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커 인터뷰] 웃음 그리고 즐기는 과학을 나누는 환상의 짝꿍 – 크리스티나 & 로저 메이커

재미난 물건, 재미난 일, 재미난 일상을 ‘만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메이커 페어 서울은 매년 만드는 사람들이 모이는 축제입니다. 메이크 코리아가 만난 축제의 주인공과 작품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가슴 깊은 곳에 무엇인가를 만들고픈 열망을 간직한 어른이, 꿈 많은 청소년과 어린 친구들을 모두 환영합니다.

 

“웃음 그리고 즐기는 과학을 나누는 환상의 짝꿍 “대박!”

한국에 Smiles 전파한 크리스티나 & 로저 메이커

 

지난 10월 19일과 20일 양일간 열린 메이커 페어 서울 2019에서는 유독 밝게 웃으며 독특한 에너지를 전파한 외국인 메이커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Smiles – International Art Experiences라는 프로젝트를 선보인 Christine Harvey(이하 크리스티나) 그리고 Roger Lawson(이하 로저) 메이커는 부스 내에서도 부스 밖 문화비축기지 곳곳에서도 친근한 매력과 함께 ‘글로벌 인싸’로서의 면모를 가득 풍겼다.

크리스티나와 로저 메이커는 지난 2016년 메이커 페어 베이에어리어에서 전다은 메이커를 만나 친구가 된 “롱 원더풀 스토리”가 지금껏 이어져 생애 처음으로 한국 땅까지 밟았다. 두 메이커가 팀을 이뤄서 한국까지 찾아와 보여주고자 한 Smiles는 무엇이었는지 전다은 메이커와 함께 찾아가 물었다.

크리스티나(좌) 그리고 로저(우) 메이커가 손가락 하트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참고로 이 둘은 부부가 아니다. (사진=장지원)

 

먼저 간단히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크리스티나 저는 과학교사이자 메이커예요. 세상에 궁금증이 많은 사람이기도 하죠.

로저 저도 과학교사고요.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다르게 생각하고 보여줄지 방법을 찾는 데 관심이 많아요.

 

이번에 가져온 Smiles는 어떤 작품인지요?

크리스티나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과 예술적인 경험을 공유하고 싶어서 만들었어요. 먼저 포스트잇에 웃는 얼굴을 그려달라고 하고 뒤이어서는 토끼 귀를 그려달라고도 하거든요. 다 그리면 부스 뒤편 벽에 전시된 다른 웃는 얼굴 그림들도 같이 감상하고 그것들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함께 웃어보는 프로젝트예요. 그렇게 미국 메이커 페어에서와 이번 메이커 페어 서울에서 받은 스마일이 한 데 모였죠.

 

메이커 페어 서울에서 받은 반응은 어땠나요?

크리스티나 그야말로 놀라웠어요. 모두 자발적이자 열린 마음이었고요. 다들 열정적으로 참여해줬고 부스 뒤쪽 벽을 보면서 놀라워했어요. 셀카도 많이 찍으며 다 같이 웃었죠. 어떤 분은 “여러분 같은 사람 덕분에 세상이 조금씩 바뀌는 듯하다”며 좋은 말도 들려줬어요. 수잔(전다은 메이커의 친척)이 통역을 잘 도와준 덕분에요. 예술로 다른 사람에게 감동을 안기는 일, 그게 예술가의 꿈 아닐까요. 하나의 세상, 하나의 사랑을 만드는 거요.

 

Smiles 부스에서 각양각색의 미소와 함께 두 메이커 팀이 웃음 짓고 있다. (사진=전다은)

 

언제부터 메이커로 활동하기 시작했는지 궁금해요.

크리스티나 과학교사로서 학생 200여 명을 매일 가르치던 중 여러 가지로 한계가 있다고 느꼈어요. 예술을 하고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에 6~7년 전부터 메이커 페어로 참여하기 시작했죠. 그렇게 로저와 동료로서 한 팀이 돼 계속 활동하는 중이고요. 전다은 메이커를 만나서는 그가 저희를 이곳으로 안내하면서 용기도 주고 확신도 안겨줬어요.

 

메이커로서 과학교사로서 말해주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일지요?

크리스티나 아이들에게 어떻게 과학에 관심을 느끼고 사랑하게 할지 늘 고민해요. 공룡을 좋아하듯 우주를 좋아하듯 동물을 좋아하듯 과학에 자연스럽게 흥미를 갖도록 말이죠. 물론 이때 강요가 들어가서는 안 돼요. 지나치게 설명해서도 안 되고요. 그냥 즐기게 두는 거예요. 과학관에 데려가서도 너무 설명하거나 가르치는 대신 내버려 두죠. 대신 이렇게 말해요. ‘나도 모르겠어. 그렇지만 같이 찾아볼까?’ 이렇듯 함께 배우며 참여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봐요. 우리도 각자 매일 새로이 배우잖아요.

 

메이커 페어는 각국 어디에 참가했나요?

크리스티나 현재까지는 미국과 한국 두 나라예요. 미국에서는 뉴욕 두 번을 비롯해 샌디에이고 그리고 베이에어리어에 참여했죠.

 

(왼쪽부터) 크리스티나, 로저, 전다은 메이커가 메이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전다은)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었는지요? 느낀 점은 어땠을까요?

크리스티나 한국 방문도 메이커 페어 서울 참가도 처음이었어요. 느낀 점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이거예요. “Wow.” 사람들은 하나같이 매우 친절했고요. 놀기도 열심히 노는데 매우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 같아요. 아침에 지하철을 타러 뛰어가는데 왜 뛰는지를 몰라서 놀랐거든요. 한국 하면 짧은 시간에 빠르게 발전한 나라로 꼽히잖아요. 이제는 놀 수 있는 때가 된 것도 같아요.

 

메이커 페어 참여로 느낀 미국에서와 한국에서의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로저 참여도가 더 좋은 것 같아요. 미국에서는 그래서 그걸로 나한테 뭘 줄 수 있는지 다소 계산적인 편이거든요.

