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커 인터뷰] GAN 알고리즘을 고도화해 예술을 만들어내고 싶어요 – 강태원 메이커

재미난 물건, 재미난 일, 재미난 일상을 ‘만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메이커 페어 서울은 매년 만드는 사람들이 모이는 축제입니다. 메이크 코리아가 만난 축제의 주인공과 작품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가슴 깊은 곳에 무엇인가를 만들고픈 열망을 간직한 어른이, 꿈 많은 청소년과 어린 친구들을 모두 환영합니다.

 

“GAN 알고리즘을 고도화해 예술을 만들어내고 싶어요!”

도쿄애니메겐(TokyoAnimeGAN) & 마인메이즈Ⅱ(MineMazeⅡ) 제작한 강태원 메이커

 

강태원 메이커는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동시에 인공지능 중에서도 GAN 알고리즘 분야를 연구하며 지금 이 순간에도 발전해 나가고 있다.

이런 개발의 하나로 메이커 페어 서울 2019에 출품하는 대표 결과물이 관람객의 얼굴을 기반으로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생성해 보여주는 도쿄애니메겐이며 이와 더불어 나올 또 하나의 작품이 오로지 집중력만으로 마인크래프트의 미로를 통과하는 마인메이즈Ⅱ다. 메이커 페어 도쿄와 방콕 등 해외 경험도 이미 풍부한 강태원 메이커가 만들어가는 삶을 들었다.

강태원 메이커가 마인메이즈Ⅱ를 들고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다. (사진=장지원)

 

도쿄애니메겐과 마인메이즈Ⅱ가 무엇인지 각기 설명을 부탁드려요.

도쿄애니메겐은 딥러닝 GAN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동작하는 프로젝트예요. 관람객이 와서 얼굴 사진을 찍으면 얼굴의 생김새를 반영해서 기존에 없는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생성해 영수증 프린터로 출력해주는 작품이죠.

그리고 마인메이즈Ⅱ는 마인크래프트를 이용한 뇌파 미로 게임인데요. 주로 마우스와 키보드를 쓰는 일반 마인크래프트와 달리 키보드와 마우스 클릭을 일절 않고 뇌파의 집중력만을 이용해 마인크래프트의 스티브를 앞으로 움직일 수 있어요. 이를 활용해 제한시간 내에 미로를 통과하는 방식이에요.

 

도쿄애니메겐은 어떤 과정으로 만들어냈나요?

중학교 때부터 시각장애인을 위한 이미지 설명 프로그램을 개발하면서 인공지능에 관심이 생겼고요. 2018년에는 연구를 중점으로 하는 영재학교에서 인턴십과 자율연구를 진행하면서 학습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새로운 이미지를 생성하는 GAN 알고리즘에 흥미가 커졌어요.

이때 “AI가 예술을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에 GAN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의인화 캐릭터를 제작하는 작업을 시작했어요. 미키마우스같이 사람을 닮은 기존의 캐릭터뿐만 아니라 나를 닮은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새로이 만들어주는 기기가 있으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죠.

처음에는 정치인과 연예인의 이미지를 일본 애니메이션화해봤는데 생각보다 재미있는 결과가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의인화 캐릭터 제작의 서브 프로젝트로써 도쿄애니메겐을 제작한 거예요.

 

도쿄애니메겐을 만들고 GAN 알고리즘을 연구하며 얻고자 하는 바는 무엇인지요?

단지 의인화 캐릭터를 생성하는 어시스턴트 AI를 제작할 뿐 아니라 딥러닝의 이론적인 면을 제가 고도화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컸어요. 그래서 GAN을 이용한 Image-to-Image Translation 분야에서 기존에 시도되지 않던 Self Attention 기술을 새롭게 Image-to-Image Translation에 적용해봤어요.

Image-to-Image Translation을 설명하자면 말 그대로 어떤 인풋 이미지가 들어가면 그걸 목표한 다른 이미지로 변환하는 기술이에요. 이 알고리즘은 예전에 화제가 된 풍경 사진을 고흐의 풍으로 변환하는 등 스타일 변환의 영역에서는 최적의 결과를 도출하는데요.

그러나 아직 이 분야에서는 사람을 개나 고양이로 바꿀 때 Strong Geometry Change를 동반하는 문제에서 아직 최적의 결과를 도출하지는 못했어요. 선행연구에서는 이미지의 특징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거나 이미지가 깨져서 나오는 문제가 있었고요.

이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Self-Attention 기술을 Image-to-Image Translation에 적용하고 이를 고도화한 거예요. 이는 arXiv(https://arxiv.org/abs/1901.08242)에 공개해뒀으니 궁금한 분들은 찾아봐도 좋을 듯해요.

 

그럼 도쿄애니메겐을 다룰 때 어렵던 점은 어떤 거였나요?

도쿄애니메겐에 사용될 데이터를 구하기가 어려웠어요. 그리고 GAN 알고리즘이 굉장히 변수가 많은 알고리즘이라 전시장의 명암, 채도 등 부스의 환경에 따라 결과 이미지가 잘 나오지 않기도 했고요. 그래서 처음에는 하얀색 가벽을 배경으로 설치했는데요. 현재는 Face Detection 기능을 추가해 주변 요소가 결과 이미지 제작에 끼어들지 않게끔 했고 최종적으로는 부스에 두던 하얀색 가벽을 아예 없애버리기가 목표예요.

