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메이커] “메이킹, 돈이 되는 걸 만들지 않아도 좋은 일”

8개월(8Month)은 2010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메이커스페이스 해커스랩서울과 2012년의 독립창작스튜디오 노닥노닥 그리고 2014년~2015년 서교전파사의 역사를 잇는 곳이다. 본업이 사진작가인 류승완 메이커는 필요할 때마다 필요한 것들을 만들어오다가, 2015년에 8개월을 시작한 이후로 더 재밌는 방향을 찾으면서 지금껏 메이킹을 해오고 있다. 메이커 페어 서울에 1회부터 이번 7회까지 빠짐없이 참가하고 있는 류승완 메이커를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8개월의 작업공간 한쪽 벽에는 1회 메이커 페어 서울부터 그가 입고 뛴 티셔츠가 가득 전시돼 있다.

8개월의 작업공간 한쪽 벽에는 1회 메이커 페어 서울부터 그가 입고 뛴 티셔츠가 가득 전시돼 있다.

8개월이라는 이름이 어디서 유래했는지부터 여쭤보고 싶어요.

원래 이 자리(8개월의 작업공간)에는 피자 가게가 있었어요. 그런데 2년 단위로 임대 계약을 해오던 중에 임차인이 8개월을 남기고 떠나는 바람에 제가 운 좋게 여기를 임시로 쓰게 되었어요. 비슷한 시기에 두 정거장 떨어진 곳에 제가 회원으로 있던 서교전파사가 이전할 곳을 찾고 있어서, 서로 합치고 8개월이라는 이름을 달아 새로 출발했어요.

그리고 같은 해 연말에 지인이 운영하는 건축 회사가 이 공간을 무료로 공유하는 대신 인테리어를 해주기로 하고 합류했어요. 그런데 그 건축 회사도8개월여 만에 나가버렸거든요. 이런 사연이 있다 보니 이름을 바꿀 필요 없겠다는 구성원 간에 합의가 있어서 8개월이라는 이름을 유지하면서 운영하고 있어요.

8개월 구성원들은 각각 메이커 페어 서울 2018에 무엇을 가지고 나올 계획인가요?

한 분은 가짜뉴스를 판별하는 공을 가져올 거예요. 마이크에다 어떤 정보를 말하면 구글 API가 인터넷으로 가짜뉴스인지 아닌지 찾아내서 가짜일 경우 빨간빛을 낸다고 하고요. 또 한 분은 홀로그램 종이를 이용해 큐브를 만들어서 허공에 정육면체가 떠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한대요. 필름에 미세하게 그어진 요철이 빛을 수직으로 갈라지게 만드는데 그걸 여러 장 겹쳐서 홀로그램을 만들어내는 거죠. 또 한 분은 뭘 가지고 나올지 저도 아직 잘 모르는데요. (웃음) 그렇게들 작업해서 메이커 페어 날 등장할 예정이에요.

할머니를 향한 애정으로 류승완 메이커가 만든 대화보조장치

할머니를 향한 애정으로 류승완 메이커가 만든 대화보조장치

류승완 메이커님이 가져올 것 중 대표는 아무래도 대화보조장치 같아요.

대화보조장치는 2013년 2회 메이커 페어 때 처음 출품했어요. 당시 팔순이 넘은 할머니를 모시고 있었는데, 300만 원짜리 보청기를 가지고 계셨거든요. 그런데 효과가 하나도 없었어요. 이미 뇌에서 언어를 인지하는 능력이 떨어진 이후여서 보청기를 껴도 무슨 말인지 알아듣기 어려운 거죠. 보청기가 소리를 잘 증폭시키기는 해도 사람 목소리를 골라내지는 않잖아요.

너무 답답했어요. 인지능력도 기력도 갈수록 떨어지는 게 너무 눈에 띄니까 그걸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늦춰보고 싶었어요. 목소리를 곧장 귀에다 가져다 꽂을 수 없을까 고민했죠. 그래서 보청기에서 마이크를 빼내서, 장치를 입에다 대고 말하면 말하는 사람의 목소리만 들어가게끔 하는 기계를 만들었어요. 마이크는 하얀색 공처럼 모양을 만들어서, 들고 있는 사람이 이야기하고 있다는걸 바로 알 수 있게요.

대화보조장치는 인지능력이 정상인 사람이 쓰는 기기는 아니에요. 치매의 위험이 있거나 진행 중인 사람의 치매 단계를 어떻게든 늦추고자 뇌에 대화라는 인지 자극을 주도록 만든 보조기구죠.

대화보조장치를 어떻게 올해 메이커 페어에 다시 가져오게 되었나요?

얼마 전 세운상가 만들랩에서 350만 원을 지원하는 사업에 선정됐어요. 그래서 테스트용으로 써보고 피드백을 받고자 한 박스를 만들었어요. 그런데 이렇게 여러 개를 만들기가 쉽지가 않더라고요. 양산까지는 너무나 멀고도 힘든 길 같아요. 아무튼 페어에서는 기판과 부품 조합으로 50개 정도 팔아볼까 해요.

사실 회로상으로 달라진 건 크게 없어요. 대신 케이스가 생겼죠. 홍인전자 사장님이 이런저런 조언을 주셨어요. 케이스도 홍인전자 키트에 들어가는 걸 저한테 원가에 주셨고요. 원래는 조명 케이스인데, 대화보조장치에 알맞게 PCB를 떠서 다시 만든 거예요.

몰카 방역기의 재료인 마이크로웨이브 발생장치

몰카 방역기의 재료인 마이크로웨이브 발생장치

고무대야로 만든 방음부스 옆에 선 류승완 메이커

고무대야로 만든 방음부스 옆에 선 류승완 메이커

다른 작품도 더 가져오시던데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

요즘 몰카가 매우 이슈잖아요. 몰카 방역기를 만들려고요. 전자레인지 내부에 마이크로웨이브 발생 장치라는 게 있는데요. 이게 내뿜는 전자파가 매우 강력해서 형광등에 살짝만 대도 불이 들어올 정도거든요.

몰카 방역기는 막대기에 마이크로웨이브 발생 장치를 달아서 지뢰탐지기처럼 쭉 훑는 거예요. 그러면 몰카는 물론 모든 전자장치를 다 태워버리죠. 사실 몰카를 찾아내는 게 아니라 소독하듯이 방역하는 게 목적이에요. 요즘 몰카는 정말 조그마한 것도 많은데, 그 작은 걸 직접 찾아내려면 힘드니까요. 물론 화장실에 비데가 있다면 비데 장치도 태워버리겠지만, 비데도 없고, 시설이 오래되고 낡은 곳이라면 몰카 방역기를 쓰는 게 쉽고도 확실한 방법이죠.