크리스티나 모두 그렇지는 않아도 미국은 예술보다는 기술적인 면에 좀 더 신경을 쓰는 경향은 있어요. 하지만 한국은 모두가 예술을 열린 마음으로 보고 즐길 줄 알더라고요. 미국에서는 그려보라고 했을 때 보기만 하고 그냥 지나가는 사람도 많았는데 한국에서는 다들 흔쾌히 그려줬거든요. 지하철역마다 시를 읽을 수 있게 붙여 놓은 나라가 한국이잖아요. 한국인들에게는 시가 문화적으로 가까이 있는 듯 느껴져서 그 점도 인상적이었어요.

 

메이커 페어 서울 2019에서 특히 좋았다는 면을 꼽자면 어떤 부분일지요?

크리스티나 사람들이죠. 관람객들이 진심으로 열정을 다 해 즐기는 모습이요. 덕택에 새로운 한국 친구도 많이 사귀었어요. 개인으로서 또는 가족끼리 사진도 많이 찍었고요.

 

크리스티나 & 로저 메이커는 DIY 굿즈도 카드보드 로봇도 만들며 메이커 페어 서울 2019를 즐겼다. (사진=전다은)

 

특히 재미있던 프로젝트를 골라 말씀해줄 수 있나요?

로저 Garage.M(게러지엠)에서 만드는 카드보드 공룡이 재미있었고요.

 

크리스티나 Dev.Art 최재필 메이커가 만든 웃는 표정을 읽어주는 스마일, 작은발명공작소의 DIY 굿즈, 만드로 이상호 메이커의 전자의수가 인상적이었어요. 공방(USHS)에서 만든 영화 인터스텔라의 로봇 그리고 ExP. D&A의 펭귄 가위바위보(가위~바위~펭!)도 신기했어요.

 

다음 계획이나 꿈은 무엇인지 듣고 싶어요.

크리스티나 메이커 페어 외에도 박물관에 몇 달간 메이커 프로젝트를 전시하고 있어요. 지난 5월에는 ‘장난감 비’라고 장난감을 실로 연결해 구름 아래로 비가 내리듯 보이게 만든 작품이거든요. 이처럼 다른 나라 여러 사람에게 더 웃음을 주는 작품활동을 계속하고 싶어요. 내년 4월에 메이커 페어 베를린에 가자고 전다은 메이커가 자꾸 꼬드기고 있거든요. 멕시코에서 이제 막 시작한 메이커 페어 할리스코도 가고 싶고요. 기자님도 갈래요? (웃음)

 

끝으로 내년을 기약하며 한국의 메이커들에게 한마디 해주겠어요?

크리스티나 & 로저 이토록 긍정적인 경험을 겪게 해줘서 고마워요. 정말 대단했어요. “감사합니다. 대박!”

 

로저 & 크리스티나 메이커가 앞으로 어디에 가서 사람들을 웃게 할지 논의하고 있다. (사진=장지원)

글·사진 | 장지원

 

[메이커 인터뷰] 오픈지그웨어로 못 만드는 로봇은 없어요 – 온진욱 메이커

재미난 물건, 재미난 일, 재미난 일상을 ‘만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메이커 페어 서울은 매년 만드는 사람들이 모이는 축제입니다. 메이크 코리아가 만난 축제의 주인공과 작품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가슴 깊은 곳에 무엇인가를 만들고픈 열망을 간직한 어른이, 꿈 많은 청소년과 어린 친구들을 모두 환영합니다.

 

“오픈지그웨어로 못 만드는 로봇은 없어요”

오픈지그웨어 이용해 로봇 설계하는 온진욱 메이커

 

온진욱 메이커는 오로카라는 이름의 메이커 모임에서 쿠루쿠루라는 별명을 사용하며 오픈지그웨어라는 동적 링크 라이브러리(DLL)를 가르치고 공유하고 있다. 오픈지그웨어를 이용하면 수식만을 이용해 로봇 설계가 쉽게 가능하고 이를 어떤 형태의 로봇에도 어렵지 않게 적용할 수 있다고 온진욱 메이커는 강조했다.

그 결과물로 여러 가지 매니퓰레이터와 보행 로봇 등을 메이커 페어 서울 2019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온진욱 메이커를 만나 오픈지그웨어가 무엇인지 그것으로 어느 로봇까지 만들어냈는지 알아봤다.

 온진욱 메이커가 메이키 티셔츠를 입고 헐크버스터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장지원)

 

이번 프로젝트의 설명을 간단히 부탁드려요.

사탕 뽑기 로봇 그리고 그 네 가지를 조합해서 만든 델타 사족보행 로봇이 있고요. 최근에 만들어서 보완 중인 헐크버스터 형태의 휴머노이드 이족보행 로봇도 있어요. 그리고 매니퓰레이터를 작은 형태로 먼저 설계해 만든 뒤 작은 모듈을 각기 이어 붙여서 큰 형태의 매니퓰레이터로도 만들었고요. 저 혼자만이 아니라 오로카 모임에서 단체로 나올 거예요. 구성원들의 아이디어를 조금씩 녹여내 만든 각자의 작품들도 보여드릴 거거든요.

이와 별개로 다른 메이커 한 분이 진짜 잘 만든 초대형 건담이 있는데요. 거의 장식처럼 가만히 놓고 있던 작품을 움직이게 해주겠다고 잠깐 빌려서 동작을 추가한 다음에 돌려드리려 하고 있어요. 이 건담도 메이커 페어 서울 2019에서 확인하면 돼요.

 

주요 작품인 사탕 뽑기 로봇, 사족보행 로봇, 헐크버스터는 어떻게 만들었나요?

매니퓰레이터를 만드는데 보통은 모터가 다섯 개나 필요해요. 하지만 모터가 비싸다 보니까 사용 가능한 개수가 제한될 수 있잖아요. 이때 모터를 단 세 개만 갖고 비용을 절약하며 만드는 게 델타형 매니퓰레이터거든요. 델타형 하나로 사탕 뽑기 로봇을 만든 거고요.