 

지난해 제작된 도쿄애니메겐의 프로토타입 기기 (사진=강태원)

 

마인메이즈Ⅱ의 작동 원리 역시도 궁금해요.

뇌파 기기를 통해 전극 인풋을 받고 뇌파 장비와 임베디드 기기가 서로 OSC Streaming으로 연결되는데요. 그 후 집중력과 관련된 알파파, 베타파, 감마파 등의 뇌파의 값을 감지해 집중 여부에 따라 마인크래프트 속 캐릭터가 움직이도록 했어요.

 

마인메이즈Ⅱ를 만들고자 한 동기는 무엇이었나요?

언젠가 영재원에서 뇌파 장비를 다룰 기회가 있었는데요. 이를 게임화하고 싶다는 생각에 처음에는 친구들과 지오메트리대시라는 리듬게임에 적용해봤어요. 스페이스바를 눌러서 타이밍에 맞게 점프하고 한 번이라도 떨어지면 그냥 끝나는 게임을 뇌파로 조종해보게 한 건데요. 생각보다 반응은 좋았으나 집중력의 개인차에 따라 컨트롤 능력이 천차만별이 되는지라 순간적으로 반응해야 하는 리듬게임에 쓰기에는 어려울 것 같았어요.

그렇다면 대안으로 마인크래프트를 쓰면 어떨지 생각해서 열심히 맵을 만들어서 시연해봤어요. 초기에는 맵이 많이 어려워서 갈림길이 15개나 있고 50분에서 1시간 사이가 걸려서야 간신히 깰 수 있었는데요. 올해 메이커 페어에서 체험할 맵은 대부분 제한시간 3분 중 2분 안에 해결하게, 빠르게는 1분 30초 내외로 깰 수 있게 바꿔뒀어요. 더 많은 이들이 금방 편하게 즐기게끔 난이도를 조절한 거죠.

 

다른 페어에서 마인메이즈Ⅱ와 도쿄애니메겐을 선보였을 때 반응은 어땠나요?

메이커 페어 도쿄에서도 시작하자마자 마인크래프트다! 하며 달려오는 어린이가 많았어요. 덕분에 3시간 동안 서서 하나하나 체험을 도와줘야 했죠. 뇌파 기기를 장착하고 떼는 시간까지 합하면 1인당 5분 정도가 걸리잖아요. 여섯 명을 보내면 이미 30분이 지나가는 거예요. 그렇게 해서 하루에만 약 100명은 다녀갔어요. 반응은 폭발적이었어요. 스스로 손으로 아무런 조작도 하지 않는데 자기 집중력만으로 캐릭터가 앞으로 간다고 생각하니까 마치 로봇을 조종하는 듯 신기하면서 희열을 느낀 것 같아요.

도쿄애니메겐도 대부분 캐릭터 이미지가 괜찮게 나온 덕에 다들 좋아했어요. 특히 어떤 한 분은 자기 얼굴이랑 정말 닮은 캐릭터가 나왔다고 만족하며 원본 결과 이미지를 받아가기도 했어요.

 

메이커 페어 도쿄 2018 현장에서 관람객들이 마인메이즈Ⅱ를 즐기고 있다. (사진=강태원)

 

도쿄와 방콕 메이커 페어에 가서는 어떤 것들이 눈에 띄던가요?

메이커 페어 도쿄에서는 낮 열두 시에 시작하려는 순간이 기억에 남았어요. 도쿄에서는 땡 하는 종소리와 함께 “메이커 페어가 곧 시작합니다”라며 안내방송이 나왔거든요. 그러니까 메이커들이 다 같이 기립박수를 치면서 시작하는 거예요. 특히 로봇 분야의 전시들이 굉장히 수준이 높았고 인상적이었고요. 또 메이커들의 경험이나 기술을 서적으로 출판하고 그 자리에서 완판되는 모습들을 볼 수 있었어요.

방콕의 경우는 날씨 특성상 낮보다는 밤에 뛰어놀며 할 만한 것들이 많이 나왔어요. 광선 검을 비롯해 저는 네오픽셀 가방을 만들어 가져가기도 했어요. 그런 식으로 LED 불빛을 반짝이며 같이 놀았죠. 1일차가 끝나가는 밤에는 퍼레이드가 펼쳐져서 축제처럼 전 참가자들이 함께 즐겼고요. 이렇듯 나라마다 지역마다 메이커 페어에서 드러나는 문화도 조금씩 다르더라고요.

 

메이커 페어 서울 2019에서는 어떻게 부스를 꾸며 보여주고 싶은가요?

여러 사람들이 부스를 체험할 수 있도록 마인메이즈Ⅱ는 뇌파장비와 임베디드 기기 등의 요소가, 도쿄애니메겐의 경우에는 Face Detection 기능을 주로 업그레이드해 보여드릴 예정이에요.

그리고 우리 학교에서도 메이커 문화에 관심이 많고 만들GARAGE라는 메이커 동아리도 신설됐거든요. 저도 운영에 함께 참여하고 있는데 이번 연도에는 제가 동아리 학생들과 함께 제작한 프로젝트도 전시할 예정이에요. 최근 메이커 페어에 어린이와 학생 관람객이 매우 많아졌는데 재미있는 전시를 보고 즐기면서 나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품고 돌아가는 이들이 많아졌으면 해요.

