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커 페어 서울 2019’ 메이커 포럼 눈길

메이커 교육 & 메이커 운동을 다른 시각으로 진지하게 성찰

<메이커 페어 서울 2019> 메이커 포럼 눈길


함진호 책임연구원(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청중의 질문에 답변을 제시하고 있다. (사진=장지원)

 

메이커들을 위한 국내 최대 규모의 축제 메이커 페어 서울 2019가 지난 19일과 20일 양일간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린 한편 20일에는 메이커 포럼이 진행돼 관심을 모았다.

올해 메이커 포럼의 대주제는 ‘국내 메이커 교육과 운동의 현재와 나아갈 길’이었으며 이를 함께 논하고자 공공기관과 기업 및 커뮤니티 등 각계를 대표하는 인물이 한자리에 모여 메이커 활동과 관련해 심도 있는 발표와 토론을 나눴다.

 

함진호 책임연구원(좌)이 메이커를 위한 개방형 생태계에 관한 계획을 밝히고 있다. (사진=장지원)

다니엘 김 어반젤리스트가 일상생활과 메이커 활동의 연결 지점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장지원)

 

먼저 함진호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대전 메이커 생태계 :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주제로 연단에 섰다. 함진호 책임연구원은 창작활동 활성화를 위해 ICT DIY 포럼을 개최한 것과 자유학기제 대표교사 세미나와 같은 메이커 교육 그리고 메이커 보드 저작권 공개 등의 사례를 전했다. 또 이로써 대전을 메이커 시티로 만들고자 하는 계획과 이를 실천해가는 과정을 상세히 전했다.

이어서 다니엘 김 오토데스크코리아 어반젤리스트의 발표 주제는 ‘일상 생활에 메이커 활동을 접목시키는 방법’이었다. 다니엘 김 어반젤리스트는 머릿속 아이디어를 디지털 데이터로 변환해 현실의 구체적인 작품으로 만들어내는 과정을 오토데스크의 퓨전360을 이용한 예시 및 배달의민족이 개발 중인 배달로봇 딜리의 사례 등으로 보여줬다. 거기에다 오토데스크에서 시행하는 주요 메이커 프로그램의 소개 또한 잊지 않았다.

 

류승완 대표가 우리나라 메이커 교육의 현실과 과제를 돌아보고 있다. (사진=장지원)

박지현 님이 서울 비비스톱의 주요 특징을 안내하고 있다. (사진=장지원)

 

류승완 8개월 대표는 주제로 ‘생각해보는 메이커들을 위한 메이커 운동과 교육이 필요한 이유’를 가져왔다. 류승완 대표는 공작과 메이킹의 차이를 논제로 제시해 “메이킹은 요구사항이나 욕구가 문제 해결의 과정을 거쳐 실제 완성품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이고 이것이 없는 만들기는 공작일 뿐”이라 정리했다. 이에 따라 “메이커 교육은 단순 기술 교육보다는 창의성과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자세를 배우는 일이 중요하다”는 과제를 남겼다.

끝으로 비비타코리아 박지현 님은 ‘나도 세상을 바꿀 수 있다’를 주제로 가져와 어린이를 위해 비비타가 추구하는 가치와 이를 실천하는 장소인 비비스톱을 엮어서 알렸다. 박지현 님은 세계 각국에 설치된 비비스톱의 특징으로 어린이라면 원하는 시간에 무료로 이용하는 공간이자 선생님도 커리큘럼도 없으며 스스로 창의력을 마음껏 발휘하는 곳이라고 밝히며 파일럿 형태로 최근 문을 연 서울 비비스톱의 운영 방향도 덧붙여 설명했다.

 

자유토론 중 류승완 대표가 마이크를 잡고 의견을 전하고 있다. (사진=장지원)

 

각자 발표가 끝난 후로는 4명의 연사가 모두 모여 자유토론 및 질의응답에 참여했다. 이 시간에는 저마다의 발표 주제와 맞물리는 질문에 답변과 첨언을 주고받으며 메이커 교육과 메이커 운동이 나아갈 길을 모색했다. 그 가운데 류승완 대표는 “어린이들에게 만들고자 하는 욕구를 끌어낼 방법을 찾았을 때 메이커 교육이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 돌아봤다.

메이커 포럼을 듣고자 부스를 찾은 한 참관객은 “이전에는 메이커 교육이나 메이커 운동에 관해 개인적으로 막연한 입장 정도만 있던 편이었다”며 “하지만 이번 메이커 포럼에서 각기 다른 생각을 전해 들은 것을 바탕으로 스스로 방향성을 구체적으로 다질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글·사진 | 장지원

 

‘메이커 페어 서울 2019’ 메이커 세미나 성료

각양각색 메이커 10인의 다양한 만들기 이야기

<메이커 페어 서울 2019> 메이커 세미나 성료

 이성훈 나우썸 대표가 동키카를 만든 일화를 청중 앞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장지원)


국내 최대 규모의 메이커 축제인 메이커 페어 서울 2019가 지난 19일과 20일 양일간 문화비축기지에서 펼쳐진 가운데 19일에 열린 메이커 세미나 또한 눈길을 끌었다.

올해 메이커 세미나에서는 총 10명의 메이커가 연사로 나서 각자가 만들기를 해온 과정 및 노하우를 비롯해 자신에게 만들기가 왜 즐거운지를 공유하는 시간으로 구성됐다.