그러던 가운데 어떤 분이 아이디어를 줬어요. 각자 만든 델타형을 여러 개 모으면 함께 뭔가를 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거였죠. 마치 변신 합체 로봇처럼요. 그 말을 듣고 사족보행 로봇을 만들면 되겠다고 해서 실현해냈죠. 가운데에는 3D카메라를 장착해서 굳이 모터를 눈으로 확인하지 않아도 카메라를 통해 둘러보게끔 하면서요.

머리에는 모터를 넣지 않은 대신 허리부터 발끝까지 하나하나 집어넣어서 초안을 만들었어요. 무릎에는 특히 힘이 많이 갈 것 같아서 비싼 모터를 적용했고요. 나중에 점차 업그레이드할 가능성이 큰 작품이에요.

델타형 매니퓰레이터 4기가 합체해 사족보행 로봇으로 다시 태어났다. (사진=장지원)

 

작품을 만들면서 쓴 오픈지그웨어란 무엇인지요?

오픈지그웨어는 미들웨어의 일종으로 윈도에서 돌아가는 DLL이에요. 이를 이용해서 프로그램을 짤 경우 라이브러리에서 호출 함수 하나만으로 툴 전체를 불러오기가 가능해요. 모션 툴과 디자인 툴을 통해 3D모델링을 만들 수 있고 직접 모터를 제어할 수도 있어요.

이렇듯 로봇의 형태를 만들 때 내 마음대로 수학적 수식만 넣으면 프로그램 안에서 원하는 그대로 적용이 돼요. 쉽게 짜려면 쉽게 짜고 어렵게 짜려면 어렵게 짜는 것도 되게끔 오픈돼 있죠. 모든 코드는 다섯 줄 이내로 가능한 덕분에 중고등학생도 영문 타이핑이 느릴지언정 금방 배워서 활용해요.

 

오픈지그웨어의 장점은 곧 직관적으로 설계할 수 있다는 부분인가요?

이를테면 포워드 키네메틱스라는 수식을 이용해서 그림을 그리면 곧장 네 관절의 수학적 형태가 만들어지고 이를 거쳐 실제 매니퓰레이터의 설계까지 10분이 채 안 걸려요. x, y, z축으로 각각 얼마나 그릴지 요령만 있으면 몇 가지 수식만으로 전부 한 번에 만들어지니까 넣고 싶은 수식을 복사하기와 붙여넣기로 그저 가져다 쓰기만 하면 되죠. 명령어 한 줄이면 팝업으로 모션 툴과 디자인 툴이 곧바로 뜨는 셈이에요.

이 부분이 풀렸냐 아니냐의 차이는 매우 커요. 10㎜를 움직인다고 해도 코딩을 일일이 입력하는 쪽에서는 각도 하나하나를 어찌할지 고생하는 반면 오픈지그웨어를 쓸 때는 예상 이동 경로가 x, y, z축으로 곧장 파악되니까 모션을 훨씬 쉽게 짤 수 있거든요. 만들어놓은 모델링에 따라 연속으로 이어지는 모션을 자동으로 생성되게 하기도 가능하고요.

 오픈지그웨어를 활용하면 복잡한 매니퓰레이터도 짧은 시간 안에 만들 수 있다. (사진=장지원)

 

그렇게 로봇의 보행도 간단히 구현 가능한지요?

걷는 부분은 조금 달라요. 오픈지그웨어 내에 엑셀 함수도 넣도록 같이 오픈됐는데요. 모터에 번호를 맞춰주고 수식에 따라 몇 번 모터가 이동하는지를 정해둬요. 이때 각 파라미터 또는 수위를 둬서 얼마나 흔들지, 들어 올릴지, 주저앉을지, 벌릴지, 펼지 같은 경우의 수를 붙여넣을 시에 보행이 자동으로 만들어지죠.

 

웹캠 또한 오픈지그웨어를 통해 응용할 수 있다고 들었어요.

웹캠도 오픈지그웨어에서 코드 한 줄만으로 웹에다 스트리밍 영상을 바로 뽑아낼 수 있어요. 만약 라즈베리파이에서 누군가 카메라로 화면을 송출하고 있으면 이를 끌어와서 내 컴퓨터로 보는 것도 되고요. 단 중간에 서버를 거쳐 컴퓨터에 보이는지라 조금은 딜레이가 생겨요. 이렇게 하지 않고 디바이스끼리 직접 연결하면 동작 속도가 조금은 더 빨라지겠지만요.

웹캠으로 영상을 받아오는 데 그치지 않고 오픈CV에 활용하게끔 이미지를 캡처해서 보내줄 수도 있어요. 이로써 조이스틱이나 컨트롤러를 이용해 원격으로 조종할 시에도 쉽게 적용되겠죠. 이렇듯 실제 업무상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기능은 거의 다 들어가 있다고 보면 돼요.

 온진욱 메이커가 오픈지그웨어로 하는 로봇 설계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장지원)

 

오픈지그웨어 교육은 언제부터 하고 있나요? 보람이 클 것 같아요.

지금까지 6년 정도 한 것 같아요. 서울 대성고등학교에서 토요일 수업을 연 것이 시작이었고요. 이후 오로카 수요모임에서 정기적으로 오픈지그웨어를 교육하면서 별도로 목요모임도 개설해 몇 달 동안 천안에서 올라오는 중고등학생을 가르치기도 했어요.

뿌듯함은 분명히 있죠. 3D프린터를 직접 만들어서 여러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원하는 대학교에 입학한 학생도 있고요. 애초 생각보다 더 큰 친구들도 종종 눈에 띄어요. 기대하지 않았는데 뜬금없이 엄청나게 성장해서 이제는 저랑 다른 분야를 개척하지 않나 싶을 정도인 구성원도 보이거든요.