또 하나는 고무대야로 만든 방음부스예요. 1년 반 동안 진도를 다 못 나가고 방치되고 있어서 반드시 끝내겠다는 목표로 작업 중이에요. 작업하던 고무대야를 곡선에 맞게 똑바로 자르는 방법이 없어서 문제였거든요. 그러다 그라인더보다 더 작은 원형 톱을 찾아내서 그걸로 해결했어요. 내부에 들어가서 테스트해보니 30데시벨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어요. 이쯤이면 1인용 MDF 방음부스 200~300만 원짜리랑 동일해요. 그런데 이 고무대야는 7만원 밖에 안 하거든요.

아이템은 정말 많아요. 대화보조장치는 가서 판매할 거고요. 방금 말한 두 개는 될지 안 될지 모르는데 가능하면 전시하고 안 되면 안 들고 나갈 거예요. (웃음) 거기에 다른 친구들이 셋 정도가 스스로 만든 물건을 가져올 생각이고요.

메이커로 활동하면서 그간 총 몇 가지나 만들었는지, 매년 페어마다는 어떤 작품을 선보였는지 궁금해요.

그건 모르겠어요! (웃음) 그냥 저는 전시회에 나가야겠다고 만드는 타입이 아니라 다 제가 필요할 때마다 만들거든요. 스캐너가 없네? 만들어야겠다. 할머니가 잘 못 들으시네? 보조장치 만들어봐야겠다. 이렇게요. 10여 년 전에 볼륨을 조절하는 장치도 따로 만들었고 아버지가 에어컨을 못 사게 해서 그걸 내 손으로 만들겠다 하다가 파이프 깨지고 물천지가 다 되기도 했죠.

첫 회에는 용지의 크기나 코팅 여부에 상관없이 매우 빠르고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스캐너를 만들었고요. 2회에는 말씀드린 대화보조장치, 3회에는 여자친구와 밤에 통화할 때 힘들어서 플렉시블 스피커와 송수화기를 아예 베개와 결합해서 어느 자세로 누워도 편하게 통화할 수 있게 했죠. 4회에는 너무 교구상만 나오는 것 같아서 좀 잉여로우면서도 재미난 걸 가져가야겠다는 생각에 레일건을 만들어서 갔고요.

5회 때는 콜로이드 용액을 넣은 튜브 100개의 양 끝에 컬러 LED를 달아서 양 끝 색깔의 변화에 따라 튜브의 빛깔이 달라지면서 3D 형상을 띠는 작품을 들고 나갔는데요. 현장에서 용액이 새서 흘러내리는 바람에 대참사가 발생했죠. 6회에는 소리로 와인 잔 깨는 기계를 만들었는데 멀리서 깨보려고 몇 개월을 노력했으나 쉽지 않았죠. 특히 코스트코 와인 잔은 3mm 가까이 휘어지면서도 도통 깨지지는 않더라고요. 이런 식으로 7회까지 왔어요.

매년 류승완 메이커는 메이커 페어 서울과 함께하며 수많은 작품들을 공개했다.(사진=류승완)

매년 류승완 메이커는 메이커 페어 서울과 함께하며 수많은 작품들을 공개했다.(사진=류승완)

매년 류승완 메이커는 메이커 페어 서울과 함께하며 수많은 작품들을 공개했다.(사진=류승완)

매년 류승완 메이커는 메이커 페어 서울과 함께하며 수많은 작품들을 공개했다.(사진=류승완)

매년 류승완 메이커는 메이커 페어 서울과 함께하며 수많은 작품들을 공개했다.(사진=류승완)

매년 류승완 메이커는 메이커 페어 서울과 함께하며 수많은 작품들을 공개했다.(사진=류승완)

매년 류승완 메이커는 메이커 페어 서울과 함께하며 수많은 작품들을 공개했다.(사진=류승완)

매년 류승완 메이커는 메이커 페어 서울과 함께하며 수많은 작품들을 공개했다.(사진=류승완)

계속 메이커로 살면서 자신에게 찾아온 변화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만들기를 할 때 주변에서 별로 좋은 소리를 들어본 기억이 없어요. “너 그거 왜 하니? 여자친구도 안 생기잖아.”라고들 했죠. 그렇지만 세상은 조금씩 바뀌고 있거든요. 저는 만드는 사람이 쓸데없다는 소리를 듣지 않는 세상 그리고 꼭 돈이 되는 걸 만들지 않아도 그 자체로 매우 좋은 일이라는 인식을 하는 세상을 만들고 싶어요.

어떤 분은 메이커 교육이 효과를 보려면 입시제도에 반영이 돼야 한다고 말해요. 저는 그런 효율주의가 너무 싫은 거예요. 그런데 저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정책을 만드는 데 직접 끼어들지 않으면 완전히 반대로 흘러가게 되거든요. 그게 싫으니까 어디서 글 써달라고 하고, 발표해달라면 하는 거예요. 어느 날은 4차산업혁명을 주제로 하는 포럼이 국회도서관에서 열려서 참석했는데요. 그 자리에서 너무 이상적인 이야기만 하기에 저는 엔지니어들이 한국에 넘치는데 퇴근을 빨리 시켜주면 스스로 어떻게든 할 거 아니냐, 창의교육을 확장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하지만 창의랑 지식과 자발성에서 자연스레 나오는 거라고 이야기했더니 분위기가 싸해지더라고요.

한국은 너무 효율주의로만 흘러가요. 그런데 효율만 강조하면 낯선 시도는 할 수가 없고 결국 새로운 것도 만들어내지 못해요. 한국에 메이커 운동이 중요한 이유는 이것 때문이에요. 원래 저는 혼자 만들기만 좋아하지 운동이나 정책과는 딱히 가깝지 않았어요. 하지만 모처럼 정책의 방향에 끼어들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만드는 문화가 그 자체로 훌륭한 여가 활동이나 취미 생활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전하려고 노력해요. 쓸데없는 일이 아니라고요.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관료에게 계속 떠들어줘야 한다고 봐요.

메이커스페이스에 관한 정책 면에서 아쉬운 부분은 무엇이 있나요?

정부는 메이커스페이스를 새로 만든다고 몇억씩 써서 주택가와는 너무 먼 곳에 거대하게 지어요. 그러면 사람들이 안 오죠. 노닥노닥 같은 기존 메이커스페이스는 한 달에 고작 300만 원이면 유지가 돼요. 기존 메이커스페이스 운영자들이 많은데 이미 있는 곳에다 지원을 좀 해주면 좋겠어요. 저도 월세 주면 되게 잘할 수 있는데……. (웃음) 정부가 그렇게 자꾸 돈 들여서 새로 만들면 기존에 하던 분들이 정부랑 경쟁해야 되나요? 이상하잖아요. 정부 밑으로 들어갈 수라도 있으면 좋겠어요. 그것도 아니고요.