특히 메이커 관련 업무를 다루는 전문가들은 물론 가족 메이커, 학생 또는 교사 메이커 등 다양한 형태로 발표자를 꾸려서 조금 더 넓은 시야로 메이커들의 살고 만들고 즐기는 이야기를 듣는 자리가 됐다.

 남진혁 대표(좌)가 자신과 함께하는 동료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장지원)

신택수 메이커(우)가 가족들과 만들어온 프로젝트를 알리고 있다. (사진=장지원)

 

연사별 주제로 이성훈 나우썸 대표는 ‘머신러닝 자율주행 자동차, 동키카는 어떻게 달리나’를, 김연수 심프팀 메이커는 ‘우리가 심프팀이 되기까지’의 뒷이야기를 들려줬으며 남진혁 하트세이프티 대표 겸 팹랩서울 매니저는 ‘메이커스페이스 매니저에서 제조회사 대표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전다은 메이커는 ‘메이커, 메이커를 만나다’를 통해 수많은 메이커를 만나며 느껴온 바를 가감 없이 알렸다.

또 가족 메이커로서 참가한 발표자 중에서는 신택수 메이커가 ‘흐름과 축적(재미가 나들을 인도하리라)’을 주제로 그의 가족이 어떻게 다 함께 만들기의 흐름을 잇고 경험을 쌓았는지를, 강태욱 메이커는 ‘가족과 함께하는 메이크, 코딩 홈스쿨 이야기’로 가족이 같이 코딩을 익히며 재미를 느껴가는 순간을 전달했다.

 

장재영 메이커(좌)가 발표에 참여한 청중에게 선물을 주고 있다. (사진=장지원)

강민수 메이커가 옛 유물 중 유형거가 무엇인지 설명하고 있다. (사진=장지원)

 

교사와 학생이 연단에 서서는 과학 교사 Christine Harvey 메이커의 ‘집과 학교에서 쉽게 할 수 있는 메이커 프로젝트’, 죽전고등학교 박성현 메이커의 ‘세운상가에서의 프로젝트들’, 전주평화초등학교 교사 장재영 메이커의 ‘교실에서 3D프린터를 이용한 창의적인 제품 만들기’, 송도중학교 강민수 메이커의 ‘3D프린터로 유물만 만들어대는 이상한 사람이 있다?!’가 이어져 관심을 모았다.

메이커 세미나에 발표자로 참여한 강민수 메이커는 “어릴 때부터 만들기를 정말 좋아했는데 메이커 페어 서울 2019라는 큰 행사의 세미나에 선 것이 매우 큰 경험으로 남았다”며 “부족한 발표였는데도 잘 들어주고 질문도 많이 해준 청중에게 감사하다”고 소감을 남겼다.

이어서 강민수 메이커는 “앞으로도 만들기를 계속해서 메이커 페어 서울에 또 참가하고 싶다는 의지가 타올랐다”면서 내년 메이커 페어 서울을 향한 기대감도 함께 나타냈다.

 

글·사진 | 장지원

 

[메이커 인터뷰] 자연스럽게 온 가족이 만들어내는 또 하나의 우주 – 신이나네 메이킹 멀티버스 신택수, 이정훈, 신예원, 신예린 메이커

재미난 물건, 재미난 일, 재미난 일상을 ‘만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메이커 페어 서울은 매년 만드는 사람들이 모이는 축제입니다. 메이크 코리아가 만난 축제의 주인공과 작품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가슴 깊은 곳에 무엇인가를 만들고픈 열망을 간직한 어른이, 꿈 많은 청소년과 어린 친구들을 모두 환영합니다.

 

“자연스럽게 온 가족이 만들어내는 또 하나의 우주”

신이나네 메이킹 멀티버스 신택수, 이정훈, 신예원, 신예린 메이커

 

신이나네 메이킹 멀티버스는 아빠 신택수, 엄마 이정훈, 큰딸 신예원, 작은딸 신예린으로 구성돼 만들기를 온 가족의 공통 취미로써 즐기고 있다. 부모의 욕심으로 자녀를 끌고 가는 조기교육의 방식은 절대 아니다. 오히려 두 딸이 무심코 아이디어를 던져주고 부모가 이를 실제로 구현할 답을 찾으려 골몰하는 형태다. 이들에게 만들기는 가르치고 배우는 개념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가지고 노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만들고 또 만든 결과 1유니버스에서 4유니버스까지 무려 멀티버스를 구축했을 정도가 됐다. 신이나네 가족이 무엇을 어떻게 얼마나 만드느라 그랬는지 아빠와 큰딸을 만나 독특한 가정사를 들었다.

아빠 신택수 그리고 큰딸 신예원 메이커가 멀티버스의 히어로를 들고 웃음 짓고 있다. (사진=장지원)

 

멀티버스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가 먼저 궁금해요.

이렇게나 여러 가지를 처음부터 의도하고 만들지는 않았어요. 각 관심사가 자연스럽게 우연이든 필연이든 겹쳐 하나씩 더 만들면서 경험하다 보니까 이 연결고리를 표현할 낱말을 택해야겠더라고요. 마침 최근에 워낙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가 인기고 거기에 나오는 평행우주 혹은 멀티버스라는 이름이 익숙해졌잖아요. 우리가 하는 만들기에도 절묘하게 우주마다 고도화할 거리가 보여서 멀티버스라 칭했어요.

 

어떻게 온 가족이 만들 생각을 했는지도 듣고 싶어요.

