기본 바느질과 미싱을 배우고 천 조각을 이용해 작은 쿠션이나 주머니를 만들었다. 다른 한쪽에서는 한 할아버지가 나무 조각과 못을 가지고 전동 드릴을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전동 드릴, 나사, 나무막대기 등의 재료가 준비되어 있었는데, 참가자들이 드릴 사용법을 익히고, 도면 없이 원하는 곳에 그냥 나무 막대기를 나사로 연결하면 되었다. 마지막 날 다시 찾아가니 제각각 연결된 나무 막대기들로 특이한 구조물이 완성되어 있었다. 피츠버그 메이커 페어의 기본 도구 워크숍에서는 남자아이가 바느질을하고 여자아이가 전동 드릴을 배우고 만드는 것이 매우 자연스러웠다.

사진) 기본 바느질과 미싱을 배우고 천으로 작품을 만들고 있다.

사진) 기본 바느질과 미싱을 배우고 천으로 작품을 만들고 있다.

왼쪽) 둘째날, 빨간 티를 입은 할아버지가 전동드릴 사용법을 알려주고 있다. / 오른쪽) 셋째날, 참가자들에 의해 제각각 연결된 커다란 나무 구조물이 만들어졌다.

왼쪽) 둘째날, 빨간 티를 입은 할아버지가 전동드릴 사용법을 알려주고 있다. / 오른쪽) 셋째날, 참가자들에 의해 제각각 연결된 커다란 나무 구조물이 만들어졌다.

메이커 페어 공간의 알찬 활용과 공연이 빛나는 즐거운 동네 잔치 피츠버그!

메이커 페어가 열리는 야외 공간 한가운데는 짚단이 쌓인 커다란 카트레이싱 장이 있었다. 각 지역 대표들이 만들어온 다양한 전동 카트레이싱이 하루에 두번씩 열렸다. 카트레이싱이 없을 때는 그 곳에서 손 인형극, 구연동화, 서커스 등 크고 작은 공연이 열렸다. 관람객들은 레이싱을 위해 쌓여진 짚단에 위에 걸터앉아 공연을 관람했다. 이런 작은 공연이 없다면 카트레이싱장은 경기가 없을 때 행사장에서 큰 공간만 차지했을 텐데, 다양한 공연을 준비해 관람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공간을 알차게 사용하고자 하는 메이커페어 운영자의 기획력이 돋보였다.

왼쪽) 야외 중앙에서 전동 카트레이싱 경기중이다. / 오른쪽) 카트레이싱장에서 서커스 공연이 진행중이다.

왼쪽) 야외 중앙에서 전동 카트레이싱 경기중이다. / 오른쪽) 카트레이싱장에서 서커스 공연이 진행중이다.

 

하지만 사실 더 놀라운 것은 진행되는 행사 옆에서 수화가 함께 이루어진것이다. 구연 동화를 할 때도, 카트 레이싱을 할 때도 자원 봉사자가 나와 수화로 행사 진행 내용을 설명해 주었다. 지금까지 6개국, 10개의 메이커 페어를 참여했지만 단 한번도 수화로 행사의 상황을 전달해주는 모습은 보지 못했다. 배려가 아니라 당연한 것 이라 한다. 생각지 못한 모습에 충격과 감동을 동시에 받아 입을 다물지 못한 채 한동한 멍하니 수화하는 자원봉사자분을 바라보았다.

사진) 화살표로 표시된 하얀 옷을 입은 자원봉사자가 수화로 손 인형극의 대사, 카트레이싱 중계를 수화로 전달하고 있다.

사진) 화살표로 표시된 하얀 옷을 입은 자원봉사자가 수화로 손 인형극의 대사, 카트레이싱 중계를 수화로 전달하고 있다.

규모로 보자면 지난 달에 보았던 뉴욕 메이커 페어에 비하면 피츠버그의 메이커 페어는 반의 반도 안되는 규모다. 피츠버그의 메이커 페어는 주말에 엄마 손, 아빠 손 잡고 나온 아이들이 무료로 관람하고, 자유롭게 잔디 위에서 뛰놀고, 다채로운 공연을 구경하다가는 즐거운 동네 잔치였다. 뉴욕과 같은 큰 행사에서는 이곳 저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행사나 공연이 진행되지만, 피츠버그에서는 공연 시간이 되면 확성기를 든 사람이 직접 돌아다니면서 공연의 시작을 알려주었다. 그러면 너도나도 다같이 옹기종기 모여 함께 관람하였다. 행사의 규모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피츠버그의 메이커 페어는 주말에 많은 어린이와 가족들이 함께 나와 즐기는 재미있는 동네 잔치로 참여자도 관람자도 행복해 보였다.