메이커 관련 각종 행사에 참여했다는 무수한 흔적들(사진=류승완)

메이커 관련 각종 행사에 참여했다는 무수한 흔적들(사진=류승완)

8개월에서 뭔가가 만들어지는 흔한 풍경(사진=류승완)

8개월에서 뭔가가 만들어지는 흔한 풍경(사진=류승완)

올해 메이커 페어를 앞두고 특히 기대하는 점은 어떤 건지 궁금합니다.

제가 그동안 늘 혼자 나와서 다른 분들의 작품들을 제대로 못 봤어요. 혼자 나가면 화장실도 마음대로 못 가잖아요.

그러나 이번에는 여러 명이 가요. 그래서 그 친구들한테 맡겨놓고 저는 하나씩 찬찬히 보면서 인사도 하고 사진도 찍고 돌아다닐 거예요. 다른 때보다 편하게 볼 거 같아서 그 점이 기대가 커요.

끝으로 8개월의 부스를 홍보하는 한마디 부탁드려요.

여기는 아쉽게도 메이커 스페이스가 아녜요. 아닌 이유는 제가 상주할 수 없기 때문이거든요. 그러니까 여기를 이용하고 싶다면 페이스북 그룹 ‘8Month’에 가입하신 다음 연락해주셔서 시간에 맞춰 찾아오시면 돼요.

일반적인 메이커 스페이스에 있는 기기들이 많지는 않지만, 수공구류는 엄청나게 많아요. 동네 가까이 사는 분이라면 오셔서 만드는 기술을 서로 논의하며 이용하기에는 아주 좋은 곳이죠. 동네 친구를 부르듯이 연락 주세요. 매일 놀 수 있지는 않겠지만 친하게 지내요. (웃음)

류승완 메이커는 지금도 밝은 미소와 함께 메이커 운동을 더불어 만들어나가고 있다.

류승완 메이커는 지금도 밝은 미소와 함께 메이커 운동을 더불어 만들어나가고 있다.

[2018메이커] 생활자전거, 함께 만들어요

생활자전거라는 이름의 자전거는 과연 어떻게 생겼을까? 정답은 간단하다. 원하는 형태가 있다면 무엇이든 될 수 있다! ‘생활자전거’란 과연 무엇이 우리 생활에 적합한 자전거인지 고민하다가 만들게 된 철학적 개념의 용어이기 때문이다.

원쓰(좌) & 비고로(우) 메이커가 각종 공구가 즐비한 공방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원쓰(좌) & 비고로(우) 메이커가 각종 공구가 즐비한 공방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생활자전거프로젝트의 주축은 둘이다. ‘원쓰’는 본래 목공 하는 사람으로 생활자전거프로젝트의 기획을 도맡았고, ‘비고로’는 각종 자전거를 용접해가며 직접 제작하는 빌더이다. 이 둘은 ‘서울시립청소년직업체험센터 ‘하자센터’(이하 하자센터)에서 공공성을 띤 메이킹 활동을 하며 청소년들과 함께 생활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다. 원쓰 그리고 비고로 메이커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나눴다.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 자전거와 생활자전거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비고로 국내 자전거 문화는 레저 쪽으로 많이 치우쳐 있잖아요. 단순히 장을 보기 위한 자전거가 아닌지라 300~400만 원을 호가해요. 생활 속에서 그런 자전거를 타는 건 말이 안 되거든요. 동네 이곳저곳을 누비며 이동하기에 좋고 생활하는 사람이 자신에 맞게 간단히 탈 수 있는 자전거들을 그래서 생각한 거예요.

생활자전거라는 게 어떤 특정한 모델이라 말씀드리기는 힘들어요. 타고자 하는 대상이 누구냐에 따라 생활자전거마다 형태가 다 다르거든요. 시장을 자주 다니는 분들에게는 카고바이크가 생활자전거고 저한테는 집에서 아이를 태우고 어린이집에 데려다주는 자전거가 생활자전거죠. 내가 사용하는 목적에 맞게 제각기 어떤 자전거를 적용하면 좋을지 이야기해보고자 하는 활동 자체가 바로 생활자전거프로젝트예요.

생활자전거프로젝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카고바이크 ‘엘로’ (사진=하자센터)

생활자전거프로젝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카고바이크 ‘엘로’ (사진=하자센터)

보여줄 작품 중에서 ‘카고바이크 엘로’는 어떻게 만들었나요?

원쓰 도시 생활에서 카고바이크가 꼭 필요하다고 한정 짓지는 않았어요. 도시에서 더 활용하기 편한 자전거를 생각해보다가 ‘카고바이크를 적용하면 어떨까?’ 하며 접근했죠. 처음에는 어머니들에게 이륜 카고바이크를 제안했더니 운전하기에 어려워서 힘들어하는 분들이 있었어요. 그 모습을 보면서 카고바이크는 좀 아닌가 생각도 했거든요. 그런데 앞에 바퀴를 두 개 달고 박스를 크게 다니까 안정적으로 운전할 수 있고 그러니까 접근하기가 더 수월해지더라고요.

사실은 일반 자전거 뒤에다 우유 박스만 얹어도 카고바이크라고 할 수 있죠. 이번 프로젝트는 박스를 앞에도 놔보고 옆에도 놔보며 각자 생활이나 편의에 맞춰 작업해보고자 한 취지였어요. 작년과 올해 서울시의 ‘사회혁신 리빙랩 프로젝트‘를 기회로 생활 속에서 자전거를 어떻게 더 잘 활용해볼까 연구하고 실험해 나온 결과물이죠.

생활자전거프로젝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카고바이크 ‘엘로’ (사진=하자센터)

생활자전거프로젝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카고바이크 ‘엘로’ (사진=하자센터)

총 세 대 중 나머지 두 대는 어떤 자전거들인가요?