 

강태원 메이커가 메이커 페어 방콕 2019에서 광선 검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고 있다. (사진=강태원)

 

강태원 메이커가 가고자 하는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지요?

GAN 알고리즘은 데이터 셋이 매우 많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어요. 지금은 적은 데이터에서도 GAN 학습이 잘 되게끔 하는 연구도 추가로 진행 중이고요. 장기적으로는 컴퓨터비전 분야를 더 깊게 공부하고 연구해서 컴퓨터비전이라는 기술과 예술을 접목해 인간적인 따뜻함을 표현해낸 작품들을 많이 만들고 싶어요.

 

글·사진 | 장지원

[메이커 인터뷰] 재미있고 모두 따라할 수 있는 한글 디자인 – 박상희 메이커

재미난 물건, 재미난 일, 재미난 일상을 ‘만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메이커 페어 서울은 매년 만드는 사람들이 모이는 축제입니다. 메이크 코리아가 만난 축제의 주인공과 작품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가슴 깊은 곳에 무엇인가를 만들고픈 열망을 간직한 어른이, 꿈 많은 청소년과 어린 친구들을 모두 환영합니다.

 

“재미가 있고 모두 따라 할 수 있는 한글 디자인을 추구해요.”

오직 재밌는 한글 디자인 흐흐디자인 박상희 메이커

 

박상희 메이커는 흐흐디자인이라는 이름으로 소리글자 한글을 이용해 재미난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기발하고 귀여운 소품을 볼 때 절로 미소가 생기며 기분이 좋아지는 흐뭇함을 흐흐라는 두 글자와 섞어 로고에 담기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박상희 메이커는 때로는 3D프린터를 써서 디자인을 인쇄하고 혹은 디자인이 녹아든 먹을거리를 굽기도 하며 각기 느낌을 다루는 장인으로 조금씩 거듭나고 있다.

이런 흐흐디자인이 더 많은 사람과 만나 만지고 먹으며 느끼는 경험을 나누고자 메이커 페어 서울 2019에 참가한다. 올해로 세 번째 참가를 준비 중인 박상희 메이커를 만나 흐흐디자인만의 독창성이란 무엇인지 물었다.

박상희 메이커가 흐흐디자인의 대표작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장지원)

 

오직 재밌는 한글디자인이라고 소개하던데 무슨 의미인가요?

저는 일단 재미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제가 한글을 쓰는 방식이 소리글자와 말장난을 디자인에 한 데 녹여내서 만드는 거거든요. 이를테면 어딘가에 들어갈 때 나는 ‘쏙!’ 소리처럼 의성어와 의태어를 활용할 때가 매우 재미있어서요.

보통 한글을 이용한다고 하면 한글을 세상에 널리 알리며 국위선양하겠다는 이미지로 보고는 해요. 솔직히 말해 그쪽만을 먼저 바라보고 만들지는 않거든요. 우선은 재미있고 친숙해야지 사람들이 가까이 느끼고 이로써 점차 더 익숙하게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인식의 누적치’라고 제가 존경하는 선생님이 해주신 말씀이 있어요. 사람들은 익숙한 것부터 기억하고 찾기 때문에 아무리 기발하고 의미가 있어도 낯설면 멀리한다는 개념이에요. 그런 의미에서도 가볍게 즐길 수 있도록 함이 첫 번째라고 봐요.

 

플라스틱과 금속 등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재료를 써요. 이유가 궁금해요.

여러 가지 재료를 소화할 수 있으면 어느 나라 어느 곳에 가서든 거기서 구하는 재료로 창작할 수 있어서예요. 갖가지 재료를 쓰다 보면 물성마다 다 차이가 있잖아요. 시멘트의 경우는 빛의 음영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는 매력이 있고요. 금속은 차가움과 단단함이 특징이고요. 이런 점들 덕분에 무엇을 쓴다고 할 때마다 사람들이 거기서 느낄 부분은 확연히 달라져요.

그런 느낌을 알아두고 활용하게끔 저 스스로가 경험하며 일종의 수집을 하는 거죠. 물론 그에 맞는 기술도 받쳐줘야 하고요. 어떤 재료든 제 색깔을 성공적으로 녹여내고 싶다는 마음으로 재료를 다채롭게 쓰고 있어요.

‘쭈’와 ‘쏙’ 등 의성어를 바탕으로 만든 쿠키, 사탕, 젤리용 틀 (사진=장지원)

 

재료 중에서는 먹는 것도 있어요. 그건 어떻게 쓰나요?

이전에 구상하면서 푸드프린터라는 기기도 한번 찾아봤는데요. 푸드프린터가 분명 좋은 도구기는 한데 노즐에서 반죽을 내려서 뜨거운 판에다가 구우려고 하면 양을 조절하기도 힘들고 자칫하다 터질 뻔도 해서 제가 써먹기에는 쉽지 않더라고요.

대신 저는 모델링을 거쳐 실리콘으로 몰드를 만들고 거기에 쿠키 반죽이나 사탕, 시럽 등을 넣어 굳히는 식으로 빚어내요. 마치 붕어빵처럼요.

 

이처럼 디자인하고 만드는 과정에서 중요시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일반적으로 제가 A부터 Z까지 다 하는데요. 그러려면 만들기가 쉬워야 해요. 복잡했다가는 저 자신부터 힘이 들고 싫어지니까요. 3D프린터로 출력하고자 모델링은 하지만 그 외에는 모든 과정을 두 손으로 해요. 손을 쓰는 일은 최대한 간편하게 하는 방식이 좋다고 생각하고요.

