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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제7회 ‘메이커 페어 서울’ 메이커 및 스폰서 기업 모집

– 국내 최대 메이커 축제 <메이커 페어 서울 2018>
2018년 9월 29일(토)~30일(일),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려

<메이커 페어 서울 2018> 로고

<메이커 페어 서울 2018> 로고

국내 최대 메이커 축제인 <메이커 페어 서울 2018>(Maker Faire Seoul 2018)이 오는 2018년 9월 29일(토)~30일(일), 서울 마포구에 있는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린다. 메이커 페어 서울은 지난해 관람객 규모 1만 명을 넘으며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져 큰 관심을 받았다. 금년에는 기세를 이어 더욱 다채로운 행사로 진행될 예정이다.

행사 장소인 문화비축기지는 지난해 문을 연 복합문화공간이다. 70년대 석유비축을 위해 1급 보안시설로 숨겨졌던 공간이 시민을 위한 열린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석유 탱크를 그대로 보존한 독특한 건축물과 산책로, 사무공간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다. 역사와 문화가 살아있는 행사장이 톡톡 튀는 전시와 창의적인 볼거리로 가득 채워질 예정이다.

블로터앤미디어 정재엽 본부장은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며 메이커 육성 및 교육에 관한 민관의 관심이 뜨겁다. 매년 성장하고 있는 메이커 페어 서울은 한국과 세계 메이커를 묶는 허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전시에 참여할 전시 메이커스폰서를 모집하고 있다”며, 국내 메이커 운동과 메이커 문화 활성화에 개인과 기업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주기를 부탁했다.

<메이커 페어 서울 2017> 스케치 영상 보기

메이커 페어 서울 스폰서는 플래티넘, 골드, 실버, 브론즈 등 등급별로 참가가 가능하며, 참여하는 기업에는 기본 전시 공간과 함께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 그 외 전시 공간 독립 사용도 가능하다. 스폰서 및 전시 프로그램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블로터앤미디어의 메이크코리아팀 이메일(maker@bloter.net)로 문의하면 안내를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총 3차에 걸쳐 이루어지는 전시자, 즉 메이커 모집은 오는 7월 23일(월)에 2차 모집을 마감한다. 메이커 페어 서울에서 자신의 창작물을 소개하고 싶은 사람은 여기에서 메이커로 등록하면 된다. 메이커 등록 시 내부 심사 단계를 거쳐 최종 참가가 확정된다.

(주)블로터앤미디어 소개

디지털 기기, 디지털 라이프 스타일, 인터넷 서비스, IT 업계 생태계를 전문적으로 취재하는 IT 전문 미디어 기업이다. 미국 ‘메이커 미디어’의 한국 파트너이다.

메이크 코리아 소개

메이커의, 메이커에 의한, 메이커를 위한 매체 ‘메이커 미디어’의 국내 채널이다. 연간 메이커 축제 <메이커 페어 서울>을 중심으로 단행본 및 매거진 발행, 교육 프로그램, 워크샵 등 여러 사업을 진행한다.

“전 재산 탕진 프로젝트는 2018년에도 계속됩니다.”

올해 ‘또’ 메이커 페어 베이에어리어 & 도쿄로 떠나는
전다은 메이커를 만나다.

2017년 3월의 어느 날, 제 스스로 전 재산을 탕진하겠다며 돌연 비행기에 오른 이가 있다. “2016년 미국 베이에어리어 메이커 페어에서 느낀 놀라움과 호기심을 도저히 주체할 수 없어서”였다고. 3D 프린터로 심플애니멀즈를 만드는 전다은 메이커의 이야기다. 그는 지난해 205일 동안 ‘전 재산 탕진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뉴캐슬, 오스틴, 베이에어리어, 파리, 바르셀로나, 낭트, 하노버, 아인트호벤, 뉴욕, 피츠버그, 서울 그리고 선전에서 열린 메이커 페어를 섭렵했다. 중간에 여행차 방문한 곳들까지 합하면 무려 11개국 36개 도시다.