원쓰 생활자전거프로젝트에는 그 아래로 세 축이 있어요. 하나는 앞서 말한 리빙랩이고요. 다른 하나는 교통약자나 아직 자전거를 타지 못하는 이들을 위한 교육용 자전거예요. 기존의 텐덤바이크라는 2인용 자전거는 앞사람만 운전하고 뒤에서는 발만 구르잖아요. 그런데 비고로가 제작한 자전거는 뒤에서도 조향이 가능해요. 자전거를 처음 탈 때 보조 바퀴를 떼고 뒤에서 잡아주다가 놓아버리는 방식을 쓰는데 그게 아니라 함께 탄 상태에서 감각을 서로 깨우치게 하며 자전거를 배우도록 하는 거죠. 장애인들에게 자전거를 가르쳐주는 교육단체가 의뢰해서 실제로 장애인 청소년 교육에 활용하고 있어요.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역삼륜 카고바이크를 자전거 자체만으로 두지 않고 그 바이크에다 또 다른 프로젝트를 얹어내는 일이에요. 인형극자전거나 카페바이크 등 박스의 모양이나 형태를 바꿔서 원하는 방식의 활동을 마음껏 하게끔 하는 일이죠. 이렇게 세 축에 속한 자전거를 한 대씩 전시해 보여주려고요.

짐을 담을 박스와 어린이를 태울 안장이 추가로 장착된 생활자전거

짐을 담을 박스와 어린이를 태울 안장이 추가로 장착된 생활자전거

재료를 구하고 만드는 과정은 어떤 식으로 진행하나요?

비고로 프레임이나 큐링 등 자전거를 만드는 부품이 따로 국내에서 생산되지는 않아요. 그래서 작년에는 해외에서 부품을 수입해 만든 경우가 많았고요. 그 외에는 폐자전거나 수도관 파이프를 재활용하는 형태로도 반반 정도 섞어서 하고 있어요. 강도가 필요한 부분은 전용 부품을 구매해서 쓰고 짐을 싣는 부분 등은 재활용 자재를 사용해서 제작하는 거죠.

원쓰 우리 공방 특성상 친환경 재생에너지에 관해 계속 접근하고 있어요. 쓸모를 다시 살린 재료로 공공을 위한 창작물을 제작하는 일을 지향하죠. 안정적인 새 재료를 쓰는 것과 버려진 헌 재료를 쓰는 걸 비교하면 사실 메이커의 품이나 노력으로 따질 때 후자가 오히려 소모적이기는 하거든요. 그런데도 못 쓰는 재료를 공공의 재료로 다시 쓸 수 있게 만드는 과정 자체에 매력도 커서 계속하고 있어요.

기존의 자전거에 추가로 설치하는 액세서리나 장식도 연구 중이라고 들었어요.

원쓰 이 또한 생활 속에 자전거를 더 활용하기 위해 상상한 부분이에요. 자전거 모양을 아예 바꿀 수도 있지만 원래 제품에 뭔가를 붙이는 방식으로 해도 되거든요. 액세서리와 장식은 올해부터 연구하며 진행하는 중이에요. 페어 날 이 프로젝트도 메이커들에게 소개해서 관심 있는 분이 있다면 같이 기획해서 만들어보고 싶어요.

비고로 메이커가 생활 속의 자전거를 구상하며 프레임을 다루고 있다. (사진=하자센터)

비고로 메이커가 생활 속의 자전거를 구상하며 프레임을 다루고 있다. (사진=하자센터)

그럼 하자센터의 공방에서 자전거를 만들고 싶다고 말하면 같이 할 수 있는 건가요?

원쓰 우리가 상업적으로 제작을 의뢰받아 만드는 구조는 아녜요. 같이 만들고 싶더라도 그게 개인이 소유하려는 목적이라면 가능한 방법을 따로 안내해드리고요.

공공성을 띤 팀들과 함께 기획하고 제작하는 프로젝트는 열려 있어요. ‘우리가 무슨 프로젝트를 세워서 활동하는데 이런 자전거가 필요해요. 같이 만들 수 있을까요?’라 제안한다면 가능하죠. 받고 싶고 기다리고 있고요. 이처럼 활동이 명확한 분들과 연결되기를 원하는 마음이 커요.

올해 메이커 페어 서울 2018에 참가하며 기대하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원쓰 하자센터는 청소년 기관이에요. 그런 만큼 청소년 메이커들과 이어지고 싶은 게 사실 메이커 페어에 참여하는 가장 큰 목적이자 바람이죠. 만들기라는 작업과 우리의 공공 활동을 어떻게 결합할 수 있을까 답을 찾고 싶기도 하고요. 그렇게 청소년 메이커들이나 메이킹으로 공공활동을 풀어나가는 분들이 있다면 꼭 만나고 싶어요. 왜냐면 주변에서 잘 안 보이더라고요. 우리가 하는 프로젝트를 얘기했을 때 ‘나도 이런 생각을 했다, 나도 관심이 있다’ 하는 반응을 듣고 싶어요. 생활자전거프로젝트와 콜라보레이션 그리고 연대가 이뤄지면 더 좋고요.

메이커 입장에서도 각종 카트나 탈 것을 많이 볼 수 있을 것 같아 흥미로워요. 참가자로서 부스를 진행하고 관람객으로서 다른 작품을 구경하는 데에 균형을 잘 잡아야겠죠. 다른 팀원들도 각자 관심이나 취향에 맞게 잘 즐기고 네트워킹하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생활자전거프로젝트는 메이커 페어에 찾아올 이들의 마음에 화살을 명중시킬 수 있을까?

생활자전거프로젝트는 메이커 페어에 찾아올 이들의 마음에 화살을 명중시킬 수 있을까?

끝으로 생활자전거프로젝트나 하자센터에 관해 홍보 한마디 부탁드려요.

비고로 생활자전거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나가기는 하지만 하자센터는 자전거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수작업을 하는 분들이 와서 작업하는 공간이에요. 디지털이나 3D 등 하이테크적인 메이킹은 아니어도 아날로그 하게 두 손으로 가구를 만든다든지 집에 묵혀둔 자전거를 수리하는 법을 배우고 싶은 분들이 오는 곳이거든요. 많이 찾아와주기를 바랍니다.

원쓰 하자센터는 기술 또는 작업 경험이 있는 분들이 커뮤니티를 이뤄 그 활동을 청소년이나 마을 주민들과 공유하는 곳이에요. 최근에는 하자센터가 메이커스페이스 공모사업에도 선정됐거든요. 이번 공모사업을 토대로 공방에 더욱 활용도가 높은 여러 장비를 갖추고 공간 세팅도 효율적으로 바꿔서 메이킹 활동에 도움이 되도록 준비하고 있거든요. 만들 공간이 없거나 생각을 같이 실천하고 싶은 분들이 있다면 하자센터가 초대하고 싶어요.

비고로와 원쓰, 두 메이커는 메이킹이 공공에 더 많이 기여하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 중이다.

비고로와 원쓰, 두 메이커는 메이킹이 공공에 더 많이 기여하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 중이다.