저는 디자인과나 공예과를 나오지 않았어요. 그래서 제가 할 수 있다면 같은 조건의 일반인들도 얼마든지 저처럼 디자인하고 만들기가 가능해야 한다고 보거든요. 저만 할 줄 아는 방식이 아니라 누구든지 따라 할 수 있는 제조 과정을 저는 추구해요.

 

흐흐디자인을 이어오면서 기술적으로 어렵다고 느낄 때는 언제인지요?

제가 다 하다 보니까 1인 창작자들이 고생을 참 많이 한다고 느껴요. 저는 스케치와 모델링까지는 쉬운데요. 앞서 말한 몰드를 만들고 붓는 생산 전 단계부터 자꾸 제 의도와 다르게 나오고는 해요. 물론 지금은 당시보다 덜 하나 예전에는 아예 막무가내로 하는 통에 버리는 돈이 정말 많았거든요. 마음의 상처만 생겨서 이 짓을 계속해야 하나 싶었고요. 그래도 그 시행착오 또한 재미가 있었으니 여전히 하는 중이에요.

사실 오히려 가장 어려운 부분은 작품을 완성한 뒤 마지막 단계로 이를 포장하고 마케팅하는 일이에요. 나 혼자 모든 과정을 스스로 떠안고 있는데 그것까지 하자니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너무 힘이 들더라고요. 나름 정신무장을 하는데도 그 순간이 올 때는 쓸쓸함마저 조금씩 올라와요.

박상희 메이커의 최애템 둘, ‘촛’ 촛대 그리고 ‘뽕’ 병따개 (사진=장지원)

 

여러 작품 중 제일 애착이 있는 하나를 꼽자면 무엇일지 궁금해요.

하나만 얘기해야 하나요? 딱 두 개 있는데요. (웃음) 하나는 촛대예요. 촛대에서 ‘촛’ 한 글자만 빼 와 유머러스하게 만든 거예요. 중간에 잠시 멈추기는 했어도 창작 생활을 시작한 지 총 4년 정도가 됐는데요. 그때 맨 처음 떠올린 디자인이 바로 이 촛대였어요. 처음으로 하다 보니 너무 힘이 들었고 그만큼 애증이 많이 섞인 작품이죠. 물론 사랑이 더 크기는 하지만요.

여기서 촛불은 희망을 상징해요. 보통은 초가 중심이지 촛대에 신경을 잘 쓰지는 않잖아요. 하지만 저는 희망을 받치는 존재도 중요하다고 보거든요. 촛불을 그냥 아무 데나 둬서는 쉽게 꺼져도 촛대가 있고 서로가 감싸면 훨씬 강해지고 오래 가니까요. 그렇게 저도 사람들에게 희망을 지켜주고 싶었어요. 나 자신에게 주고 싶기도 했고요. 이렇게 만들며 살아도 되나 고민하면서 힘들어하던 시절에 만든 녀석이거든요. 여기에다 초를 올리고서 계속 걸어가자고 희망을 이어가자고 다짐했죠.

 

그렇다면 정말 좋아하는 또 하나는 어떤 작품인가요?

두 번째로는 ‘뽕’이라는 의성어로 만든 병따개예요. 보기에 따라서는 ‘뿅’일 수도 있겠고요. 만들면서 개인적으로는 진짜 허리를 꺾으면서 웃었어요. 예능프로그램을 보면 병을 딸 때 입으로 뽕 소리를 내는 코미디언이 나오잖아요. 저는 그런 개그가 재미있거든요. 병을 딸 일이 있을 때 진짜로 내 곁에 뽕이 있으면 재미있지 않을까 해서 그 소리 자체를 가져와 만들었어요. 전체적으로는 사람의 얼굴을 고려하면서 술이 좋아 흥분하고 놀라는 표정 그리고 하트뿅뿅이 된 두 눈까지도 표현하며 소소한 재미를 담으려고 했어요.

이 병따개를 만드는 과정에서도 우여곡절이 많았어요. 금속을 잘 몰라서 어떻게 만들지 막막했거든요. 맨땅에 헤딩하듯 무조건 을지로의 한 철물점에 가서 어찌하면 좋을지를 도면을 보여드리며 물어봤죠. 갔더니 이렇게 만들면 안 된다고 다시 해오라는 거예요. 그래서 다시 그리고 계속 찾아가는 식으로 결국 알아냈고 완성해냈고요.

 

흐흐디자인을 멈추지 않는 원동력이 무엇일까 궁금해요.

하다 보니까 자연스레 생긴 마음이 하나 있어요. 제가 디자인을 앞으로도 계속하고 싶다는 거예요. 죽을 때까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요. 그러려면 글자 디자인 분야에서 저만의 스타일을 정립해야 하는데 해법은 계속 그리고 계속 만들기밖에 없는 것 같아요. 이렇게 해서 앞서 말한 인식의 누적치를 올려 사람들에게 인정도 받고 기억 속에 오래 남도록 해보고 싶어요. 물론 제가 재미를 느끼니까 힘들어도 멈추지 않는 거고요.

그러다 보면 언젠가 누군가에게는 제가 걸어온 길이 이정표가 될 수도 있겠죠. 글자를 주제로 만드는 분들이 제가 알기로는 정말 극소수거든요.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듯 하는 2D 대신 저같이 입체적인 3D로 만드는 분은 더욱이요. 저는 저 자신이 개척자라고도 생각해요.