왼쪽) 불을 이용한 서커스 공연이 진행중이다. / 오른쪽) 행사장 곳곳을 누비는 키다리 아저씨로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왼쪽) 불을 이용한 서커스 공연이 진행중이다. / 오른쪽) 행사장 곳곳을 누비는 키다리 아저씨로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메이커 페어 피츠버그 2017 영상으로 만나기

 

다은쌤의 메이커 페어 뉴욕 2017

‘2017 전재산 탕진 프로젝트’로 유럽과 미국의 메이커 페어를 순회하고 있는 메이커 다은쌤의 이야기를 메이크 코리아에서 함께 전해드립니다. 다은쌤의 이야기는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운영하는 웹사이트 메이크올 에도 소개되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메이커 다은쌤 입니다. 2017 ‘전재산 탕진 프로젝트로 유럽과 미국의 메이커 페어를 제 작품과 함께 투어를 하고 있습니다. 한달에 한번씩 소개되는 외국의 메이커 페어 글을 챙겨 보고 계시나요?

  1. 영국 메이커 페어
  2. 미국 (어스틴, 샌프란시스코)
  3. 파리, 바르셀로나 메이커 페어
  4. 낭트 메이커 페어
  5. 하노버 메이커 페어
  6. 아이트호벤 메이커 페어

메이커 페어 뉴욕 2017(Maker Faire New York 2017)

월드 메이커 페어 뉴욕!

메이커 다은쌤이 전재산 탕진 프로젝트의 아홉 번째로 참가한 메이커 페어는 미국의 뉴욕에서 열린 메이커 페어 뉴욕 2017(Maker Faire New York 2017)이다. 사실 뉴욕 메이커 페어는 월드 메이커 페어(World Maker Faire)로 불리면서 올해 8회를 맞이했다. 9월 23-24일 이틀간 뉴욕의 과학관(Hall of Science)에서 이루어 졌으며 규모로 따지면 전세계에서 미국의 베이 에어리어 메이커 페어 다음으로 큰 규모의 메이커 페어이다.

왼쪽) 뉴욕 메이커페어 야외 행사장, 많은 사람들이 입장하고 있다 / 오른쪽) 뉴욕 메이커페어의 지도

왼쪽) 뉴욕 메이커 페어 야외 행사장, 많은 사람들이 입장하고 있다 / 오른쪽) 뉴욕 메이커 페어의 지도

뉴욕에 가던 중 허리케인이 올라온다는 소식을 들어 행사를 걱정했었다. 실제로 작년에는 비가 좀 오고 날씨가 흐렸기에 올해 뉴욕 날씨를 걱정한 메이커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다행이 뉴욕에 형성된 뜨거운 공기가 허리케인을 멀리 밀어내고 페어기간에는 한여름 같은 화창한 날씨에서 행사가 진행 되었다. 4개의 존으로 나뉘어 전시가 이루어지기는 했지만 지도에 없는 구석구석 차려져 있는 부스와 돌아다니는 전시품들은 이틀 동안 모두 본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월드 메이커 페어 다운 다양한 참가자들

실리콘으로 직접 인어의 꼬리를 만들어 본인이 입고 휠체어를 타고 다니면서 사람들에게 만져보라고 하는 여성 메이커가 기억에 남았다. 물속에서는 정말 파워풀한데 여기서는 보여줄 수 없다는 그녀의 재치 있는 설명도 즐거웠다. 여러 메이커 페어를 돌아다니면서 전동 드릴을 이용하는 작품들이 꽤 많이 보았다. 뉴욕에서는 전동 드릴의 힘으로 움직이는 미니 오토바이가 전시되어 있었는데 생각해보니 요즘 전동 드릴이 왠만한 엔진 만큼이나 힘이 좋아 메이커들이 다양한 작품 활동에 응용하는 것 같다.

왼쪽) 실리콘으로 직접 만든 인어의 지느러미 / 오른쪽) 드릴의 힘으로 움직이는 미니 오토바이

왼쪽) 실리콘으로 직접 만든 인어의 지느러미 / 오른쪽) 드릴의 힘으로 움직이는 미니 오토바이

과학관의 기존 전시품과 메이커 참가자들이 섞여 미로를 만들어버린 실내 전시장은 조금 복잡했다. 통로에는 사람들이 많아 나의 작품을 끌고 들어갈 수가 없었다. 뉴욕 메이커 페어에서는 여러 한국인 참가팀들을 볼 수 있었는데 그 중에 가장 인기를 많이 받은 작품은 행복물건개발자 박은찬님의 버스킹봇이 아닐까 싶다. 옆에서 꽤 오랫동안 촬영을 하면서 지켜보고 있는데 드럼을 치는 로봇들과 동화되어 너무 신나게 연주를 하고 있었다. 실험 발표처럼 딱딱한 모 대학의 참가자들과 다르게 메이커 페어 자체를 즐기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왼쪽) 복층의 과학관 실내 전시관으로 일반 전시품과 메이커 전시품이 섞여있다. / 오른쪽) 뉴욕 메이커페어에 참가한 행복물건개발자 박은찬 메이커가 버스킹봇과 함께 연주하는 모습