 

특히 자랑할 만한 구성원이 있다면 소개해줄 수 있을까요?

그중에서 한 친구는 어느 날 초등학생 시절에 자기가 하는 말이 키네메틱스인지도 모르고 이렇게 하면 되지 않을까요 하면서 해답을 얘기하는 거예요. 신기하더라고요. 네가 지금 말한 게 뭐니까 뭔지 정확하게 설명해줄 테니 그냥 놀러 온다는 생각으로 찾아오라 했고 이후부터 인연이 돼 현재는 중학교 3학년으로 컸어요.

더 나아가서 이제는 이 친구가 주야장천 설명하는 내용을 제가 못 알아들을 정도예요. 중학생으로 치지 않고 같은 엔지니어로 보죠. (웃음) 가지고 있는 지식이 엔지니어끼리 얘기해도 혀가 내둘러질 지경이니까요. 오히려 제가 배워야 할 부분도 많아요. 약한 부분을 조금 도와주거나 서로 조언을 주고받도록 연결하는 식으로 환경을 꾸며주고만 있지 제가 가르칠 건 없어요.

 

온진욱 메이커님에게 오로카란 어떤 모임인가요?

집 같아요. 모임의 장으로 활동하면서 구성원들이 만들고 싶은 걸 해내는 길로 지원하고 있거든요. 그 결과물이 완성되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아요. 오픈지그웨어를 교육받은 뒤 나중에 잘 됐다고 학생들에게 연락이 오면 그 또한 보람차고요.

요즘에나 메이커들을 좋게 보지 예전에는 너무 안 좋게만 봤잖아요. (웃음) 돈도 못 벌고 고생은 고생대로 하다가 못 버티고 떠날 뿐이라며 말리는 경우가 많았는데 오로카는 메이커 문화가 활성화되기 전부터 생겨나서 지속하는 모임이에요. 그만큼 우리 스스로 해낼 발판을 많이 마련했다고 생각하니까 더욱 애착이 많이 가요.

  온진욱 메이커에게는 오픈지그웨어 그리고 오로카와 함께 일구는 성장이 가장 큰 기쁨이다. (사진=장지원)

 

메이커 페어 서울 2019에서는 어떻게 재미나게 부스를 꾸밀지 듣고 싶어요.

그게 고민이에요. 진짜로 여기저기 걸어 다니게 했다가는 사고가 날 우려가 크잖아요. Myo라는 센서를 이용해 참관객 스스로 조종해보는 자리를 만들지도 떠올려봤다만 팔이 얇은 어린이가 하기는 힘들 것 같아 걱정이거든요.

사탕 뽑기 로봇은 인기가 정말 많아서 이번에도 내놓을 생각이고요. (웃음) 헐크버스터를 특히 활용해볼까 해요. 일단은 안무를 다듬어서 춤을 추게 할까 아니면 특정 구간을 앞으로 뒤로 걷게 할까 하는 중이죠. 간혹 보행 여부를 물어보기도 하거든요. 덩치가 작으니 테이블 위에서 걸어 다니면 되니까 그렇게 해볼지 어떻게 할지 정도로 생각하고 있어요.

 

온진욱 메이커님의 향후 목표는 무엇인가요?

오픈지그웨어로 이것저것 만들다 보면 제가 도와주는 것 같아도 사실 도움을 많이 받아요. 학생이나 여타 구성원이 만드는 모습을 보고 문제점을 발견할 때마다 소프트웨어를 계속 보완하거든요. 그렇게 이 소프트웨어의 끝을 보고자 해요. 어디 한 번 끝까지 가서 로봇 만들기의 장벽을 확 낮춰 누구라도 손쉽게 사용하는 DLL이 되도록 하고 싶어요.

오픈지그웨어의 콘셉트로 첫 번째는 프로그래밍을 전혀 몰라도 수학만 알면 이를 활용해 로봇을 만들 수 있다는 부분이고요. 두 번째는 오픈지그웨어로 다루지 못할 로봇, 못 만드는 로봇은 없다는 점이에요. 이를 바탕으로 엑셀처럼 복사하기와 붙여넣기만 잘하면 어떤 로봇이든 바로 동작하게끔 제대로 완성하고픈 마음이에요.

 

끝으로 메이커 페어 서울 2019를 찾아올 분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그냥 다들 재미있게 즐기고 가면 좋겠어요. 진행하다 보면 간혹 별 것 아니라며 휙 가버리는 분들이 종종 보이거든요. 그런 말이 나오지 않게 최대한 준비할 테니 우와! 하는 감탄사 한마디가 듣고 싶어요. 정말 즐기고 갈 만한 환경으로 만들 생각이니까 즐겁게 놀다 가기를 바라요.

 

글·사진 | 장지원

 

[메이커 인터뷰] 만들고 싶은 걸 만들며 공학의 재미를 알리고파 – Make & Play 만놀

재미난 물건, 재미난 일, 재미난 일상을 ‘만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메이커 페어 서울은 매년 만드는 사람들이 모이는 축제입니다. 메이크 코리아가 만난 축제의 주인공과 작품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가슴 깊은 곳에 무엇인가를 만들고픈 열망을 간직한 어른이, 꿈 많은 청소년과 어린 친구들을 모두 환영합니다.

 

“만들고 싶은 걸 만들며 공학의 재미를 알리고파”

DIY 리듬게임기 등 만든 Make & Play 만놀

 

Make & Play 만놀(이하 만놀)은 참 별의별 특이한 것들을 다 만들었다. 각각 차우차우, 미녁, 만현이라고 불리는 강건욱과 백민혁 그리고 김성현 메이커는 다가오는 메이커 페어 서울 2019에 DIY 리듬게임기, 리그오브레전드 제이스 망치, 스타크래프트 시즈탱크를 비롯해 그간 만놀이 만들고 놀며 쌓아온 결과물들을 총동원할 예정이다. 그래서 만놀은 어쩌다 이런 작품까지 과감히 만들어냈을까? 궁금함을 참을 길이 없어 만놀의 본거지인 대구 신기술산업지원센터까지 찾아가 그들을 만났다.