저도 아내도 부모로서 항상 고민한 부분이 있었어요. 웬만하면 취미가 온 가족과 연계되는 활동이면 좋겠다는 말이었거든요. 음악이든 운동이든 제가 그걸 하면 아이들과도 같이 하고 싶었는데 연결고리를 만들기가 기대보다는 쉽지 않더라고요. 다행히 접점을 찾아가다 보니 메이커의 방향으로 모여서 멀티버스까지 만든 거고요. 그 출발점은 큰딸이 물고기를 대뜸 가져와 키워달라 해서 시작한 1유니버스 스마트어항이었어요.

왼쪽에서 오른쪽 순으로 스마트어항의 먹이통은 발전을 거듭했다. (사진=장지원)

 

1유니버스 스마트어항은 어떻게 문을 열었나요?

예전에는 어항에도 물고기 키우기에도 관심이 없었어요. 그런데 큰딸이 2016년 겨울엔가 방과후수업이 끝나고 딱 가져와서는 키워달라는 거예요. 이를 계기로 시작하면서 일종의 실험들을 막 해봤죠. 먹이 주기 관리와 조명 관리에다 수질 측정 등등이요.

먹이통은 서보모터를 이용해 어떻게 주기적으로 조금씩 사료를 떨어뜨려서 밥을 주면 좋을지 생각하며 계속 바꿔 나갔어요. 최근 먹이통도 안정되게 쓰고는 있었는데 중력을 이용해서만 떨어뜨리니 한계가 있더라고요. 주변 습도가 높으니 알갱이끼리 들러붙는 바람에 가운데 부분만 안 뭉쳐지고서 찔끔 떨어질 뿐이었어요. 고민하던 중 TV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에서 본 맷돌에 착안해서 뭉쳐지고 굳어지는 일이 없게끔 틈틈이 돌려서 흔들어두면 좋겠다 해서 만든 게 지금 오른쪽 끝 작품이고요.

조명은 어항 속 수초가 잘 자라려면 그에 알맞게 필요한 빛의 파장이 있다는 점을 배워서 적용했어요. 적색, 청색, 흰색 LED를 조화롭게 쬐어 마치 자연 태양광처럼 빛을 줘야만 수초가 자라고 광합성도 유도할 수 있다고 해서 그렇게 만들었고요. 수질을 점검하고자 산성과 알칼리성을 비롯해 온도 및 점도 역시 측정하는 센서를 이용해서 종합적으로 물 상태를 살펴봐요.

어항방송은 월~금 낮 12시~4시 유튜브 스트리밍으로 만날 수 있다.

 

실시간 스마트어항 방송도 있다고 들었어요.

이걸 만들어놓으면서 아이들은 학교에 다녀와 집에서 쭉 어항을 보는데 저로서는 거의 회사에만 있으니까 왠지 갈증이 생겼어요. 어항 관련 취미 중 하나가 어항만 보면서 아무 생각 없이 멍 때리는 게 있거든요. ‘물멍’이라고 해서 일종의 힐링 개념으로 좋아하는 거예요. 그런데 저는 하고 싶어도 물리적인 시간상 어려우니까요.

거기에 동기부여가 돼 유튜브 스트리밍으로 어항방송을 시작했어요. 수초를 관리하고자 조명을 네 시간 전후로 쬐는데 그 시간 동안 어항방송도 같이 켜는 거죠. 그래서 점심 무렵인 12시부터 오후 4시까지 방송하면 저는 회사 모니터에 모니터 어항처럼 띄워놓고 보면서 일해요.

여기에 우리 가족의 또 다른 취미로 각자 배운 악기를 합주하는 시간이 있는데요. 이를 녹음해놔도 접목할 분야가 어디 있을까 고민했는데 어항방송에 배경음악으로 깔아주니까 나쁘지 않더라고요. (웃음) 이제는 우리 새로운 노래를 연습해서 바꿔볼까 하면서 함께 연주하는 취미를 더 즐기고 있어요.

2유니버스의 대표작 ㅋㅋ루돌프 그리고 다람쥐 온·습도계 (사진=장지원)

 

2유니버스 LED아트도 설명을 부탁드려요.

우리는 아이들의 관심사,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디자인해요. LED아트도 그냥 다 같이 놀고 있다가 서로 문득 떠올라서 나왔거든요. 벽에 걸 장식으로 무엇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는데 큰딸이 종이에 초안을 그려서 던져준 거예요. 그게 바로 뿔 모양이 ㅋ인 ㅋㅋ루돌프였고요. 이렇게 한글 초성을 활용한 작품이 나오니 재미있어서 그대로 LED스트립을 붙여서 만들었죠.

다람쥐는 작은딸이 그려줬어요. 둘이서 자유롭게 기린도 그리고 여러 가지를 더 색칠했다가 그중 괜찮은 녀석이 다람쥐 같아서 가져다 썼죠. 왜냐면 제가 이전에 온·습도계를 LED로 응용해 표현하고 싶다며 생각하는 중이었는데 이를 다람쥐 그림에 적용하면 참 좋겠더라고요. 그래서 각 센서로 정보를 확인하면 습도는 꼬리 쪽 색깔로, 온도는 몸통 쪽 색깔로 표현되는 식으로 덧붙였어요.

1~4유니버스를 잇는 연결고리는 이토록 복잡하고도 오묘하다. (이미지=신이나네)

 

3유니버스는 아두이노 응용/호환, 4유니버스는 새로운 신이나네 콜라보라 이름 붙였어요.