 

사실 기발한 디자인이어도 팔려야 오래 갈 텐데 이 부분도 고민일 것 같아요.

쿠키와 젤리 그리고 사탕을 하는 이유가 그거예요. 제가 먹을거리를 만드는 이유는 디자인으로 돌아오기 위해서예요. 지금도 디자인하고 있으면서 무슨 소리냐 할지도 모르겠는데요. 그러나 메이커 페어에 참가하고 실제로 판매하는 행사에 나가봐도 현실적으로는 잘 안 팔려요. 재미있어는 하는데 가격이 저렴하지가 않고 그 돈을 줄 만큼 유명하거나 대단하지도 않으니 안 사더라고요.

그런 부분을 쌓아 올려 디자인을 활발히 생산하는 삶으로 돌아오기 위해 먹을거리를 활용하겠다고 결심한 거예요. 어딘가 축제를 가더라도 맛이 있고 가격이 적당하면 사잖아요. 쭈 모양의 마시멜로를 먹으면서 글자 모양처럼 쭉 늘어나는 경험을 시켜주기가 제게는 일종의 마케팅인 셈이죠. 거기서부터 조금씩 팔려야 기회도 구하고 희망도 품겠더라고요. 이처럼 인지도를 더 키운 뒤에 디자인의 세계에 본격적으로 돌아오고자 해요.

박상희 메이커가 ‘쭈’ 틀을 들고 흐흐디자인의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장지원)

 

메이커 페어 서울 2019에 참가해서 보여주려고 하는 면면은 어떤 부분일까요?

크게는 창작자로서의 메이커, 교육자로서의 메이커 두 면모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이전 1~2회차에 참여했을 때도 글자로 이런 디자인이 가능하냐며 귀엽고 신선하다는 반응을 많이 얻었어요. 몇몇은 왜 이렇게 만드냐고 부러지지 않을지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었지만 그마저도 제게는 소중했죠. 생면부지 남남이자 잠재적인 고객의 목소리를 들어야 결국은 완성될 테니까요. 특히 이전까지는 프로토타입 위주로만 주로 가져왔는데 올해에는 완성된 작품을 들고 나갈 거예요. 완성된 쿠키와 젤리, 완성된 작품과 소품을 가지고 준비된 창작자이자 아티스트로 보이고파요.

그리고 예전 메이커 페어에 참가했을 당시 제 부스에 찾아온 한 분 덕에 흐흐디자인으로 어린이와 함께 하는 교육프로그램을 연 적이 있었어요. 교육이라 하면 당연히 숭고한 일인 줄로만 알아서 저로서는 상상도 못 했고 불가능하다고 여겼거든요. 그런데 교육으로 도움이 되는 자신을 보니까 정말 좋더라고요. 지금은 몇몇 학교로도 나가며 교육이 새로운 삶의 한 부분이 됐어요. 메이커 페어가 없었다면 이런 기회가 애초에 오지도 않았겠죠. 때문에 메이커 페어 서울 2019에서 교육적인 부분을 사람들에게 더 보여주며 교육자로서의 모습도 드러내려는 마음이에요.

 

끝으로 흐흐디자인을 통해 얻고자 하는 꿈이 무엇인지 듣고 싶어요.

지금의 방식대로 독특하면서도 가볍게 다가가면서 사람들이 흐흐디자인을 편안하고도 즐겁고 친근하게 받아들일 수 있으면 좋겠어요. 훗날 기회가 된다면 외국으로 나가 외국의 글자와 우리 한글을 결합하는 식으로도 흐흐디자인을 보여줘서 세계인에게도 가볍게 찾아가 재미있게 해주고 싶어요. 이게 나중에는 더 나아가서 정말로 국위선양이 되는 날도 오겠죠.

 

글·사진 | 장지원

‘메이커 페어 서울 2019’ 온라인 사전 예약 시작

 

직접 만든 프로젝트를 서로 공개하고 체험해볼 수 있는 메이커들의 DIY 축제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메이커 페어 서울 2019 (Maker Faire Seoul 2019)’ 온라인 사전  예약이 시작되었습니다. 국내 최대 메이커들의 축제인 메이커 페어 서울은 올해도 순항 중으로, 다양한 주제의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을 한가득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올해 메이커 페어에 역대 최대 규모의 지원자가 몰려 심사가 어려울 만큼 메이커들의 뜨거운 열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올해 처음으로 10대 메이커들의 비중이 가장 높아 이들의 통통 튀는 아이디어를 볼 수 있는 기회에 벌써 마음이 설렙니다.

‘메이커 페어 서울 2019’ 에서는 전시, 세미나,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3년째 꾸준히 진행되고 있는 DIY 카드 레이싱 대회 ‘카트 어드벤쳐’와 더불어 올해 처음으로 진행되는 ‘인공지능 동키가 레이싱 리그’가 펼쳐집니다. 이 외에도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많으니 직접 참여해보세요!