왼쪽) 복층의 과학관 실내 전시관으로 일반 전시품과 메이커 전시품이 섞여있다. / 오른쪽) 뉴욕 메이커 페어에 참가한 행복물건개발자 박은찬 메이커가 버스킹봇과 함께 연주하는 모습

 

시계 메이커와 의사&간호사 메이커들

뉴욕 메이커 페어 역시도 가족단위 행사 관람자가 많았다. 어른들에게는 흥미로운 볼거리를, 아이들에게는 체험을 제공하는 시계 메이커들을 소개한다. 니은(ㄴ)자로 생긴 부스 앞에서는 시계 장인이 손으로 정밀한 시계 부품을 가공 하면서 방문객들에게 설명해 주고 있었다. 사실 너무 작아서 어떤 부품을 만드는지 잘 보이지는 않았다. 그 옆에서는 어린 손님들을 위해 시계 조립 체험활동이 진행되고 있었다. 다양한 크기와 모양의 기어들을 조립하면 하나의 시계가 완성되는데 다 조립하고 나면 시계 장인이 어린이 가슴에 “I am a clock maker”라는 스티커를 붙여준다. 자랑스러운지 페어장에서 이 스티커를 붙인 어린이들을 꽤 볼 수 있었다.

왼쪽) 시계장인이 정밀한 시계 부품을 손수 가공하면서 설명해 주고 있다. / 오른쪽) 옆에서는 아이들이 기어를 맞춰 시계를 만들고 있다.

왼쪽) 시계장인이 정밀한 시계 부품을 손수 가공하면서 설명해 주고 있다. / 오른쪽) 옆에서는 아이들이 기어를 맞춰 시계를 만들고 있다.

존 3에는 메이커 헬스(Maker Health)라는 구역이 있었는데 의학에 관한 작품들이 모여있었다. 의료에 관심이 많은 사람과 대학의 관련 학과뿐만 아니라 실제 의사 간호사들까지 메이커 페어 참여가 많았다. 이미 많이 사용되고 있는 3D프린팅 의수, 의족부터 의학 교육과 수술 시뮬레이션을 저렴하게 할 수 있는 키트, DIY 로 만드는 분광광도계을 보면서 ‘우와 이런 것도 만들 수 있구나’ 하면서 매우 놀랬다.

 

왼쪽) 수술 시뮬레이션 키트를 만들어 전시중인 의사 메이커 / 오른쪽) MakerNurse팀의 환자들을 위한 작은 소품 전시

왼쪽) 수술 시뮬레이션 키트를 만들어 전시중인 의사 메이커 / 오른쪽) 메이커 너스팀의 환자들을 위한 작은 소품 전시

메이커 너스(Maker Nurse)팀은 처음에는 간호사들이 시작했지만 지금은 의사 병원관계자들이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자신의 병원에 메이킹을 위한 공간이 있다고 한다. 공간의 구성이나 보유장비에 대한 놀라움보다 병원에 그런 공간이 있다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새로운 충격이었다. 첨단기술을 활용하여 대단한 것을 만들기 보다는 병원에서 일하면서 필요한 물건들을 주로 만든다고 한다. 예시로 보여준 것이 찍찍이 콧수염(Velcro Mustouch)으로 코에 끼는 산소호흡기가 자꾸 빠지는 분들을 위해서 만들어서 사용 중 이라고 한다. 미국에서 의학관련 메이킹 활동을 하고 공유하는 사이트로 www.makerhealth.co 도 알려주었다.

메이커의 문화가 취미, 창업, 교육을 넘어서 의학에 적용되고 있는 것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또한 메이커 헬스 역시도 공개와 공유가 이루어 지면서 함께 발전하고 정말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메이킹으로 성장되어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 뜻 깊은 전시였다.