메이커스페이스 설계를 위한 6가지 필수 팁

메이커스페이스를 마련할 때 사람들은 대부분 창의성을 고려해서 설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동시에 메이커스페이스에서 진행할 프로젝트의 유형과 동시에 공간을 사용하는 최대 인원수, 반드시 있어야 할 물품들과 있으면 좋을 물품의 목록 등을 고려하는 일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 외에도 메이커스페이스 내부 배치를 고려할 때 놓치기 쉬운 몇 가지 사항들이 있습니다. 이 글과 다음 글에서 메이커스페이스 설계를 위한 6가지 필수 팁을 짚어봅시다.

버지니아 주 서퍽에 위치한 Nansemond-Suffolk Academy의 실험공간 모습

버지니아 주 서퍽에 위치한 Nansemond-Suffolk Academy의 실험공간 모습

1. 공간 활용: 설계용인가 제작용인가, 아니면 둘 다?

사용자가 이 곳에서 설계를 하게 될 것인지 제작을 하게 될 것인지는 반드시 고려해야 할 중요한 사항입니다. 모든 작업을 한 장소에서 할지, 설계 공간을 별도로 둘지 정해야 합니다. 또, 설계용 컴퓨터를 둔다면 노트북과 데스크톱 중 어느 쪽으로 할지도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설계 공간을 별도로 둔다면 이동 거리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메이커스페이스와 가까운 곳에 두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노트북을 제작 공간으로 가지고 가 변경한 설계를 빠르게 반영하도록 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공간을 교육 목적으로 사용한다면 교육 장소를 설계 공간과 메이커스페이스 어느 쪽으로 할지도 중요한 고려 사항입니다. 메이커스페이스에서 교육이 이루어진다면, 장비 소음이 많이 발생하는 시간대에 수업을 진행하는 일을 피하거나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해당 장소의 사용 시간표를 이용자들이 공유하고 일정을 조율할 방법을 고안해야 합니다.

팁 1: 공간 활용 계획에 따라 공간 흐름이 달라진다.


버지니아 대학교 기계응용과학대학의 쾌속 조형실험실 모습

버지니아 대학교 기계응용과학대학의 쾌속 조형실험실 모습

2. 지저분하게 혹은 깨끗하게

메이커스페이스에서 사용하는 장비는 크게 정반대의 유형 두 가지로 나뉠 수 있습니다. 하나는 더러운 장비(먼지와 분진을 생성), 다른 하나는 상대적으로 깨끗한 장비입니다. ‘지저분한’ 장비로는 드릴 프레스, 테이블 톱, 손에 쥐고 사용하는 여러 공구, CNC 선반, 연마기, 루터 등이 있고, ‘깨끗한’ 장비에는 3D 프린터, 3D 스캐너, 레이저 커터, 비닐 커터, 진공 성형기, 사출 성형기, 컴퓨터 등이 있습니다.

메이커스페이스 내부에 지저분한 공간과 깨끗한 공간을 정해서 공간을 분리해 두면 제일 좋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최소한 가벽을 세워서 분리하는 편이 좋습니다. 분리해 두지 않으면 먼지와 분진이 레이저 장비의 레이저 튜브나 3D 프린터의 전자부품 공간 같은 비싼 장비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공간을 분리할 수 없다면 다른 유형의 장비를 사용할지 고려해 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대형 선반형 CNC 루터보다는 케이스가 있는 소형 CNC 장치를 사용하면 먼지가 기계 밖으로 배출되지 않아서 더 나을 수 있습니다.

팁 2: 더러운 공간과 깨끗한 공간을 될 수 있는 대로 분리한다. 분리가 어렵다면 다른 장비를 사용할 것을 고려해 보자.


3. 소음 방지

공간을 분리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소음입니다. 소음 문제는 정해진 컴퓨터 설계용 공간과 교육용 공간이 한 곳에 있을 때 특히 흔하게 발생합니다. CNC 시스템은 아마도 소음을 가장 많이 배출하는 장비일 겁니다. 대부분의 대형 CNC 시스템에는 스핀들, 진공 상판, 집진기의 세 가지 부품이 들어 있어 소음을 생성합니다. 장비를 구매하기 전에 전체적으로 발생하는 소음 수준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소음이 큰 문제가 된다면 밀폐식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습니다. 밀폐식 시스템을 사용하면 다른 사람들이 설계에 집중할 동안 소음 수준을 낮춰 줄 수 있습니다.

건물 어디에 메이킹 스페이스를 둘지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사항입니다. 근처에 교실이나 업무 공간이 있다면 이 장소도 공간을 배치할 때 고려해야 합니다. 이 경우 보통 시끄러운 장비를 가급적 건물 외벽 쪽에 두는 것을 권장합니다.

팁 3: 소음 문제는 사전에 조금만 신경 써도 쉽게 최소화할 수 있다.


4. 전원과 전기 요건

메이커스페이스를 만들 때 가장 흔히 하는 실수 중 하나는 모든 장비가 표준 120V(한국의 경우 220V) 전압으로 작동할 것이라고 생각해 버리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대형 판형 라우터 중에는 높은 주파수를 사용하는 스핀들과 진공 상판 펌프용 3상 전원이 필요한 제품도 있습니다. 대부분 집진기는 240V의 전압이 필요하죠. 이러한 전원 요건은 보통 다른 설비 요건과 마찬가지로 장비의 데이터 시트에 명시되어 있기 때문에, 데이터 시트를 자세히 확인해야 합니다.

전원 요건이 예외적이라면 전기 기술자에게 문의해 필요한 전원 공급 장치를 설치하는 데 드는 비용을 확인해 봅시다. 특별한 전원 장치는 일단 설치하고 나면 재배치하기가 어려울뿐더러 비용도 많이 들기 때문에 공간 배치를 마무리할 때 전기 기술자의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메이커스페이스의 어느 공간에서도 표준 120V 이외의 전원을 사용할 수 없는 경우, 장비를 신중히 선택해서 배송받았을 때 놀라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팁 4: 장비의 데이터 시트를 꼼꼼히 읽어 전원 요건을 숙지한다. 공간 배치를 마무리하기 전에 반드시 전기 기술자와 상의한다.


5. 가구

메이커스페이스를 구성하다 보면 작업대와 수납공간에 충분히 신경을 쓰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구 선택이 장비를 고르는 것만큼 신나지는 않지만, 공간의 전반적인 편의를 생각하면 아주 중요한 부분입니다.