아두이노 응용/호환은 아직 아이들에게 깊이 있게 알려주지는 못했어요. 제 입장으로 아두이노를 계속 쓰고 배우다 보니까 당연히 이를 더 응용하며 서로 호환되게 만들어보고자 하는 욕구가 있어 3유니버스라 설정한 거거든요.

요새는 아이들도 학교에서 체험 형태로 드론도 날리고 3D프린터도 사용해보고 있어요. 그래서 언젠가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접한 경험에다 관심이 더 커지면 아두이노 쪽도 설명해주고 싶거든요. 이런 차원에서 아두이노를 이용해 드론을 만드는 과정 등을 정리해둔 거예요.

이어지는 4유니버스는 사실 우리도 정확히 예측할 수가 없어요. 우리는 뚜렷한 목표나 계획을 세워서 이걸 만들 거야 하는 대신에 이것저것을 그냥 엮다가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실제 실험으로 구현해보는 스타일이라서요. 모양이 나오면 보여드릴 수 있을 듯하니 이처럼 미지의 4유니버스로 남겼어요.

 

4유니버스 이후의 흐름은 어떻게 될까 궁금해요.

이와 관련해 작년에도 했지만 올해도 세미나 발표는 한 번 할 거예요. 제목은 ‘흐름과 축적’이라 달아서요. 문화적 차이를 설명할 때에도 나오는 개념이지만 제게는 메이커 문화나 운동에 두 가지 특성이 다 있어 보이거든요. 어떤 다른 만들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질지는 흐름의 방면에서, 어떤 기술과 작품이 점차 쌓였는지는 축적의 측면에서요.

우리는 뭔가 하나를 만들었다고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더 좋은 아이디어가 들어가면 좋겠고 그래서 더 나아지면 좋겠다고 하면서 흐름과 축적의 맥락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어요. 그 부분을 앞으로 말씀도 드리고서 더 실천하면서 멀티버스를 확장해 나아갈 거예요. 정확히 무슨 형태로 나올지는 우리로서도 가봐야 알겠지만요. (웃음)

아빠와 큰딸이 동등한 입장에서 작품의 발전 방향을 토론하고 있다. (사진=장지원)

 

가족이 함께 만들 때 도구나 장비는 어떻게 이용하고 있나요?

요새는 3D프린터의 가격 자체가 워낙 내려갔잖아요. 작년까지는 뭔가를 만들어보고 싶어도 제가 회사에 다시 가서 당시 창의랩에 있던 공용 3D프린터로 출력해 쓰느라 물리적으로 조금 제약이 있었거든요. 그 이후 저렴하게나마 집에 한 대가 있어야겠다고 생각해서 알리익스프레스를 통해 조립식으로 구매하고 여러 펌웨어를 업그레이드해서 쓰는 중이에요. 이처럼 여건을 만들어놓으니까 집에서 그때그때 하나하나 뽑으며 해볼 수 있게 됐죠.

 

가족 메이커로서 만들기를 대하는 생각이 남다를 듯도 해요. 어떤가요?

아직 정답은 모르지만 무엇보다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큰딸이 하는 얘기를 들어보니 초등학교 4학년생부터 IT 관련 교육을 받는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제 생각에는 너무 선행학습 같아서 그렇게까지 제가 일부러 시키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너무 학문적으로만 파고들면 안 그래도 교과과정에서 하는 게 많은데 이것까지 하자니 거부감이 들 수 있으니까요.

저는 그저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익히고 스스로 한 걸음 더 나아가 응용하고 싶을 때 제가 그에 맞춰 제공하는 방향으로 가려 하고 있어요. 앞으로는 저 같은 엔지니어뿐 아니라 아내와 아이들에게도 메이커 운동은 관심사에 따르는 취미로써 그리고 자연스럽게 손에 쥔 도구로써 소양을 키워주는 활동이라고 봐서요.

만들기는 저로서도 재교육을 받을 기회예요. 기존의 엔지니어 업무만 해서는 보지 못하는 그림을 우리 가족이 함께 만들면서는 눈을 뜨곤 하거든요. 아이들에게는 더 재미있게 가볍게 터치하면서 색다른 길을 열어주고요. 공학을 전공하지 않고 문과나 예체능을 가더라도 해당 분야에서 만일 필요하면 가져다 쓸 수 있잖아요. 이런 식으로 메이커 활동이 아이디어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촉매가 되리라고 봐요. 저는 옆에서 경험을 도우며 연결고리를 이어주고 싶고요.

신이나네 가족에게 만들기는 가족이 함께하기에 더 재미있고 행복하다. (사진=장지원)

 

메이커 페어 서울 2019에서 부스는 어떻게 꾸며 운영하고 싶은가요?

작년에 참가했을 당시에는 스스로 체계적이지 못해서 아쉬움이 컸어요. 찾아오는 분들에게 이 많은 내용을 일일이 말로 설명하려다 보니까 온전히 전달하기가 쉽지 않았죠. 제가 부스를 지키며 알려드리기에 바쁘다 보니 다른 분의 작품을 구경할 시간도 못 냈고요. 이번에는 영상이나 사진 등 자료화면을 보여주면서 더 간결하게 전달하는 형태로 개선하고자 작업 중이에요. 그렇게 시간을 조금이라도 확보해서 저도 여러 부스를 둘러보며 영감을 받으려고요.