메이커 페어 뉴욕 2017 영상으로 만나기

– 글·사진·영상: 메이커 다은쌤
– 메이커 다은쌤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

다은쌤의 메이커 페어 아이트호벤 2017

‘2017 전재산 탕진 프로젝트’로 유럽과 미국의 메이커 페어를 순회하고 있는 메이커 다은쌤의 이야기를 메이크 코리아에서 함께 전해드립니다. 다은쌤의 이야기는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운영하는 웹사이트 메이크올에도 소개되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메이커 다은쌤 입니다. 2017 “전재산 탕진 프로젝트”로 유럽과 미국의 메이커 페어를 제 작품과 함께 투어를 하고 있습니다. 한달에 한번씩 소개되는 외국의 메이커 페어 글을 챙겨 보고 계시나요?

  1. 영국 메이커 페어
  2. 미국 (어스틴, 샌프란시스코) 메이커 페어
  3. 파리, 바르셀로나 메이커 페어
  4. 낭트 메이커 페어
  5. 하노버 메이커 페어

‘전재산 탕진 프로젝트’의 일정은 메이커 페어 페이지에 올라오는 각 나라의 페어 일정을 참고하여 정해졌습니다. 처음 한국을 떠날 때는 아인트호벤에서 열리는 페어가 없었지만 여행중에 네덜란드의 메이커 페어를 확인하고 일정중 유럽의 마지막 메이커 페어로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유럽의 마지막 메이커 페어 아인트호벤 소개를 시작합니다.

메이커 페어 아이트호벤 2017

필립스의 도시 아인트호벤

메이커 다은쌤이 전재산 탕진 프로젝트’의 여덟 번째로 참가한 메이커 페어는 네덜란드 아인트호벤에서 열린 메이커 페어 아이트호벤(Maker Faire Eindhoven) 이다. 아인트호벤은 우리나라에게 박지성의 PVS 팀으로 친근한 도시이면서 120년 역사를 자랑하는 전자제품 회사 필립스가 시작된 도시로도 유명하다. 메이커 페어는 Klokgebouw Cultuurhallen에서 9월 2-3일 이틀간 진행되었다. 2014년 미니 메이커 페어를 시작으로 올해 처음으로 도시 이름을 건 피쳐드 메이커 페어 아인트호벤은 4회를 맞이하면서 규모도 방문객도 많이 늘어났다고 한다.

왼쪽) 메이커페어 아인트호벤 로고 앞에서 찰칵 / 오른쪽) 메이커페어 아인트호벤이 열린 Klokgebouw Cultuurhallen

왼쪽) 메이커페어 아인트호벤 로고 앞에서 찰칵 / 오른쪽) 메이커페어 아인트호벤이 열린 Klokgebouw Cultuurhallen

전시품을 설치하기 위해 하루 먼저 페어장을 찾았다. 메이커 페어 포스터가 붙어 있었기에 알아봤지 행사장 이라기 보다는 일반 건물이었다. 나중에 페어를 진행하면서 운영자에게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알게 되었다. 메이커 페어가 일어난 장소는 원래 필립스가 아인트호벤에서 공장으로 사용하던 건물이었고 한다. 필립스가 암스테르담쪽으로 이사를 간 후, 건물을 부수지 않고 아인트호벤의 각종 행사를 주최하는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 장소는 필립스의 역사를 간직하면서 메이커 페어는 물론이고 음악회나 콘서트, 또는 대학생들이 공연이나 작업을 하기도 하는 아인트호벤 지역의 사랑을 받는 공간이라고 한다. 그제서야 저 높이 천장에 매달린 공장 라인들이 보이고 메이커 페어 아인트호벤 로고에 숨어있던 필립스의 로고가 보였다.

왼쪽, 오른쪽) 메이커페어 아인트호벤의 실내 전시장 모습

왼쪽, 오른쪽) 메이커페어 아인트호벤의 실내 전시장 모습

재활용을 사랑하는 메이커페어

메이커 페어를 다니면서 재활용을 이용한 작품이나 활동을 많이 볼 수 있었지만 아인트호벤 만큼은 보지 못했던 것 같다. 심지어 나의 작품도 재활용 플라스틱을 통해 만들 수 있냐는 질문을 자주 받았다.

버려진 생활용 플라스틱을 종류별로 분쇄하여 다시 녹이고 사출하여 생활 용품을 만들기도 하고 샴푸 통을 이용해 촛불 배를 만들거나 깡통에 구멍을 뚫어 조명을 만드는 등 재활용품을 활용한 워크숍들이 페어장 중간중간에서 다양하게 열리고 있었다.