가구는 설비 주변에 추가로 가구를 놓는다거나 필요하면 만들어서 비용을 아낄 수 있는 그런 공간이 아닙니다. 그랬다가는 작업공간에 적합하지 않은 가구로 가득 차기 십상입니다. 작업대가 지나치게 낮으면 작업자가 허리를 숙이고 일하게 될 수도 있고, 무게를 견디지 못할 비싼 장비를 작업대 위에 올려 두게 되는 일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수납공간은 또 다른 중요한 문제입니다. 공간을 깨끗하게 정리하면 작업이 수월해질 뿐만 아니라 안전해지기도 합니다. 수납 용품의 종류와 크기, 그리고 정해진 시간에 수납해 두어야 할 용품의 부피를 알아 두어야 합니다.

가구 선택 시 자주 하는 또 다른 실수는 기능성보다 미적 효과를 우선하는 것입니다. 누구나 자신의 공간이 아름답고 매력적이기를 바랄테지만, 선택의 기준은 내구성에 초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제대로 된 가구를 고르려면 이 공간에서 이루어질 작업의 유형을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사용자가 작업대에서 공구를 사용할까요? 전자부품을 납땜할까요? 이러한 작업은 앉아서 할까요, 아니면 서서 할까요?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이러한 유형의 작업이 작업대를 얼마나 차지하게 될까요? 작업대가 처음에는 아주 멋져 보이더라도, 이러한 유형의 작업에 맞춰 설계한 가구가 아니라면 가구가  예뻐 보이지도 않을 테고 편리하지도 않을 겁니다.

어떤 가구가 필요한지 파악하려면 메이커스페이스에 둘 장비와 비슷한 장비를 사용하는 근처의 다른 메이커스페이스를 방문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그곳에서 장비와 가구를 살펴보고, 관리자에게 어떤 장비와 가구를 선택했고, 그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물어봅시다.

팁 5: 필요에 맞게 적절한 수납공간과 내구성을 갖춘 가구를 선택한다.


6. 이동성을 고려한 설계

이동성은 메이커스페이스에서 인기 있는 트렌드가 되었는데,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구매하려는 가구는 이동시킬 수 있는지 확인합시다. 대부분의 작업대에는 배치를 바꿀 수 있도록 바퀴가 달린 경우가 많습니다. 대규모 그룹이 사용할 때는 붙였다가 혼자 작업할 때는 서로 떼 놓을 수 있는 작업대를 사면 메이커 스페이스를 유연한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유형의 사용자가 원하는 바를 충족시켜 줄 수 있습니다.

이동성은 가구에만 적용되지 않습니다. 장비도 이동성을 갖출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3D 프린터와 레이저 시스템 중에는 이동 장치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메이커 스페이스의 활용도가 한층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

팁 6: 이동식 가구와 장비를 사용하면 공간을 원하는 대로 구성할 수 있는 여지가 한층 더 커진다.

 

이 글은 메이크진(makezine.com)에 실린 원문 6 Essential Tips for Designing Your Makerspace’s Layout(By Alex Baddock)을 번역한 글입니다.

 

메이커 스페이스를 성장시키는 8가지 방법

지난 2016 워싱턴DC에서 열린 미 국립 메이커 패널 회의에 참석했을 때, 어떤 분이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메이커 스페이스가 제조업자들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있을까요?”

청중들의 표정과 대답을 잘 듣기 위해 앞으로 몸을 쭉 빼고 앉아있는 자세를 보고, 저는 사람들이 이 주제에 대해 정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패널로 참가한 분이 제조업자들이 교육 기능을 담당하는 메이커 스페이스를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잘 설명해주셨음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사람은 더 많은 조언을 듣고 싶어 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저는 손을 들고 사회자에게 그 질문에 보충 답변을 할 수 있느냐고 물어보았고, 그녀는 다행히도 제게 기회를 주었습니다.

그날 이후로 저는 나사 랭글리(NASA Langley)를 포함해 스무 개가 넘는 메이커 스페이스들로부터 자신들의 메이커 스페이스 성장을 위해 도움을 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아직도 저는 전 세계에서 조언과 자문 요청받고 있습니다.

더 많은 메이커 스페이스들이 성장하는 것을 돕기 위해, 여기 8가지 방법을 정리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제조업자들과 협력할 수 있는지, 제조업자들이 가진 어마어마한 가능성을 어떻게 이용할 수 있는지에 관한 것입니다.

1. 장비 지원 리스트를 만들어두세요

당신의 메이커 스페이스에 갖춰두고 싶은 꿈의 장비들을 모아 목록을 만들어본 적이 있으신가요? 메이커 스페이스를 운영하는 것처럼 좋은 일을 하고 있을 때면, 세상 사람들은 종종 당신을 도와주려고 애를 쓰게됩니다. 어떻게 하면 당신을 도와줄 수 있는지 적절한 안내를 받기만 한다면 말이죠. 메이커 스페이스 회원들과 협의해서 회원들이 어떤 걸 만들고자 하고 그걸 위해 어떤 장비와 자원들이 필요한지 알아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지역 상공회의소와 협업하기

각 지역에 있는 상공회의소나 유사 기관들에 손을 뻗어본 적 있으신가요? 너무 당연하게도 그들은 당신을 도와주려고 하기 전에 먼저 회원가입을 유도할 겁니다. 하지만 당신이 현재 혹은 가까운 미래에 실현 가능한 신사업 아이템을 가지고 있고, 채용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면, 그들을 설득할 수도 있을겁니다. 나중에 매출이 증가한 뒤, 정식 회원으로 가입할 수도 있고요. 상공회의소는 당신을 제조업 의회와 연결해주거나, 메이커 스페이스의 오픈 이벤트나 대형 이벤트, 교육수업 등을 도와줄 수도 있고, 준비해둔 장비 지원 리스트를 외부에 공유시켜줄 수도 있습니다. 또한, 경제 개발과 관련된 기관 및 부처 담당자를 미리 알아두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들이 당신의 메이커 스페이스를 성장시키는데 필요한 밑거름이 되어줄 수도 있으니까요.

3. 끼리끼리 모여서, 함께 날아오르자

지역 기술인 협회나, 시민단체 혹은 다른 전문가협회들과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나요? 당신이 속한 지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이런 단체들에 당신의 메이커 스페이스를 홍보하기를 강력히 추천합니다. 메이커 스페이스로 초대해서 공간을 구경시켜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요. 로터리클럽(Rotary), 키완나스(Kiwannas), 제이씨(Jaycees)나 씨비탄 지부(Civitan Chapters, 미국 봉사단체) 등과 같은 단체들이 장비를 지원해주거나, 스폰서로 협력하거나, 메이커 스페이스의 회원이 되어줄 미래의 후원자들을 발굴해줄 수 있습니다. 생산기술회(SME, Society Manufacturing Engineering), 설비기술협회(AFE, Association for Facilities Engineering), 국제설비관리협회(IFMA, International Facilities Management Association), 국립제조협회 지부(NAM, National Association Manufacturing)와 같은 단체들은 필요 장비 지원, 기술협력, 유능한 메이커 스페이스 회원을 유치하는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역자 주: 위에서 언급된 단체는 모두 미국 단체이며, 번역된 명칭은 공식명칭과 다를 수 있습니다. 괄호 안에 있는 원문 단체명을 참고해주세요.