전다은 메이커의 재산 탕진은 그로부터 한 해가 바뀐 2018년에도 계속된다. 올해에는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면서도 5월에 베이에어리어, 8월에 도쿄로 메이커 페어를 즐기고자 떠날 계획이다. 전다은 메이커를 만나 지난해의 소회와 그곳에서 닿은 인연 그리고 올해 기대하는 바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전다은 메이커가 지난해 ‘전재산 탕진 프로젝트’의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전다은 메이커가 지난해 ‘전재산 탕진 프로젝트’의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난해 여행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뭐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그냥 한마디로 하자면 ‘AWESOME’이나 ‘AMAZING’ 정도라고 생각해요. 진짜 저는 2017년에 돈 잘 썼고 시간도 잘 보냈다고 생각하거든요. 제 인생에 절대 잊지 못할 가장 큰 이벤트를 만들었습니다.

페어마다 느낀 고유의 특징이 있다면 무엇이 있나요?

사실은 미국이 워낙 오래됐고 참여한 사람도 많다 보니까 규모 면에서나 다양성 면에서야 가장 커요. 미국은 약간 ‘AMERICA!!!’ ‘ROBOT!!!’ 하면서 뭐랄까 미국식 스케일을 강조하는 면이 강했거든요. 그리고 주(state)별로도 또 달랐어요. 오스틴이나 피츠버그는 동네 사람들이 많이 놀러 오는 잔치 같았죠. 반면 유럽은 크래프트 문화에서 나온 고풍스럽거나 희한한 작품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전 세계를 돌며 모은 메이커 페어 이름표

전 세계를 돌며 모은 메이커 페어 이름표

세계 메이커 페어를 다니며 모은 컬렉션 중에는 ‘Maker of Merit’ 또는 ‘Editor’s Choice’ 리본도 있다.

세계 메이커 페어를 다니며 모은 컬렉션 중에는 ‘Maker of Merit’ 또는 ‘Editor’s Choice’ 리본도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던 페어는 어디였는지 궁금해요.

제일 재미있었던 곳은 프랑스 낭트였어요. 낭트에 있었던 작품들이 다들 되게 저한테는 문화충격이었어요. 단순히 작품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작품과 인간의 퍼포먼스까지 전시형태로 녹여내는 거예요. 작품과 사람이 소통해야 하죠. ‘이걸 대체 왜 만들었을까? 이게 뭘까?’ 생각하게 하는 작품들이 참 많았는데 불어로만 적혀 있어 난해하기는 했어요. (웃음)

프랑스가 철학과 예술이 강하다고 하잖아요. 말 그대로 낭트에서 봤던 기구적인 작품들은 철로 돼 있지만 차갑지 않고 낭만적이며 우아한 기계였어요. 그래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곳도 다시 가보고 싶은 페어도 여기, 낭트입니다.

낭트에서 특히 어떤 작품들이 인상적이었나요?

높이 13m에 50t이 넘는 거대 로봇 코끼리도 대단했고 반대로 어른을 여섯 명이나 수용하는 초소형 버스도 재미있었는데요. 제일 반했던 건 움직이는 바였어요. 바에 탔더니 진짜 샴페인을 줬고 맨 뒤에 탄 분은 라이브로 계속 노래를 불러줬어요. 저러고 행사장을 돌아다닌 거예요. 나중에 절 찍은 영상을 봤는데 제가 봐도 너무 행복해 보이는 거 있죠? 날씨 좋고, 술 주잖아요, 뒤에서 노래 불러주잖아요. 어떻게 안 웃을 수가 있어요?

낭트에서 만난 움직이는 바는 전다은 메이커를 가장 매료시켰다. (사진=전다은)

낭트에서 만난 움직이는 바는 전다은 메이커를 가장 매료시켰다. (사진=전다은)

앞서 퍼포먼스를 말한 것처럼 작품을 단순히 보는 게 아니라 참가자가 같이 뭘 해야 되는 게 많았어요. 부채질하는 의자도 보면 참가자 둘을 받아서 한 사람은 눕고 한 사람은 반대편에서 부채를 부쳐주게 했어요.