지난해에는 재미있던 사례도 하나 있었어요. 아버님 한 분이 오더니 좋은 생각이 있다며 “결혼기념일 서프라이즈 용도로 케이크 가운데 아래에 리프트 장치를 두고 버튼을 누르면 반지가 올라오는 기기”를 얘기하더라고요. 그 말에 서보모터 말고 이런 기구는 어떨까 하며 기술적인 관점으로 그 자리에서 대화를 더 나눴거든요. 그것도 매우 좋았어요. 이같이 서로 아이디어를 공유할 기회도 많이 얻기를 바라요. 학부모님들과도 여러 얘기를 나누면 좋겠어요.

 

끝으로 신이나네 메이킹 멀티버스를 홍보하는 한마디는 예원 양이 해주겠어요?

아빠가 엄청 열심히 연구해서 만든 거니까 많이 와주세요. (웃음)

 

글·사진 | 장지원

[메이커 인터뷰] 한국스러운 귀여움 자랑하는 타요 카트 – 김보연 메이커

재미난 물건, 재미난 일, 재미난 일상을 ‘만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메이커 페어 서울은 매년 만드는 사람들이 모이는 축제입니다. 메이크 코리아가 만난 축제의 주인공과 작품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가슴 깊은 곳에 무엇인가를 만들고픈 열망을 간직한 어른이, 꿈 많은 청소년과 어린 친구들을 모두 환영합니다.

 

“한국스러운 귀여움 자랑하는 타요 카트로 드리프트까지!”

꼬마버스 타요 카트 만든 핑크헤드 개러지 김보연 메이커

 

김보연 메이커는 핑크헤드 개러지(PINK HEAD’s Garage)라는 유튜브를 운영하면서 국산 인기 애니메이션 꼬마버스 타요 모양으로 만든 카트를 만들고 운전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국내 레이싱 대회에도 타요 카트를 몰고 출전해 기간 내내 어마어마한 인기를 구가하기도 했다. 저 앙증맞고 귀여운 타요 카트가 드리프트를 구사한다는 사실이 믿어지는가?

그러던 핑크헤드 개러지의 꼬마버스 타요 카트가 드디어 메이커 페어 서울 2019에서도 귀여운 용모를 처음으로 드러내려 한다. 경기도 이천시 외곽에 자리한 핑크헤드 개러지를 직접 찾아가 핑크헤드 개러지에서 타요 카트를 만드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김보연 메이커가 꼬마버스 타요 카트 옆에 서서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장지원)

 

닉네임이 핑크헤드인 까닭은 무엇인가요?

핑크색을 좋아하는 것 외에 큰 의미는 없어요. 착용하는 헬멧 그리고 용접보안면도 핑크색이어서 그렇게 닉네임을 지었죠.

 

다른 것도 아니고 탈것을 만들기로 마음먹은 까닭이 궁금해요.

어릴 때부터 만들기를 즐겨 했어요. 특히 홈메이드 카트를 해보고 싶었거든요. 남자라면 엔진 달린 탈것은 다들 좋아하니까요. 한편 외국 유튜브를 찾아서 보면서도 마냥 남의 것을 카피하자니 그건 또 식상하다고 느꼈어요. 완전 새로운 걸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컸고요.

김보연 메이커는 메이커 페어 서울 2019에서 모범 버스 기사님이 될 준비를 마쳤다.

 

새로운 것 중에서도 하필 꼬마버스 타요를 선택한 계기가 있었는지요?

귀엽잖아요. 탈것을 좋아한다 해도 너무 마력이 세고 위압감이 느껴지는 녀석은 부담스럽더라고요. 그 대신 이런 아기자기한 스타일을 좋아하는 편이에요.

또 외국 차량의 경우 카트 크기에 맞는 프레임 바디가 나오기는 하나 그건 어쨌든 외국 거잖아요. 이 때문에 한국스러운 꼬마버스 타요 카트로 해보겠다는 취지도 컸어요. 일단 한국에서 구하기도 가장 쉽고 만들기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으니까요.

 

꼬마버스 타요의 프레임 바디는 어디서 어떻게 구했나요?

원래는 자동차로 나온 게 아니라 아동용 침대 프레임이에요. 사이즈를 보니까 차로 만들면 괜찮겠구나 했죠.

이전에는 작은 미끄럼틀로 만들어보려 했는데 사 와서 조립하고 보니까 생각보다 너무 작은 거예요. 저걸로는 못 만들겠다 싶어서 좀 더 검색해봤더니 다행히 침대를 발견할 수가 있었어요. 조립하는 영상 등을 보니 어른이 들어가서 탈 수가 있겠더라고요. 그래서 이걸로 결정하고서 차량 프레임을 만들고 의자도 직접 만들어 내부에 장착했죠.

꼬마버스 타요 카트에는 버스 손잡이 등 숨은 디테일 또한 가득하다. (사진=장지원)

 

꼬마버스 타요 카트는 총 몇 인승으로 만들어졌나요?

운전자 포함 4인승이에요. 저를 비롯한 네 명의 몸무게가 합해서 350㎏쯤 되는데 그래도 잘 가더라고요.

 

무려 관람차 모드와 드리프트 모드 둘로 변신할 수가 있다고요?

관람차 모드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듯 사람 넷이 타서 다니는 식이고요. 드리프트 모드는 바퀴에다 PVC 링을 끼워서 바퀴를 일부러 미끄러지게끔 만들어서 타는 거예요. 이렇게 실제로 드리프트하듯 흉내는 내는 셈이죠. 실제 차처럼 엄청나도록 세게 하지는 않아도 드리프트하는 모양은 나와요.