장소는 지난해 진행된 장소과 동일한 문화비축기지(마포구 성산동)에서 오는 10월 19일(토)부터 30일(일)까지 2일간 진행됩니다. 온라인 사전 예약은 네이버 예약, 온오프믹스, 이벤터스에서 하실 수 있으며 10월 16일(수)까지 예약 가능합니다. 1인 1일 기준으로 청소년은 및 어른은 4,000원 어린이는 2,000원이며 유아, 경로우대자, 장애인 및 국가유공자와 기초생활수급자는 무료입장이 가능합니다. 그 외 사항은 maker@bloter.net 으로 문의하면 됩니다.

 

메이커 페어 서울 2019

 

[메이커 인터뷰]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그라피티로 저를 표현할래요 – 조정민 메이커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그라피티로 저를 표현할래요”

그림을 바닥에 마음껏 그렸다 지웠다 하는 Pourtrait 조정민 메이커

 

조정민 메이커는 어릴 적부터 만들기를 좋아해서 특정 원리로 작동하는 기계를 기획하고 설계하고 가공하며 조립해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모든 과정을 즐겼다. 그래서 전공도 기계항공공학부를 택했으며 만드는 사람들의 축제인 메이커 페어 서울에도 2014년 제3회 이래로 6회 연속 참가하는 중이다.

그런 그가 메이커 페어 서울 2019에 나름 큰 판을 깔 참이다. 붓는다는 뜻의 pour와 초상화 portrait를 합친 ‘Pourtrait’라는 작품으로 말이다. X축과 Y축으로 움직이는 플로터가 가루를 뿌리며 바닥에 마음껏 그림을 그린다는데 이 재미난 기계의 탄생비화와 활용범위를 물었다.

Poutrait라는 작품을 만들고 있는 조정민 메이커 (사진=장지원)

 

Pourtrait는 어디에서 영감을 받아 기획했나요?

우선 어렸을 때 운동장에 가면 있는 라인 그리는 기기를 정말 좋아했어요. 석회가루가 든 카트를 밀기만 해도 라인이 착 생기니까 매우 신기했죠. 라인기를 들여다보면 바퀴 축에 연결된 물레방아 같은 게 따라 돌면서 가루를 뿌려주는 방식으로 움직이거든요. 이를 임의로 제어할 수 있도록 모터를 달면 내가 원하는 그림을 그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조금 더 직접적으로 Pourtrait를 만들어야겠다고 영감을 받은 계기는 이반 미란다(Ivan Miranda)라는 메이커 유튜버가 만든 샌드드로잉로봇(Sand Drawing Robot)을 보면서였어요. 말 그대로 프린터처럼 백사장의 모래를 그으면서 그림을 그리는 기계거든요. 생긴 모양도 느낌이 있을 뿐 아니라 드론과 타임랩스를 이용해 찍은 영상도 멋있어서 관심이 갔어요.

 

그라피티에서도 영향을 받았다면서요?

제가 좋아하는 것 중 하나가 그라피티예요. 제가 직접 하지는 않아도 문화적인 요소로써 거리에 나가 자기만의 표식을 남기며 내 존재를 표현한다는 방식이 좋아요. 다만 공공장소에서 그렇게 한다는 부분 때문에 다소 공해로 작용하기도 하잖아요.

한편 그라피티의 형식으로 표현하되 페인트나 스프레이를 쓰는 대신 영구적이지 않게 방법을 달리함으로써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사례도 기술을 접목해서 보여주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LED를 붙인 자석을 만들어 철제 벽에 붙였다가 떼거나 빔프로젝터와 레이저포인터를 이용해 벽에 그림을 쏴서 보여준 뒤 꺼서 바로 없앨 수도 있어요. 재미있었고 매력적이었죠.

 

메이커님은 지울 수 있는 그라피티를 라인기와 샌드드로잉로봇에서 찾았고요.

맞아요. 그래서 가루를 뿌리는 방식으로 바닥에 그림을 그리면 어떨까 떠올려본 거예요. 비만 한 번 내리면 다 없어지니까요. 이런 면에서 양쪽 모두의 필요충분조건을 만족하는 요소가 될 수 있겠다고 여겼죠. 이 프로젝트의 세 아버지는 라인기와 샌드드로잉로봇 그리고 그라피티라고 하면 될 듯해요.

조정민 메이커는 샌드드로잉로봇 유튜브 영상 등을 보며 아이디어를 얻었다.
(영상 링크 https://youtu.be/7T1esQgRwrM) (사진=장지원)

 

Pourtrait가 그림을 그리는 데에 어떤 원리나 프로그램으로 구현되는지요?

이 기계는 깔때기 아래 끝부분의 물레방아를 얼마나 빨리 돌리느냐에 따라 그림의 농도와 명암을 조절할 수 있어요. 제어회로와 연결한 스테핑 모터를 이용해 레일 위를 오가는 Y축과 양 바퀴로 움직이는 X축이 이동하며 해당 위치에 맞는 양만큼 바닥에 가루를 뿌리는 식이죠. 렙랩(RepRap)이라는 3D프린터 오픈소스를 필요에 따라 사용했고요. 기존 3D프린터에 있어야 할 노즐의 온도 제어나 Z축 따위는 비활성화하고 2D로써 여기에 필요한 기능만 쓰고 있어요.

그래서 BMP 확장자의 이미지 파일을 기계에 입력하면 각 좌표의 명암에 따라 회전도를 산출해 G코드로 변환하고 이를 읽고서 스스로 그려내요. 벡터 이미지를 넣어주면 아웃라인만을 따서 그림을 그려요. 특히 텍스트의 경우 이런 식으로 해주면 콘트라스트가 훨씬 강해지니까 더 효과적이죠.