인력 놀이기구도 많았어요. 자전거 페달을 밟으면 미니 자전거들이 작은 도시에서 레일을 따라 경주하는 기구, 누군가의 아빠가 직접 손잡이를 돌려 움직이는 아이 여덟 명이 탄 관람차, 펌프질해서 어른 여덟 명이 탄 비행기를 돌리는 놀이기구도 있었죠. 너무 재미있었어요. 기구에 탄 어린이들도 돌리는 어른들도 모두요. 단순히 전기로 돌리는 거였으면 이렇게 재미있지는 않았을 거예요.

누군가의 아빠가 직접 손으로 돌려 움직이는 놀이기구들 (사진=전다은)

누군가의 아빠가 직접 손으로 돌려 움직이는 놀이기구들 (사진=전다은)

누군가의 아빠가 직접 손으로 돌려 움직이는 놀이기구들 (사진=전다은)

해외에서 만나 지금까지 인연을 맺은 분들이 있나요? 어떻게 만났는지도 듣고 싶어요.

먼저 제가 싱기버스, 핀쉐이프, 마이미니팩토리, 컬츠 등 3D 모델링을 공유하는 사이트가 꽤 많아요. 처음에 거기다가 무작정 메일을 보냈어요. “나는 너희 사이트에 이런 거 올리는 사람이야. 나 여행 중인데 너희 도시에 가. 우리 만날래?” 하고 끝, 밑도 끝도 없이요. 비즈니스를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그냥 만날까 했더니 너무 쉽게 회사에 놀러 오라고 답장을 받았어요. 제가 꾸준히 공유했던 활동들이 있으니까 최소한 이상한 애는 아니라고 생각한 거겠죠. (웃음)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세상이 이런 건가 싶어 너무 재미있고 신기했어요.

그랬더니 이제는 반대로 제가 외국에서 만난 친구들이 한국에 방문해주고 있어요. 여행하고 돌아온 지 1년도 안 됐는데 벌써 중국에서 만난 멕시코 친구들도 독일에서 만난 친구도 한국에 방문했죠. ‘내가 작년에 여행하면서 나 같은 사람을 만났구나.’ 생각이 들더라고요. ‘정말 이러다 만난 친구들이 다 한국에 오면 어떻게 다 밥을 사주지? 내가 돈을 많이 벌어놔야겠네.’ 생각하고 있습니다. (웃음)

전다은 메이커는 메이커 페어 때마다의 추억들을 하나하나 인화해 간직하고 있다.

전다은 메이커는 메이커 페어 때마다의 추억들을 하나하나 인화해 간직하고 있다.

만난 인연 중 특별한 사연이 있는 분들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여행 초반에 만난 사라라는 친구가 티셔츠에 핸드드로잉으로 심플애니멀즈를 그려줬어요. 이 티셔츠를 입고 제가 참여한 모든 메이커 페어에 돌아다녔죠. 그리고 미국에서 만난 토미는 부직포로 심플애니멀즈 모양을 그려서 커터로 자른 다음 다림질해서 붙인 티셔츠를 한국으로 보내줬어요. 일부러 저의 각진 디자인 스타일대로 만들어 보내준 거예요. 메이커를 만나니까 선물도 직접 메이킹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것을 받으니 기분이 너무 좋아요. 오늘 인터뷰를 위해 선물 받은 이 티셔츠를 일부러 입고 왔어요. (웃음)

하노버에서 만난 라이너 아저씨도 있어요. 저한테 와서는 “내가 한국에 가봤다”는 거예요. 그러고는 20년 전에 덕수궁에서 찍은 사진을 보여줬죠. 갑자기 소름이 막 돋았어요. 사진 구석에 보이는 꼬마가 어쩌면 저일 수도 있는 거잖아요. 아저씨는 “이때 한국 사람들이 자기한테 너무 잘해줬다”고 “그때 받은 호의를 너한테 돌려줘야겠다”면서 메이커 페어가 끝난 다음 날 온종일 저를 데리고 구경시켜주고 술 사주고 밥 사주고 다 해주셨어요. 여행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서는 제가 크리스마스 편지랑 선물을 보내면서 ‘꼭 한국에 다시 와주세요, 받은 호의를 다시 갚고 20년이 지난 서울을 보여주고 싶어요’라고 썼죠.