꼬마버스 타요 카트가 마음 먹고 달리면 이토록 익스트림하다.

 

특히 드리프트 모드를 선보였을 때 주위의 반응이 어땠는지 궁금해요.

300마력 이상의 무시무시한 차들이 나오는 드리프트 이벤트에 꼬마버스 타요 카트가 뽈뽈대면서 드리프트를 하니까 현장에 있던 분들이 정말 재미있어하셨어요. 드리프트가 아니라 느린 드리프트라며 ‘느리프트’라 하시더라고요.

그 날 현장에 온 참가자 중 타요 카트에 관심을 보이던 육중한 분들을 태우고 주행도 해봤어요. 큰 코스에서 드리프트를 해본 적은 없어서 스핀하는 등 실수도 있었다만 타요가 귀여워서인지 다들 즐겁게 봐주셨죠.

 

그러면 올해 메이커 페어에서도 열릴 카트 어드벤처에도 참가하나요?

규정을 보니 전동차만 되더라고요. 타요 카트를 움직이는 건 엔진이라서 거기에 참가는 못 할 것 같아요. 대신 문화비축기지 주위로 관람객을 태우며 행사장이나 돌아다녀야죠.

꼬마버스 타요 카트는 ‘느리프트’로 반전 매력을 가득 뽐냈다.

 

메이커 페어 서울 2019에서는 어떻게 체험 코스를 꾸밀 계획인지요?

어린이들을 태우고 드리프트를 했다가는 큰일이 날 것 같아요. 안전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드리프트는 웬만하면 안 하려 하고요. 외국의 메이커 페어에서 많이 보던 탈것 체험처럼 행사장 내부를 사파리 관람차처럼 찬찬히 운행해볼까 해요.

 

꼬마버스 타요 카트의 엔진은 어떤 과정을 거쳐 결정하고 장착했는지도 듣고 싶어요.

처음 계획은 모터크로스용 엔진을 꼬마버스 타요 카트에 올릴 생각이었어요. 배기량은 적은데 출력은 엄청나게 센 점이 특징이거든요. 그런데 그 대신 여러 사람을 같이 태워서 다니면 재미있겠다고 바뀌어서 배달용 오토바이에 쓰이는 110㏄ 엔진을 장착해 부드럽고도 얌전하게 탈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

꼬마버스 타요 카트를 움직이는 엔진. 작지만 350㎏ 이상이 짓눌러도 끄떡없다. (사진=장지원)

 

창고 작업실은 언제부터 구해서 이용하고 있나요?

올해 4월인가에 들어왔어요. 그러고서 처음 만든 작품이 바로 지금의 꼬마버스 타요 카트죠. 지금도 틈틈이 아이디어를 구상해서 또 다른 홈메이드 카트를 만들고 있어요. 시간이 나는 대로 계속 작업해봐야죠.

 

작업실을 고르는 기준으로 삼을 때 어려운 부분들이 있었다면 무엇이었는지요?

가장 먼저 유념해서 찾은 기준은 나대지라는 이름의 창고 앞 부지였어요. 뭔가를 만들면 시험주행을 해봐야 하니까요. 이런 공간까지 함께 마련된 곳을 찾기가 어려웠지 나머지는 큰 어려움이 없었어요.

꼬마버스 타요 카트를 움직이는 엔진. 작지만 350㎏ 이상이 짓눌러도 끄떡없다. (사진=장지원)

 

핑크헤드 개러지의 향후 계획이나 목표를 듣고 싶어요.

계속 변함없이 재미있는 탈것을 만들 거고요. 요즘 추세가 엔진보다는 모터잖아요. 그래서 전동 쪽으로 한번 만들어보고 싶어요. 혹은 250㏄짜리 센 엔진으로 직선주로를 빠른 속도로 주파하는 드래그 레이싱이 가능한 다른 버전의 꼬마버스 타요 카트도 하나 만들어내고 싶고요.

 

끝으로 메이커 페어 서울 2019를 찾아올 메이커 및 관람객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핑크헤드 개러지 채널 구독과 좋아요 눌러주시고요. 어린이든 어른이든 타고 싶으면 와서 타면 돼요. 어린이와 중고등학생 정도면 딱 맞게 탈 수 있고요. 체격이 175㎝ 이상인 분은 조금 힘들더라도 쪼그리고 접어서 타면 되니까요. 타요 카트에 많은 사랑 부탁드려요!

 

[메이커 인터뷰] 집중도뿐만 아닌 감정까지 측정하는 인간적인 공부 도우미 – 황주선 & 박지현 메이커

재미난 물건, 재미난 일, 재미난 일상을 ‘만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메이커 페어 서울은 매년 만드는 사람들이 모이는 축제입니다. 메이크 코리아가 만난 축제의 주인공과 작품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가슴 깊은 곳에 무엇인가를 만들고픈 열망을 간직한 어른이, 꿈 많은 청소년과 어린 친구들을 모두 환영합니다.

 

“집중도뿐만 아닌 감정까지 측정하는 인간적인 공부 도우미”

학습 페이스메이커 황주선 & 박지현 메이커

 

뇌파 센서와 감정 인식 AI를 이용한 학습 페이스메이커를 만들고 있는 황주선 메이커와 박지현 메이커는 독특한 인연으로 같이 만들기를 시작했다. 황주선 메이커가 대학교에 나와 인터랙션을 강의할 때 박지현 메이커가 학생으로서 수업을 듣던 중 컴퓨팅과 메이킹에 더 관심이 생기며 내친김에 협업까지 하기로 한 것이다.