4. 저녁식사를 같이 하면서 인맥을 쌓으세요

큰 저녁 행사를 주최하세요. *전국제조업의 날에 무엇을 할 예정인가요? 사일로 버스팅 라운드테이블 메이커 서밋(Silo Busting Roundtable Maker Summit)과 같은 행사를 주최해보는 것은 어떤가요? 당신이 속한 지역에서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모이도록 초대해보세요. 학계, 기업, 금융, 정부, 예술, 지역사회, 학생 리더들을 초대하고 함께 앉아서 메이킹, 제조업과 관련된 논제들을 토론하는겁니다. 놀라운 이야깃거리가 충분히 나올 수 있겠지요. 푸드트럭이나, 협찬으로 참여할 동네 식당 등 음식을 준비할 수도 있을겁니다.

*역자 주: 전국제조업의 날(National Manufacturing Day) 미국에서 매년 10월 첫째 주 금요일은 ‘미 전국제조업의 날’로 미국 전역에서 만들어지는 상품과 서비스 소개하고 우수한 제조업자들을 알리는 날이다.

5. STEM 관련 취업설명회를 주최해보세요.

지난 2015년 3월14일에 열렸던 얼티메이트 파이 데이에서, 저는 스템(STEM: 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nd Mathematics)과 관련된 취업설명회를 열었습니다. 오전 9시26분에 시작해서 취업설명회와 연결하기 위해 53초 가량 썼을 뿐입니다. 비 내리는 토요일 아침, 200명이 넘는 지원자가 20여 명의 인사담당자를 만나기 위해 왔습니다. 그날 공개된 일자리는 80여 개가 넘었습니다. 20명이 넘는 사람이 이 이벤트를 통해서 취업했고, 그중 몇몇은 그날 행사를 통해 만들어진 자리였습니다.

6. 뉴스거리가 있을 때 광고를 하는 것은 어떤가요?

분기마다 최소 1회 정도 행사를 진행하면 뉴스거리를 만들고, 운영하는 메이커 스페이스가 정부기관에 잘 알려질 수 있게 기획을 해보세요. 장비 지원 리스트 가능한 많은 미디어 채널에 유통하는 일도 게을리해서는 안 됩니다. 메이커 스페이스는 지역 제조업자가 다국적기업에 인수되거나 오래된 장비를 폐기하고자 할 때, 기회를 노려서 트럭에 실을 정도로 많은 장비를 얻어올 수도 있습니다. 버려지는 물건이지만, 메이커 스페이스에서는 새 물건으로 여겨지겠지요. 가져온 물건중에 몇몇은 다시 판매할 수도 있고, 보통 이런 경우에 2만 불 정도의 추가 수익을 만들 기회를 가져다줍니다.

7. 다른 사람들의 도움으로써 메이커스페이스를 성장시키기

지역 스템 스포츠 팀을 영입하세요. 예를 들어 로봇클럽, 스킬스USA(Skills USA), 쉘에코마라톤(Shell Ecomarathon) 팀등이 있겠죠. 고등학생 팀들은 멘토링과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주나 국가 단위에서 열리는 경기에 참여하기 위해 기금마련도 필요할 겁니다. 메이커 스페이스가 학생들을 지도해주고 가능성이 많은 장래의 엔지니어들이 필요로 하는 적정한 수준으로 도움을 줄 수 있을 테고요. 지역사회의 이러한 지원은 머지않은 장래에 국가로부터 보조금을 받거나, 당신의 메이커 스페이스가 속한 시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는 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 그리고 어린이들과 부모들은 메이커 스페이스의 정식 회원이 되길 바랄 수도 있겠죠.

8. 바보를 천재로

발명가증진대회(Inventors Lift Off Workshops)와 같은 행사를 주최하세요. 발명가들은 시작단계에서는 바보라고 여겨지기도 하지만, 일단 돈을 벌기 시작하면 천재로 묘사되기도 합니다. 제가 2015년에 4월 바보들의 날(April Fools Day) 이라는 워크숍을 3일 동안이나 개최했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메이커들이 특허법, 마케팅 전략, 사업개발, 투자 전략 등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도와주면, 그들 중 많은 사람들이 성장을 위한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게 됩니다.

메이커 스페이스는 제조업체들과 적대적일 필요가 없고, 또 두려워할 필요도 없습니다. 제조업자들은 충분히 메이커 스페이스의 지원, 스폰서, 장비 제공자가 될 수 있고 또 메이커 스페이스 회원들의 고용주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메이커 스페이스와 특정한 프로젝트에 있어서 용역계약을 맺고 싶어 할지도 모를 일이죠.

이 글이 더 많은 메이커 스페이스가 번창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마무리합니다. 미래 우리 국가 경제 상당 부분이 메이커 운동의 성장 여부에 달려있을 테니까요.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면 Joel@skilltv.net 여기로 자유롭게 연락을 주세요.

이 글은 메이크진(makezine.com)에 실린 원문 8 Ways to Grow Your Makerspace by Partnering with Manufacturers (By Joel Leonard)를 번역한 글입니다.

방콕의 메이커 운동을 만나다

메이커 운동이 세계적으로 퍼지고 있습니다. 협동, 공유, 창조 그리고 기술 기반 작업과정에 기초한 메이커 정신이나 메이커 스페이스가 닿지 않은 곳은 얼마 남지 않은 것처럼 보입니다.

동남아시아 국가인 태국에는 예술, 창의, 기술 개선이 문화 속에 깊이 뿌리박혀 있지만 현재 태국의 메이커 운동은 상대적으로 새로운 개념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2014년 말 태국의 수도 방콕에 몇 안 되는 메이커 스페이스가 개설됐고, 그 이후 더 많은 메이커 스페이스가 문을 열고 있습니다.

태국 메이커 스페이스의 시초라고 볼 수 있는 곳들을 살펴보겠습니다.