 

석회가루 외에도 다양한 재료를 적용할 수 있다고 했는데 어떻게 가능한가요?

일단 가루로 된 건 뭐든지 뿌릴 수가 있어서예요. 그렇다 보니 그림 그리기를 시도해볼 재료의 폭이 다양해졌죠. 꼭 라인기에 쓰는 석회가루가 아니더라도 놀이터의 모래 등도 충분히 가능하고요.

게다가 만약 흙밭 위에다가 Pourtrait로 잔디 씨앗을 뿌리고 물을 주면 원하는 그림과 같은 모양으로 싹을 틔울 수도 있는 거예요. 그런 식으로 농장에서도 원하는 위치에다 다양한 작물을 심으면서 실용적으로도 쓸 만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한밤중 파티 등지에서 화려한 효과를 주고 싶으면 톱밥에다가 질산칼륨 같은 물질을 넣어 섞어주고 뿌린 다음에 불을 붙여서 바닥에 그려놓은 모양 그대로 불타오르는 연출도 보여줄 법하고요.

 

제작은 언제부터 시작해 진행 중인지요?

4월부터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며 설계를 시작했어요. 틈틈이 시간을 내며 진도를 나가다 7월 중순쯤 들어 설계를 완료했고요. 3D프린팅 같이 시간이 오래 걸리는 과정을 먼저 진행하고 그 외에 있어야 하는 부품들도 찬찬히 주문한 후에 8월 첫 주부터 준비된 재료들을 가지고 현재 본격적으로 조립에 들어간 상태예요.

원하는 명암에 따라 가루를 조절할 물레방아 부분(좌)
레일 및 바퀴 장착으로 완성될 Pourtrait의 상상도(우) (사진=조정민 제공)

 

제작 중 기술적으로 어렵던 부분은 어떻게 해결하고자 했나요?

기술 면에서 제일 도전이라 생각된 부분이 하나 있어요. 보통 모터를 돌릴 때 전력을 공급하고자 전선을 연결하잖아요. 그러면 모터가 왔다 갔다 할 때 긴 전선이 치렁치렁해져요. 공작기계나 CNC의 경우 거기에 케이블체인을 입혀 깔끔하게 정리하지만 Pourtrait에 쓸 전선은 단 두 가닥이면 되는데 거기에 체인을 달자니 과해 보였거든요. 무엇보다 저는 생산 기계보다는 스타일리시하고 예술적인 작품을 만들고 싶은데 그런 걸 쓰면 거추장스러워지기도 했고요.

그래서 방법이 없을까 고민해봤고 끝내 한 가지를 떠올렸어요. 모터가 오가는 알루미늄 소재의 레일이 두 개니까 거기에 전류를 통하게 해서 말 그대로 각기 자체를 전선으로 쓰는 거죠. 레일을 잡아주는 베어링을 통해 전력을 끌어다가 모터에 연결하며 공급해주는 거예요. 마치 지하철이 전력을 받아 달리는 원리처럼요. 이러면 구조상 훨씬 간단해지리라고 봤어요.

 

문제 해결 중 또 닥쳐온 어려움은 혹시 없었나요?

이렇게 했으나 다른 문제가 생기더라고요. 설계상에서는 항상 완벽하나 실제로 만들어보면 꼭 그렇지가 않잖아요. 레일의 구간마다 미세한 뒤틀림이 있고 그 때문에 레일을 잡아주는 베어링이 어딘가에서는 약간 뜨니까 그 부분에서 곧바로 접촉 불량이 벌어졌어요. 모터가 도중에 움직이지를 않는 거죠. 게다가 잘 움직인다 해도 접촉면적이 위치별로 계속 달라지는 사이에 저항값이 여기저기서 변하다 보니까 모터의 속도도 들쭉날쭉하는 문제가 보였어요.

지금은 기존에 있던 걸 최대한 이용하느라 레일을 베어링이 직접 잡아서 연결했거든요. 이 대신에 조금 더 전철에서 쓰는 바와 비슷하게 따로 레일에서 전기를 끌어오는 구조물을 만들어 달아줄 생각이에요. 스프링 등을 이용해 레일을 눌러주면서 접점을 계속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이요.

 

메이커 페어 서울 2019 당일에 Pourtrait를 어떻게 보여줄 생각인가요?

작년 메이커 페어 때 문화비축기지에 가서 보니까 가운데에 공터가 넓게 있더라고요. 그곳을 최대한 이용해서 부스 안에서만 머물지 않고 바닥에 여러 그림을 그려내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싶어요. 이를테면 긴 문장을 쭉 적는다든지 여러 번 덧칠하면서 모나리자 같은 그림을 초대형 스케일로 그린다든지 등을 바닥에 대고 계속해보고 싶죠. 물론 MAKER FAIRE SEOUL 2019 문구와 메이키도 예쁘게 그리고요. 드론 가져온 분한테 찍어달라고 부탁도 하면서요.

조정민 메이커는 차분하고도 진중하게 Pourtrait의 제작 과정을 설명했다. (사진=장지원) 

 

요즘 메이커 운동을 바라보는 조정민 메이커의 생각도 살짝 듣고 싶어요.