이 과정으로 뭉친 두 메이커가 만드는 학습 페이스메이커는 얼굴의 표정을 인식하고 뇌파를 측정해 집중도를 확인하면서 수험생의 전체적인 학습 페이스를 점검하고 이를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으로 학부모와 공유하는 형태로 구성됐다. 이 기기가 만들어진 까닭과 앞으로 가고자 하는 방향을 들었다.

황주선(왼쪽) 그리고 박지현(오른쪽) 메이커가 학습 페이스메이커와 함께 웃음을 지었다. (사진=장지원)

 

학습 페이스메이커를 만들기로 마음먹은 계기부터 듣고 싶어요.

황주선 메이커(이하 주선) 작년에 제 조카가 입시를 치렀어요. 그 아이의 부모인 제 동생과 얘기하다가 동생의 입장으로는 조카가 잘 공부하고 있는지 혹시 피곤하거나 다른 이유로 어려움을 겪지는 않는지 등 컨디션에 궁금증이 많더라고요. 부모로서 지원해주고 싶은데 자식이 방에 틀어박혀서 안 나오고 있으니까 이를 알 길이 없다며 고충을 말해줬어요. 조카도 나름대로 컨디션이 들쑥날쑥 하는데 이를 부모에게 일일이 말하기도 쉽지 않고 자기 진단도 잘되지를 않으나 수능을 앞두고 있으니 앉아 있기는 해야겠더라 했죠.

이렇듯 가족에게서 드러나는 문제가 보이니까 조카의 현재 감정과 집중도를 기록하면 자신만의 객관적인 지표가 생기니 페이스 조절에 도움 되지 않을지, 일정 부분을 학부모와 공유한다면 커뮤니케이션 면에서도 도와주지 않을지 생각했죠. 그게 딱 작년 추석 무렵이었어요.

 

학습 페이스메이커의 핵심이 되는 프로그램이나 장치는 무엇인가요?

주선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Azure)라는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중에 얼굴 관련 정보를 분석해주는 게 있어요. 그 가운데서도 저는 감정과 관련된 값에 주목했죠. 분노부터 경멸, 혐오, 두려움, 행복, 무표정, 슬픔, 놀람까지 총 여덟 가지 감정을 분석해주는데요. 그래서 공부하는 사이 얼굴 사진을 찍으면 표정을 짚어보며 값을 불러오게 해 상태를 확인하고요.

또 하나는 뇌파를 페이스메이커에 활용하는 거였어요. 뇌파 센서를 착용해 전극과 연결하고 집중하거나 명상하면 관련 수치가 올라가거든요. 이 또한 프로세싱에서 불러와 쓰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죠.

학습 페이스메이커를 구성하는 핵심 장비와 부품 (사진=장지원)

 

학습 페이스메이커의 하드웨어는 무엇무엇으로 구성되나요?

주선 전체 구성은 뇌파 센서, 카메라, 라즈베리 파이, 모니터 그리고 웹 애플리케이션으로 이뤄질 거예요. 먼저 카메라가 제 얼굴을 찍으면 이미지 속 표정을 분석해서 여덟 가지 감정의 값을 쭉 띄워주고요. 뇌파를 측정하는 센서는 집중도를 주로 측정해 현재와 평균 수치를 알려주고 시간별로 그래프 또한 함께 보여주면서 현재 얼마나 차분히 집중하고 있는지를 한눈에 보도록 하는 식으로 작동하죠. 아마 최종으로도 이와 같은 화면에 가깝게 마무리할 거예요.

다만 화면 속 내용을 처음부터 끝까지 낱낱이 공개하고 있으면 오히려 수험생으로서는 여기에 신경을 쓰느라 방해가 되지 않을까 해서요. 집중도가 너무 안 좋아지면 빨간 LED를 깜빡이게 한다든지 경고 메시지 정도만 주든지 하는 편이 어떨까를 계속 논의하는 상태예요.

 

학습 페이스메이커가 MC스퀘어나 여타 공부 애플리케이션과 갈리는 차이점은 어디일까요?

주선 MC스퀘어는 저도 써보지는 않았는데 제가 듣기로는 집중력을 높여주는 기능성 기기라고 알고 있어요. 하지만 학습 페이스메이커는 그보다는 스스로 자기를 객관적으로 진단하는 기기거든요. 어떻게 보면 자기 정량화(quantified self)라고 해서 자신의 일상을 쭉 기록해 패턴을 분석했을 때 나도 모르던 나만의 습관을 보고 나를 재발견하고 재진단하는 경우에 가까울 것 같아요. 이로써 이때면 내 집중도가 너무 떨어지니 쉬어야겠다든지 지금 감정 상태도 최상이니까 공부를 계속 치고 나간다는지 등을 수험생이 알아서 관리할 수 있겠죠.

박지현 메이커(이하 지현) 저는 학습 페이스메이커가 차별화되는 부분이 감정을 같이 측정하는 점이라고 생각해요. 대부분 공부 애플리케이션은 공부하는 시간과 공부한 양 정도만 관리하는 스케줄러 역할만 하잖아요. 그러나 지금 공부하는 내 상태가 어떤지 알려주는 기기는 아직 별로 나오지 않았거든요. 가뜩이나 우리나라 입시에서는 스트레스 문제가 매우 크고 힘들어도 참고서 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고요. 그런 점에서 이를 수치화하고 객관화한 알림이 있으면 훨씬 효율적이지 않을까 싶어요. 부디 잘 돼서 도움이 되면 좋겠어요.