그라비테크사(Gravitech)가 만든 ‘홈 오브 메이커(Home of Maker)’, ‘팹카페(FabCafe)’, 그리고 ‘메이커주(Maker Zoo)’ 입니다. 이들 셋은 각각 다른 영역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광범위한 영역에서 메이커가 개최하는 이벤트와 협업프로젝트를 알리고, 태국 사람들을 끌어들일 만한 다양한 메이킹 개념을 소개하는데 협업하고 있습니다.

사진제공: Brian Berletic

사진제공: Brian Berletic (사용 허가를 받았습니다.)

홈 오브 메이커 (Home of Maker)

‘판(Pan)’이라고도 불리는 섀넌 툴라바디 박사가 세운 ‘홈 오브 메이커(Home of Maker)’의 주력 분야는 하드웨어인데, 이는 월간 행사로 자리 잡은 메이커홀릭(Maker Holic)의 중심 주제이기도 합니다. (메이커 홀릭은 태국 IoT 컨소시엄이 주최한다) 메이커홀릭은 메이커들이 만나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자리이자 자신들의 최신 작품을 자랑하는 자리입니다. 메이커가 아닌 대중에게도 전시할 수 있습니다. 참석한 메이커들과 스타트업에게는 장래 고객이나 투자자가 될 수 있는 사람들에게 작품을 전시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그라비테크는 홈 오브 메이커뿐만 아니라 리치(RICH: Research and Development Electronic Creative Hub)라는 이름의 생산 시설도 방콕에 세웠습니다. 프로토타입 제작, 대량생산, 검사 및 그라비테크사가 직접 개발한 아두이노 기반 마이크로 컨트롤러 람브다(the Lambda)를 출하하는 곳입니다. 전자 공장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리치는 메이커 커뮤니티가 성공적인 제품 개발을 하고 소규모 사업을 일으킬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해내고 있습니다.

팹카페 (FabCafe)

칼라야 코다비치(Kalaya Kovidvisith)와 공동 투자자 사뮤츠폰 타나판트(Samustpon Tanapant), 츄타 신쑤판(Chuta Sinthuphan)이 세운 팹카페는 MIT의 팹랩이 만든 제작기술들을 대중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편안한 카페와 같은 스타일이 한몫하고 있습니다. 개설 이래로 태국뿐만 아니라 다른 동남아시아 지역의 메이커들과 기업가들을 끌어모을 수 있는 워크숍, 해커톤 그리고 작품전시회 등을 열고 있습니다.

팹카페가 복합적인 분야에 걸쳐서 사람들을 끌어모으고 있는 좋은 사례로 팜핵(FARM HACK) 이벤트를 들 수 있습니다. 몇 달에 한번 열리는데, 이틀에 걸쳐서 진행되는 해커톤은 농부들과 디자이너, 메이커, 엔지니어를 연결시켜 농업문제 해결을 위한 프로토타입을 개발하는 행사입니다. IoT를 활용한 기상관측소 부터 태양열을 활용한 자동관개시스템 같은 것을 개발합니다.

메이커주 (Maker Zoo)

메이커주(Maker Zoo)는 스타트업에게 프로토타입 서비스를 제공하고, 혁신가와 기업가 그리고 작은 변화를 만드는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는 공공 메이커 스페이스를 만드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세계 곳곳에 있는 많은 메이커 스페이스에서 그랬듯이, 재능있는 스태프들이 모였다 하면 결국 그 팀은 무엇인가 스스로 자기들만의 것을 만들어내기 시작합니다. 그리곤 성공적인 스타트업을 만들어내죠. 메이커주는 이벤트팝(Event Pop)이라는 온라인 티켓 판매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또 다른 메이커 주 팀원인 촌티차 럼통(Chonticha Lermtong)은 지역 어린이 병원과 지속적인 협업을 하고 있습니다. 3D디자인, 3D프린터를 이용해 간호사, 의사 그리고 의료 기술자를 위한 솔루션을 개발하고 프로토타입을 만듭니다. 그녀가 운영하는 미디어 플랫폼인 프로그레스TH(ProgressTH)는 다른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 작품을 띵기버스(Thingiverse)를 통해 올리고 있습니다.

다른 메이커 스페이스들

핀 크리에이티브 스페이스(PINN Creative Space)는 원래 바느질을 이용한 공예를 중점으로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3D프린팅과 레이저 커팅 등 개인 제작 기술을 포함한 작품, 서비스, 워크샵 등에 관심을 보입니다.

치앙마이 메이커 클럽(Chiang Mai Maker Club)은 수도인 방콕에 위치하진 않았지만 방콕 메이커 운동을 활발하게 이끌고 있습니다. ‘지미(Jimmy)’ 라고도 불리는 패누탓 티자슨(Panutat Tejasen) 박사를 포함한 클럽 멤버들은 워크숍 기획, 오픈소스 하드웨어 프로젝트 지원하고 있습니다. 자신들을 스스로를 태국 전체 메이커 운동을 위해 기술을 갖추고 있는 대사라고 자부합니다.

메이커 커뮤니티뿐만 아니라 메이커 운동에 기여하는 중소기업들도 있습니다. 3D 프린터를 제조 및 공급하는 인투리얼3D(In2Real3D), 시암렙랩(SiamRepRap), 타이로보3D(ThaiRobo3D)와 같은 업체들 그리고 타이이지일렉(ThaiEasyElec)과 아이엔이엑스(INEX)와 같은 전자 회사들이 있습니다.

메이커 스페이스와 기업뿐만 아니라 개인과 그룹도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고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습니다.

방콕의 메이커 운동이 얼마나 크게 움직이고 있는지 알아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매년 열리는 방콕 미니 메이커 페어에 참가하는 것입니다. 지난 2년 연속으로 개최된 이 행사에는 방콕의 메이커 커뮤니티들이 참여할 뿐만 아니라 이들과 연계된 다양한 아시아인들이 참석합니다. 메이커들의 작품과 프로젝트 그리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방콕에서 성장하고 있는 메이커 커뮤니티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사람들이 메이커 스페이스에서 하는 일이 매우 ‘지역적(local)’이고 ‘개인적(personal)’으로 보일지 몰라도 그 영향이 말 그대로 세계 곳곳으로 뻗어나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단 한번도 만나본 적 없는 사람에게 영감을 주면서 말이지요. 또한, 방콕에서 속속들이 생겨나는 메이커들은 거대한 아이디어와 창의력의 원천을 확장시킵니다. 어느 곳에 있는 누구든지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메이커 운동의 묘미라고 할까요?

더 많은 사람이 함께할수록 더 나아집니다. 우리 모두를 위해서.

이 글은 메이크진(makezine.com)에 실린 원문 Meet Bangkok’s Growing Maker Movement (By Brian Berletic)를 번역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