2014년에 처음 메이커 페어에 참가할 당시에는 제가 고등학생이었는데요. 예전에는 아무래도 나이가 어리기도 하니까 이건 이래야 한다, 저건 저래서는 안 된다, 이와 같은 생각이 너무 많았어요. 이를테면 한창 메이커 운동이 전국적으로 각광 받을 당시에는 자꾸 이걸 청년창업이나 일자리창출과 연관시키면서 만들기가 좋아서라기보다 이때 들어오는 돈을 보고서 몰리는 이들이 너무 보였어요. 그때 저는 그게 순수성을 훼손하는 것 같아서 싫었거든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여러 사람을 만나 얘기를 많이 들어보니 만들기를 상업적으로 바라보는 일도 교육적으로 접근하는 일도 그 자체로 나름의 의미가 있더라고요. 비상업적인 부분도 물론 마찬가지고요. 지금으로 돌이켜보면 그냥 사람들이 각자 가지고 있는 중점이나 주관을 골고루 존중하며 다양한 방향으로 가는 편이 좋지 않을까 해요. 그런 면에서 꼭 어떤 게 맞고 틀리다 그러기보다 그것들을 다 포용할 수 있는 자리가 바로 메이커 페어인 듯해요.

 

끝으로 메이커 페어 서울 2019를 앞두고 메이커나 관람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우리 가족 중에서 저만 이과예요. 그래서인지 제가 만드는 기술의 수준이 올라갈수록 공감을 받기가 어렵더라고요. 이게 왜 대단한지 이해를 잘 못 해주니까 죄송한 말씀이지만 답답함도 있었고요. 저는 막 엄청나게 고심해서 해답을 찾아내며 기껏 공들여 만들었는데 결국 자기만족으로만 남아야 한다는 점이 굉장히 아쉬웠어요. 사실 지금 만드는 Pourtrait도 아직은 주위에서 “재미있기는 한데 고작 그거 하겠다고 그렇게까지 만들어야 하냐”고들 해요.

그러나 메이커 페어에 가면 정말 다양한 메이커들이 서로의 가치를 알아보고 함께 즐거워하잖아요. 그런 부분이 진짜 재미있어서 6년째 매년 참가하고 있거든요. 정말로 감사하죠.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공지사항] Maker Faire(메이커 페어) 행사명의 상표권 안내드립니다

올해 제7회 메이커 페어 서울이 잘 마무리되었습니다. 메이커 페어 서울의 주최사인 (주)블로터앤미디어는 국내 메이커 운동 활성화를 위해 메이커 미디어와의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매년 메이커 페어 서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메이커 교육’, ‘메이커 운동’이 국내에 확산되며 메이커 페어 행사에 대한 관심 및 메이커 문화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에 따라 행사명인 ‘메이커 페어’를 잘못 사용하는 경우도 늘고 있어 상표권에 대한 내용을 공지합니다.

  • ‘Maker Faire’는 미국 메이커 미디어에서 직접 국내 상표권을 등록하여 상표권이 있는 행사명입니다. 해당 상표권은 한글로 표기하는 ‘메이커 페어’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 이 상표권의 국내 사용권 및 라이선스는 (주)블로터앤미디어에서 독점적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 미국 메이커 미디어의 정식 라이선스를 받은 행사는 https://makerfaire.com/map/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메이커 미디어는 메이커들의 축제라는 정체성과 가치를 전 세계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 ‘메이커 페어’에 대한 각국의 상표권을 획득하고, 파트너 사 및 개인들과 라이선스를 통한 긴밀한 협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국 메이커 페어도 7년째 운영이 된바, 조직, 구성, 운영이 전혀 다른 행사에서 ‘메이커 페어’가 행사명으로 쓰일 경우, 상표권의 침해를 넘어 차후 지역 메이커 페어 문화 및 분위기에 대한 훼손도 발생할 수 있다고 인지하고 강력하게 조치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의 메이커 페어의 운영팀은 지역색을 살리면서도 ‘메이커의 브랜드’라는 고유의 이미지와 그 가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의 메이커 페어의 운영팀은 지역색을 살리면서도 ‘메이커의 브랜드’라는 고유의 이미지와 그 가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주)블로터앤미디어는 메이커 미디어와의 계약을 통해서 국내 독점 라이선스를 가지는 것과 동시에 국내 라이선스 사용에 대한 내용 확인 및 전달의 의무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국내에서 행사명의 오용이나 상표권 침해가 발생할 경우 아래와 같은 순서로 해당 건을 처리하고 있습니다.

  • 해당자 혹은 해당 기관에 행사명 상표권에 대한 안내 및 행사명 정정 요청
  • 일주일 정도의 조정 기간 동안 정정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메이커 미디어에 해당 건에 대한 내용 전달
  • 전달 이후에는 해당자 혹은 해당 기관은 메이커 미디어와 직접 법적 처리

상표권은 저작권과는 다르게 공정이용이라는 개념이 별도로 존재하지 않아 공공기관이라도 침해 사유가 면제되지 않습니다.

최근 해당 행사명이 상표권 등록이 된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오용하는 건이 빈번하게 발생하였기에 본 공지를 통해서 이 사실을 널리 알리고 국내 메이커분들과 일궈온 한국 메이커 페어의 소중한 가치를 지키려고 합니다.

메이커 페어의 정의에 대한 조금 더 세부적인 내용은 국내 메이커 페어 웹페이지(https://makerfaire.co.kr/about)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정식으로 라이선스를 받은 행사는 미국 메이커 페어 웹페이지(https://makerfaire.com/map)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