 왼쪽부터 만놀의 백민혁, 김성현, 강건욱 메이커가 주요 작품을 자랑스럽게 들어 올리고 있다.(사진=장지원)

 

프로젝트 이름이 길어요. ‘키보드 Hacking 등을 이용한 DIY 리듬게임기 제작 및 게임과 영화 소품 DIY’인데 설명을 부탁드려요.

민혁 우리가 메이커 페어 참가는 처음이라서요. 다른 팀들은 보니까 이름을 간결하게 했던데 우리는 어떻게 제목을 정할지를 몰라서 갖고 나올 작품을 쭉 나열했어요. 말 그대로 리듬게임기와 제이스 망치, 시즈탱크처럼 게임에 나오는 기기 혹은 소품을 DIY로 우리가 직접 만들었고 이를 보여드리고 공유하려고 해요.

DIY 리듬게임기는 버튼 배열을 일자로 혹은 십자로 변형도 가능하다. (사진=장지원)

 

DIY 리듬게임기를 펌프와 사운드볼텍스를 선택해 만든 이유가 궁금해요.

민혁 일단 그런 리듬게임은 쉽게 접하기가 어려워요. 왜냐면 대부분이 다 오락실에 있거든요. 그걸 집까지 가져와서 즐기기는 힘들잖아요. 일반적인 게임과 비교해 구조적으로 다르다 보니 만들기도 사실은 쉽지 않아요. 그만큼 보통 조이스틱으로 하는 게임보다는 특출나고 독창적인 방식으로 만들 수 있으니까 메인 테마로 선택하기도 했고요.

그리고 아직 코딩이나 아두이노를 사용하는 데 어려워하는 분들이 많잖아요. 하지만 DIY 리듬게임기는 우리가 쓰던 키보드를 개조만 하면 만들 수가 있거든요. 이렇게 새로 만드는 방법이 있다고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코딩 없이 키보드를 개조해 만들기가 어떻게 가능한지 간단히 알려줄 수 있을까요?

민혁 키보드가 있을 때 해당 스위치를 누르면 명령어가 입력되잖아요. 그 자리를 리듬게임 버튼으로 대체했다고 생각하면 돼요.

여기에 덧붙여 설명하자면 네 버튼을 일렬로 두고서 리듬게임도 하지만 버튼의 위치를 바꿔 화살표 키 모양으로 만들어서 다른 아케이드게임도 조작이 가능해요. 버튼 네 개를 이용해서 하는 게임이라면 모두 즐길 수 있다고 보면 되죠.

제이스 망치는 정말이지 크고 아름답다. (사진=장지원)

 

제이스 망치는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었나요?

민혁 리그오브레전드의 챔피언 제이스가 쓰는 망치를 만들었어요. 처음에는 1대1 사이즈로 3D모델링을 할까 했는데요. 하려다 보니 그러기에는 너무 커서 진짜로 인쇄했다가는 약 1년쯤은 걸릴 것 같아 방법을 바꿨거든요. (웃음) 그래서 MDF 합판으로 잘라서 조립하는 형식으로 만들었더니 완성하고 나니 무게가 어마어마해졌어요. 무려 15㎏이나 나가니까요.

그저 외형만 만들지 않고 안쪽에 LED를 넣어서 빛을 낼 수 있게도 했어요. 이렇게 디테일을 더하니 멋있어지더라고요.

 

시즈탱크는 어떻게 만들었는지도 소개해주세요.

성현 시즈탱크는 3D모델링을 통해 모든 부품을 설계하고 인쇄했고요. 이후 내부 모터와 전선 등을 연결하고 아두이노를 이용해 회로를 구성해서 실제로 동작할 수 있게 만들었어요. 탈것으로서 운행도 되고요. 시즈모드로 변신해 발사까지 가능하죠.

시즈탱크가 퉁퉁포 모드로 가만히 있대도 방심은 금물이다. (사진=장지원)

 

각 작품을 만들면서 어려움을 느낀 부분은 어디였는지요?

민혁 DIY 리듬게임기는 일반 버튼을 컴퓨터에 연결할 때 전력 문제가 좀 생겼어요. 불이 들어오게 하고도 싶어서 구현해보려 하니 일반 회로에 추가 회로를 따로 만들어야 하는 데에서 힘이 들었고요.

제이스 망치는 일단 어마어마하게 무거운 나머지 연결 부위를 단단하게 만들기가 어렵더라고요. 연결한 부분이 도중에 똑 떨어져 나가서 그 부분을 단단하게 하겠다고 내부를 모두 뜯어내 다시 만드느라고 우여곡절이 많았죠. 무게를 버티는 구조를 재차 설계해서 적용해야 했으니까요. 그래도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변신도 가능하도록 망치 2탄을 고려하고 있어요.

성현 시즈탱크는 3D출력물을 뽑아놓고 후처리하는 과정이 힘들었어요. 3D프린터로 인쇄를 마친 뒤에 옥상에서 라카 칠을 하고 말렸는데 그 날이 실은 한여름이었거든요. 대구의 기온이 너무 높던 거예요. 대프리카라고 하잖아요. 녹더라고요. 부품이 다들 휘어서 난리가 났죠. (웃음) 또 워낙 부품들이 하나같이 큼지막하니까 사포질하는 일도 전 팀원이 다 모여서 작업해야 했고요.

 

정말 희한한 걸 많이 만들었어요.

건욱 전반적으로 백민혁 메이커가 영화 쪽으로, 김성현 메이커는 게임 위주로 만드는 편이에요. 같은 메이커면서 주 관심 분야 또는 주 종목이 다른 셈이죠. 각자 여러 재미난 작품을 만든 차에 전부 들고 갈지도 고민하는 중인데 우선 카트는 너무 덩치가 커서 어렵고요. DIY 리듬게임기와 제이스 망치, 시즈탱크 그리고 아이언맨 아크리액터 등을 위주로 챙겨갈 듯해요.