왼쪽) 플라스틱을 분쇄한 후 다시 녹여서 만든 모자, 슬리퍼 등 생활용품들 / 오른쪽) 샴푸 통을 이용해 만든 촛불 배

왼쪽) 플라스틱을 분쇄한 후 다시 녹여서 만든 모자, 슬리퍼 등 생활용품들 / 오른쪽) 샴푸 통을 이용해 만든 촛불 배

그중 소개하고 싶은 재활용 워크숍은 전자 부품으로 벌레 만들기 였다. 정해진 벌레라기 보다는 상상속의 생명체를 자유롭게 만드는 활동이었다. 어디서 기증을 받아왔는지 한쪽 구석 상자에는 오래되어 보이는 저항, 캐퍼시터 등이 있었다. 기술의 발전으로 지금은 더 작지만 성능은 훨씬 좋은 전자 부품들이 많아져 사용처를 잃어버린 커다란 저항 들이었다. 그냥 쓰레기통에 버려졌을지도 모를 이 부품들을 가져와 즐거운 활동을 제공하는 네덜란드의 재활용 재치가 독보였다.

왼쪽) 더이상 사용하지 않는 커다란 저항 및 전자 부품 / 오른쪽) 전자부품을 이용하여 관람객들이 만든 작품들

왼쪽) 더이상 사용하지 않는 커다란 저항 및 전자 부품 / 오른쪽) 전자부품을 이용하여 관람객들이 만든 작품들

출품한 작품들 뿐만 아니라 메이커 페어 행사측에서도 재활용을 활용해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었다. 작년 메이커 페어 현수막과 행사에서 남은 티셔츠를 가위로 자르고 묶어서 가방을 만들고 있었다. 몇몇 사람들이 아니라 네덜란드 전체에서 재활용에 대한 관심이 높고 실제로 실천을 하고 있다고 느끼는 대목이었다.

왼쪽) 작년에 이용한 현수막으로 가방을 만드는 중 / 오른쪽) 작년에 남은 행사티셔츠를 이용하여 가방을 만드는 중

왼쪽) 작년에 이용한 현수막으로 가방을 만드는 중 / 오른쪽) 작년에 남은 행사티셔츠를 이용하여 가방을 만드는 중

네덜란드 메이커들은 어디 숨어 있는 걸까?

네덜란드는 우리 나라에 비하면 인구수가 1/3 밖에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메이커 페어에 참가한 다양한 작품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야외에도 재미난 전시들이 일어났는데 작은 증기 기관 기차를 가져와서 아이들을 태워주고 움직이고 있었다. 레일이 길지 않아 그냥 앞으로 쭉 갔다가 뒤로 쭉 오는게 다였지만, 수저같은 작은 삽으로 석탄도 넣어주고 물도 넣어주고 “삑삑” 소리를 내며 가는 기차를 내가 너무 커서 못 탄 것이 아쉽기만 하다.

반대 편에서는 파워툴 레이싱 토너먼트 경기가 진행되고 있었다. 다양한 모양의 전기톱, 센딩기 등을 레이싱 기준에 맞게 제작하여 1:1 대결로 누가 먼저 골인 지점에 도착하는지 겨루는 경기 였다. 레이싱 앞에 참가자들의 다양한 모양의 파워툴 자동차들이 있었는데 어디서 이 많은 사람들이 파워툴 자동차를 만들어 참가했는지 의문이 생길 정도 였다.

왼쪽) 아이들을 태우고 있는 증기 기관 기차 / 오른쪽) 파워툴 레이싱 토너먼트 경기중

왼쪽) 아이들을 태우고 있는 증기 기관 기차 / 오른쪽) 파워툴 레이싱 토너먼트 경기중

페어장 건물 앞에는 조금 넓은 차선이 각 방향별로 한 차선 씩 있었다. 이 좁은 도로에서 행사 기간중 오후 2번씩 카 퍼레이드가 이루어 졌다. 움직이는 피아노 차를 시작으로 개조된 자전거, 오토바이들이 지나가고 배 모양으로 만들어진 파티 자동차의 바비 인형들이 물을 뿌리고 지나간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영화 매드맥스에서 나올 것 같은 트럭이 요란한 경적과 불을 내뿜으며 지나간다. 아낌없이 모든 것을 쏟아 보여준 아인트호벤의 메이커 페어의 메이커들은 다 어디서 나타난 것일까?

왼쪽) 카 퍼레이드에서 지나가는 파티용 배모양 자동차 / 오른쪽) 카 퍼레이드를 지나가는 비누방울 자전거

왼쪽) 카 퍼레이드에서 지나가는 파티용 배모양 자동차 / 오른쪽) 카 퍼레이드를 지나가는 비누방울 자전거

메이커 페어 아이트호벤 2017 영상으로 만나기

– 글·사진·영상: 메이커 다은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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