기자가 직접 학습 페이스메이커를 사용해 감정 그리고 집중도를 측정하고 있다.(사진=장지원)

 

내 학습 페이스를 수험생 스스로 돌아보고 학부모와 공유한다는 면도 인상적이에요.

주선 학부모 입장에는 아무래도 걱정도 많이 되는 한편 하나하나 말로 물어보기 어려운 부분이 있죠. 이는 한창 공부하기 바쁜 수험생도 마찬가지고요. 그렇기에 서로 힘든 소통 문제를 비대면으로 정보 일부분을 공유함으로써 커뮤니케이션 문제를 해결하게끔 돕고 싶은 거예요. 하다못해 과일이라도 깎아서 주고 싶은데 지금 들어가기가 적절한지 아닌지 결정하기가 너무 어려우니까요.

애플리케이션 연동을 통해 현재 또는 최근 한 달 동안 누적된 학습 페이스를 수험생과 학부모가 함께 보면서 어려울 때는 격려해주고 잘할 때는 응원해주며 어떻게 하면 더욱 효율을 올려 공부할 수 있을지도 논의가 되지 않을까 해요. 물론 이 과정이 실현되려면 양측의 사용자인 수험생과 학부모 간에 적정한 선에서 합의가 필수겠죠. 수험생 입장으로 감시당하는 느낌이 와서는 안 되고 학부모도 보는 둥 마는 둥 해서는 효과가 반감될 테니까요.

 

학습 페이스메이커를 만들면서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은 없었나요?

주선 기술적으로는 어렵다고 할 부분은 현재 많지 않은데요. 그 대신 인공지능이 생리학적 정보를 측정해서 알려주는 자기 정량화의 측면에서 고민하는 부분이 있어요. ‘기계가 전해주는 이 정보를 정말 나 자신이라고 믿을 수 있겠는가?’

예를 들어 선생님이 학생을 지도할 때는 선생님이라는 권위와 선생님을 향한 신뢰 덕에 학생들이 인정하지만 기계가 나를 보고 당신의 상태는 이렇다고 했을 때 그 결과를 믿지 않는 사람들도 은근 있거든요. 그런 점에서 학습 페이스메이커가 정보를 제공하는 측면에서 얼마나 신뢰를 줄 수 있을지가 우리가 헤쳐나가야 할 문제 같아요.

두 메이커는 학습 페이스메이커가 수험생과 학부모 모두를 도와주는 작품이 되기를 꿈꾼다. (사진=장지원)

 

그 외에 좀 더 보강해야 하는 측면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주선 이런 시도가 많지 않았고 선행연구가 부족하다 보니까 도대체 어느 정도나 집중도가 유지됐을 때 독려든 경고든 메시지를 띄워야 할지가 가장 큰 난관이에요. 우리가 직접 테스트를 거쳐서 새 데이터를 쌓아 만들어야 하는 수밖에요. 그런 면에서 메이커 페어 서울2019가 우리가 실질적인 데이터를 비롯해 피드백까지 얻어갈 아주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하고요.

데이터가 충분히 모인다면 구글 텐서플로라는 인공지능 플랫폼에 학습시키고 연동해서 당장의 감정과 집중도 체크를 넘어 학습자마다 집중에 최적화된 학습 패턴을 권장하는 데까지도 나아가고 싶어요. 중장기적으로 누적한 데이터를 분석해서 학습 페이스와 연관된 일반적인 가이드라인도 제시해드리는 거죠. 이번 메이커 페어를 토대로 아마 내년이나 내후년에는 훨씬 업그레이드된 학습 페이스메이커의 등장이 가능해지지 않을까요?

 

메이커 페어 서울 2019에서는 학습 페이스메이커를 어떻게 재미나게 보여주고 싶은가요?

지현 메이커 페어에서 실제로 여러 관람객이 써보게 하려면 그냥 이런 걸 만들었다고 보여주기보다 학습 페이스메이커를 착용하고 간단한 퀴즈를 풀게 할 때 더 재미있을 것 같아요. 혹은 큐브나 퍼즐을 맞추게 해서 얼마나 몰입하고 집중하며 체험하고 있는지를 볼 수 있다면 부모와 자녀 단위로 오는 관람객들이 한 번쯤 멈춰 서서 써보고 싶지 않을까요?

주선 또 하나는 뇌파를 이용해 집중력 놀이나 대결 구도를 만들어서 어떻게 뇌파를 들여다보고 활용할지 얘기하는 것도 재미날 듯해요. 제가 2017년도에 백남준아트센터에서 뇌파를 소재로 ‘마음!=마음’이라는 작품을 전시한 적이 있는데요. 뇌파를 측정해 집중도가 오르면 나를 비추는 스크린의 주변은 흐릿하게 사라지고 가운데 나만 홀로 남은 것처럼 보이게 한 작품이에요.

사실은 집중이라는 건 뭘까? 기계가 내 집중도가 몇 점이라고 말하면 거기에 만족할 수 있나? 같은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었는데요. 큐레이터의 말에 따르면 부모님들이 내 아이의 머리가 얼마나 좋은지 측정하는 용도로 그렇게들 썼다더라고요. 메이커 페어 서울 2019에서도 이처럼 즐기고 갈 수 있게 만들어보고자 해요.

2017년 백남준아트센터에 황주선 메이커가 전시한 마음!=마음(사진=장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