아이언맨 아크리액터는 휴대전화도 무선으로 3000만큼 충전해준다. (사진=장지원)

 

굳이 이렇게 재미있는 작품을 위주로 만드는 까닭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성현 사실 그 부분은 아마 여기 세 명의 목적이 다 다를 거예요. 물론 공통된 부분이 있어서 함께 모여는 있지만 추구하는 방향이 조금씩은 차이가 있거든요. 저는 공학을 워낙 평소에도 좋아하지만 전 세계 다른 문화권과 비교해 대한민국에서는 공학이 대중화되지 못했다고 느끼거든요. 그래서 제가 좋아하는 공학을 우리 사회에 더 널리 알려서 공학을 여러 사람이 좋아하고 사랑하는 대중화를 이끌고 싶어요.

민혁 저는 그냥 만들고 싶은 걸 실제로 만들고자 시작했어요. 쾌락주의적인 말이기는 한데 그냥 제가 원하는 바를 실천하고 싶은 거예요. 연구는 사실 엄밀히 말해 딱딱하잖아요. 무거운 부분은 내려놓고 이걸 만들면 재미있겠다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직접 완성해내는 데 의미가 크다고 봐요. 물론 연구 성과를 보이며 상용화를 시키는 분들도 정말 대단하죠. 하지만 이 또한 이대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건욱 저는 공대생이지만 이 친구들보다 지식은 짧아요. 대신에 만놀이라는 회사를 차렸죠. 제 주위에는 이런 친구들 그리고 친구의 친구들이 많아요. 그들이 자신만의 능력을 뽐낼 수 있는 장을 만들고 그곳에서 수익을 낼 수 있게끔 만들고 싶었어요. 자기가 하고 싶은 일로 돈도 버는 삶을 만들어보고자 해서 만놀을 기획해 함께하고 있죠. 그래서 아두이노 및 3D모델링 교육도 열고 교육용 키트도 개발해 납품하는 중이에요.

 만놀이 개발한 키트는 손으로 끼우는 것만으로 쉽게 완성할 수 있다. (사진=장지원)

 

메이커 페어 서울 2019가 열리는 날 부스는 어떻게 꾸밀 계획인가요?

건욱 우선 사람들에게 이목을 끌려면 리듬게임과 아케이드게임을 앞쪽에 많이 전시하는 편이 좋다고 봐요. 부스에 찾아와서 우리가 만든 게임들을 먼저 즐긴 다음으로 방문한 김에 다른 작품도 들어와서 더 둘러볼 수 있게끔 하려고요. 특히 부피가 큰 제이스 망치와 시즈탱크는 앞쪽에 진열하고 자잘한 것들은 뒤쪽에 둬서 한 바퀴 도는 식으로 하면 어떨까 해요.

성현 그리고 우리가 만든 교육용 키트도 비치해서 관련 체험도 하도록 작은 공간이나마 마련해서 진행할 참이에요.

 

메이커 페어 서울 2019에 등장할 교육용 키트나 그 외 작품으로는 무엇이 있나요?

성현 지금까지 만들기로는 테오얀센로봇이라는 거미처럼 걸어 다니는 로봇 그리고 스마트폰으로 조종하는 RC카인데 집게를 달아서 공을 모는 축구로봇이 있고요. 세상에서 제일 쓸모없는 스위치도 가져갈 거예요. 스위치를 누르면 손가락이 나와서 옆에 있는 스위치를 꺼주는 기계죠. 제가 직접 누르면 되는데. (웃음) 매우 컬트적인 인기를 끌어서 키트로도 만들었어요.

민혁 스마트게이트도 가져가요. 초음파 센서로 물체가 가까이 오면 이를 인식하는 주차차단기 같은 기기인데요. 도트매트릭스가 있어 이모티콘으로 표정을 표현할 수도 있어요. 끝으로 오또봇은 현재 개발 중인 오픈소스고요. 그것도 우리가 비용을 저렴하게 만들어서 납품할 수 있게끔 할 계획이에요.

건욱 교육용 키트라 하면 사실 흔하잖아요. 그렇지만 이 친구들이 개발을 잘한 이유가 뭐냐면 본드나 접착제를 하나도 쓰지 않고 나사도 최소한으로 사용해 결합할 수 있도록 만들었기 때문이에요. 어린이들도 쉽게 그리고 친환경적으로 완성할 수가 있죠.

그리고 우리가 8월 말과 9월 초 사이 열린 대한민국 융합 해커톤 대회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상을 받았어요. 그 상을 안겨준 작품이 ‘희망이’라는 이름의 인공지능 치매 예측 및 분석 로봇이거든요. 말 그대로 사용자가 로봇과 이야기를 나누면 대화한 내용을 분석해 치매가 있는지 없는지를 진단하고 예측하는 로봇이에요. 그것도 들고 나가면 어떨까 하고 있어요.

 다음에 또 어떤 재미있는 것을 만들지 만놀 3인방의 토론은 계속된다. (사진=장지원)

 

앞으로 만놀을 찾아줄 많은 분께 하고 싶은 말을 전해주세요.

일동 우리의 큰 모토는 그냥 “만들고 놀자”예요. 우리가 만든 걸 같이 가지고 놀며 즐기자는 의미거든요. 초심자에게는 재미를, 메이커에게는 색다른 시야를 보여주는 만놀이 되면 좋겠어요. 그렇게 콘셉트를 잡아서 보여드릴 테니 많이 놀러 와주세요.

 

글·사진 | 장지원

[MENS] 무심코 들이키는 음료, 칼로리 알고 ‘마시자’ – 스마트 칼로리 컵 MSG 만든 동아리 MENS

MENS의 팀원들이 MSG를 함께 들고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장지원)
MENS의 팀원들이 MSG를 함께 들고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장지원)

숭실대학교 전자정보공학부 학생들로 구성된 팀 MENS(Make Everybody’s life New and Special)가 스마트 칼로리 컵 ‘MSG’를 만드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음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간과하는 음료의 칼로리를 음료를 다량 섭취하는 이들을 위해 직관적으로 보여주고자 한다.”

MENS는 MSG를 만들면서 메이커 페어 서울 2017에 8~10종류의 음료를 식별할 줄 아는 스마트 칼로리 컵을 가지고 나가기를 목표로 삼았다. 보여줄 것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으니까. MENS의 최형석, 송동현, 김혜리 메이커를 만났다.

MENS가 만든 스마트 칼로리 컵 MSG (사진: 장지원)
MENS가 만든 스마트 칼로리 컵 MSG (사진: 장지원)

프로젝트명 MSG가 갖는 뜻이 무엇인가? 식품첨가물은 아닌 것 같다.

사실 간단하다. MaSiGa(마시자)다. 학구적으로만 하면 너무 재미가 없으니까 작명부터 좀 유쾌하게 정하자고 해서 이름을 이렇게 지었다. 음료를 마실 때 용량에 따른 칼로리를 염두하며 ‘마시자’는 뜻으로 붙인 것이다. 식품첨가물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해 차용한 부분도 있다.

어떤 원리로 움직이는지?

맨 처음 단계로는 음료가 컵 속에 들어감과 동시에 밑쪽에 부착해둔 컬러센서가 액체의 색깔을 판단하게 된다. 이어서 음료가 채워지면 수위센서가 설정해놓은 일정 정량에 따라 액채의 높낮이를 파악한다. 그 결과물들을 아두이노에다 보내주면 우리가 미리 집어넣은 데이터베이스에 따라 음료의 종류와 용량별 칼로리량이 디스플레이로 나오게 되는 것이다.

스마트 칼로리 컵을 만들 때 성분을 분석하는 방향도 있었지만 그런 제품은 이미 시중에 나와 있었다. 대신 우리는 성분분석이 아니라 컬러 수치를 갖고도 충분히 음료의 종류를 알아낼 수 있겠다고 여겨 이 방향을 선택했다. 또 대부분 수위측정은 물 안에 직접 센서를 넣는 방식이  많지만 우리는 비접점수위센서를 사용해 물 밖에서 수위를 측정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MSG에 설치된 디스플레이로 음료의 종류와 용량에 따른 칼로리가 표시된다 (사진: 장지원)
MSG에 설치된 디스플레이로 음료의 종류와 용량에 따른 칼로리가 표시된다 (사진: 장지원)

디자인이 독특하다. 특히 상어 머리는 어쩌다 달았나?

당초 생각은 스마트 컵이니까 멋있게 심플하고 세련된 이미지로 갈까 했다. 하지만 메이커 페어에서 우리가 만든 아이템을 사람들이 많이 보게 하려면 약간 ‘유아틱’한 면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의견이 나왔다. 그래서 상어가 달려 있는 제품을 구매했다.

우리가 기대하는 바는 부모님과 같이 오는 어린이들이 호기심을 갖고 찾아와 구경해보고 우리가 준비한 음료를 직접 마셔도 보면서 “이 음료는 몇 칼로리야” 하며 재미있게 알아가는 것이다. 보이는 것 역시 중요하기에 디자인을 어떻게 예쁘게 마무리할지 지금도 고민하고 있다.

기준점을 130㎖, 260㎖, 390㎖로 나눴던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고민 중이다. 처음에는 최대한 단위를 잘게 쪼개서 그 수위마다 따라오는 칼로리를 표시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100㎖ 단위로만 하자니 디스플레이에 표시되는 각 칼로리 값이 너무 적었다. 사람들이 봤을 때 보다 직관적으로 “이 음료는 칼로리가 많이 나가네”라 반응하려면 용량 단위에서 어느 정도의 조율이 받쳐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때 130㎖씩이 가장 효과적인 단위였다. 마침 컵의 용량 자체 또한 520㎖여서 이 정도 간격이 제일 적당해 보인다. 아직까지는. 다른 음료들을 더 찾다 보면 충분히 바뀔 수 있는 부분이다.

상어 머리는 메이커 페어 서울 2017의 관람객들을 사로잡을 ‘씬 스틸러’다 (사진: 장지원)
상어 머리는 메이커 페어 서울 2017의 관람객들을 사로잡을 ‘씬 스틸러’다 (사진: 장지원)

향후 어떻게 생산돼 활용되기를 바라나?

이와 비슷한 칼로리 컵이 이미 해외에는 있다. 물론 지금 우리가 이것 하나를 만드는 데 들어간 비용은 거기서 팔고 있는 가격보다 높다. 그렇지만 이것을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대량생산하게 된다면 원가를 훨씬 절감해 시중에 내놓을 만한 아이템이 될 것 같다. 가격 경쟁도 얼마만큼은 가능할 듯하다.

세련되고 스마트한 이미지인 그 제품과 달리 우리 제품은 아기자기해서 기존 제품과 경쟁할 때 아이들부터 키덜트까지를 겨냥하고자 한다.

준비는 언제부터 했는지?

출발은 6월 중순부터였으나 우리가 3학년이다 보니 시험을 준비하느라 당시에는 기획 단계만 마쳤다. 본격적인 시작은 방학이던 7월 초부터였다. 장애물도 많았다. 우리가 구상한 스마트 칼로리 컵을 무슨 부품과 프로그램을 어떻게 써서 만들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컸다.

이를 정리하자 곧 재료비가 만만치 않더라는 문제가 찾아왔다. 사비를 들여 구매하기에는 대학생 입장에서 부담이 컸다. 하지만 학교에서 운영하는 자기계발활동지원사업이 있음을 알고 우리의 계획서와 품의서를 제출하니 담당교수가 “재미있게 잘 할 수 있겠다”며 승인해줬다.

이렇게 제작비를 지원받아 MSG를 만들기 시작한 날이 8월 초엽부터다. 지금까지는 디스플레이를 넣는 등 원하는 부품을 설치하고 프로그래밍해서 스마트 칼로리 컵으로서의 프로토타입 정도는 만들어진 상태다.

김혜리 메이커는 인터뷰 도중에도 MSG를 어떻게 완성할지를 고민했다 (사진: 장지원)
김혜리 메이커는 인터뷰 도중에도 MSG를 어떻게 완성할지를 고민했다 (사진: 장지원)

활동하면서 듣는 지인들의 반응은 어떤가?

송 : 지인들이 내가 아이디어를 내 만든 것을 보면 “네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약간 알 것 같다”면서 “그것을 매력적으로 느낀다”고 얘기하더라.

최 : 보기에는 간단할지 몰라도 하드웨어적인 겉모습 뒤로 소프트웨어의 세부적인 역할수행이 꼭 필요하다. 코딩이 제일 중요하나 간단한 명령을 설정하는 데에도 어려운 점들이 꽤 있다. 그러나 이 점을 모르는 친구들이나 부모님은 “좀 더 어려운 것을 해야 하지 않냐? 일주일만에 다 만들 수 있겠다”라며 완성까지의 과정이 간단하리라 여긴다. 그 말을 들을 때 조금 힘이 빠진다. 보이는 앞부분에 비해 뒤쪽은 어렵고 힘든 부분이 꽤 많은데.

본인 스스로에 대한 만족도를 %로 매기자면?

김 : 현재 나는 60%? 처음에 만들어보고 싶은 것이 있어도 막막해서 시도조차 않았을 때가 10%였고 걱정은 제쳐두고 이것저것 시도하던 작년쯤은 시작이 반이니까 50%만 매기고 싶다. 이제는 오래 걸리기는 해도 시작한 것을 완성하는 단계까지는 왔다. 그러나 완성시키는 일은 여전히 순탄치 않다. 여러 이유로 중간에 무산되는 것들이 너무 많다. 그런 점에서 60%다.

송 : 나는 80%라고 생각한다. 내가 여태껏 고안했던 것은 시간을 투자해 어떻게든 만들어온 편이었고 앞으로도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낼 것이다. 나머지 20%는 대학생활을 마저 하면서 채워나가면 되리라 본다.

최 : 나는 약 40%쯤 되는 것 같다. 향후 살아가면서 제작하는 행위를 이어간다고 봤을 때 나는 정말이지 모르는 것들이 너무 많다. 현재 학원도 다니고 혼자 공부도 하며 실제로 만들고도 있으나 항상 이것도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미래에 사회에 나가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에는 60%, 30~40대 때는 70~80%까지 올리고 50대 이상이 됐을 즈음에는 생각한 것이 있다면 거의 완벽하게 만들어낼 수 있도록 차츰차츰 단계를 밟아가고 싶다.

MENS가 현재 MSG를 더욱 개선할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 장지원)
MENS가 현재 MSG를 더욱 개선할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 장지원)

졸업 후 가고자 하는 진로는 무엇인가?

송 : 나는 원래 가고 싶었던 쪽이 회로 설계 분야다. 관련 회사로 평범하게 들어가 메이킹은 취미로 계속 남겨둘 생각이다.

김 : 나도 비슷하다. 더 공부하고 싶은 분야는 칩 설계다. 그 쪽으로 취직하려 하나 그러면서도 아이디어를 내고 만드는 일은 좋아서 앞으로도 병행하고 싶다.

최 : 뜻이 같아서 모인 팀원들이라 추구하는 길이 비슷하다. 평소에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을 구별해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메이킹은 내가 좋아하는 것이고 내가 잘하는 분야 중에도 흥미로워하는 것은 항공 엔지니어링이다. 이 분야에 진출해 일함과 동시에 내가 좋아하는 메이킹의 규모를 조금씩 키워 나만의 독창적인 취미로 삼는 것이 내가 바라는 길이다.

MENS가 질문에 답하던 도중 함께 웃고 있다 (사진: 장지원)
MENS가 질문에 답하던 도중 함께 웃고 있다 (사진: 장지원)

메이커 페어 서울 2017에 참가하면서 기대하는 바는?

최 : 우리가 메이커 페어에 나가는 가장 큰 이유는 보여주고 싶어서다. 대학생들도 재미난 아이디어가 있다면 그것을 같이 즐겁게 만들면서 창작물을 완성할 수 있다는 사실 말이다. 내가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시간이 없다거나 자신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만들기를 망설이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만들기는 누구나 상관없이 충분히 실행에 옮길 수 있고 그것에는 고통과 인내가 아닌 즐거움이 항상 따른다는 점을 알려주고 싶다.

송 : 메이커 페어에서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을 보면 좋겠다. 나이대별로 살아온 환경에 따라서도 할 수 있는 생각이나 결과물들이 다 다르잖나. 연령대별로 각기 작품들을 어떤 생각을 갖고 어떤 방식으로 만들었는지에 관해 많은 것들을 보고 싶다.

김 : 나는 일단 MSG가 좀 더 완성형으로 개선되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아직은 너무 지저분하다. 선 정리도 확실히 하고 노트북과 연결해 작동되는 현 형태도 배터리를 내장해 충전식으로 바꾸는 방향을 생각 중이다. 마무리작업들을 여럿 해내서 완성도 있는 작품으로 전시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최형석(우), 송동현(좌) 메이커가 MSG를 만든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장지원)
최형석(우), 송동현(좌) 메이커가 MSG를 만든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장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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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젝트명 : MSG(MaSiGa)
  • 팀명 : MENS
  • 메이커 페어 참가 횟수 : 2회(2013, 2017)
  • 프로젝트 한줄 설명 : 컬러센서와 수위센서를 이용해 음료의 종류와 용량을 측정하고 아두이노에서 칼로리를 계산하여 디스플레이를 사용해 보여주는 스마트 칼로리 컵

기사 작성 : 장지원

메이커 페어 서울 2017
주최/주관: (주)블로터앤미디어, 서울혁신센터, (주)그라운드웍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