전다은 메이커가 해외 메이커 페어의 간판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가 입은 티셔츠가 바로 미국 친구 토미가 만들어준 티셔츠다.

전다은 메이커가 해외 메이커 페어의 간판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가 입은 티셔츠가 바로 미국 친구 토미가 만들어준 티셔츠다.

2018년에는 어디 어디로 갈 계획이신가요?

올해는 5월에 베이에어리어를 다시 가고 8월에는 처음으로 도쿄를 가려고요. 딱 두 군데만 갈 거예요. 왜냐면 작년에 탕진해서 없으니까요. 또 열심히 나가고는 싶지만, 올해는 약간 쉬면서 작년에 여행했던 이야기를 책으로 내고 싶어서 여행 중에 일기 형식으로 썼던 글들을 정리하고 있거든요.

이렇게 다듬으면서 에너지도 충전하고 돈도 다시 모으려고요. 그래서 2차 탕진은 언제 할 거냐고들 물으면 이렇게 답해요. “뭐가 모여야 탕진을 할 것 같다”고. (웃음) 탕진도 쉽지 않아요.

전다은 메이커는 전재산 탕진 프로젝트 중 사라가 직접 그려준 티셔츠를 입고서 페어를 활보했다. (사진=전다은)

전다은 메이커는 전재산 탕진 프로젝트 중 사라가 직접 그려준 티셔츠를 입고서 페어를 활보했다. (사진=전다은)

올해 페어들에서 기대되는 부분들이 있다면 무엇이 있나요? 베이에어리어부터 알려주세요.

지난해에는 심플애니멀즈만 보여줬는데 올해 베이에어리어는 제 전 재산 탕진 프로젝트를 보여주러 가는 거예요. “내가 진짜 세계의 열두 개 메이커 페어를 다 갔어!”라고 하게 제가 205일 동안 이렇게 돌아다녔다고 벽에 붙여놓으려고요.

그리고 2016년 처음 미국 메이커 페어를 가서 모자를 바꿔 쓰며 친해진 크리스티나가 있어요. 작년에도 만났고 올해도 다시 이 친구를 만날 계획이에요. 이번에는 메이커 페어가 끝나고 요세미티 국립공원에 같이 가기로 했거든요. 그 친구 집에서 3~4일 머물면서 또 다른 이야깃거리를 쌓을 거예요.

도쿄 페어는 이번이 처음이라 알고 있어요. 도쿄에서는 어떤 궁금증을 해결하고 싶나요?

일본은 작년 전 재산 탕진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도 가고 싶었지만, 시기가 제가 한창 유럽에 있을 때였어요. 유럽에 있던 도중에 일본을 왔다 다시 유럽을 가면 거의 집 앞에 갔다 오는 수준이기도 하고 항공권이 비쌀 때기도 해서 작년에 가지 않았어요.

일본은 그냥 심플애니멀즈로 갈 것 같아요. 일본이 원래 워낙 아기자기한 걸 좋아하니까 제 걸 어떻게 생각할지가 제일 궁금하기는 해요. 그리고 일본은 오타쿠 문화가 있다 보니까 메이커 페어에 가면 디지털적인 걸 하는 그룹이 이만큼 하나 있다면 오타쿠들도 이만큼 모여 있대요. 그런 일본 메이커들의 전시들도 너무 기대돼요.

글/사진: 장지원

▼ 전다은 메이커의 ‘2017 전 재산 탕진 프로젝트 – 전세계 메이커페어 몽땅 구경하기(한,중,미,유럽)!’ 영상 보기

‘Maker to Market’에 도전하는 하드웨어 스타트업을 만나다

“Hardware is hard.” 하드웨어는 어렵다. 하드웨어를 장악한 나라가 세계를 역사를 이끌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말이다. 개인용 3D 프린터, CNC 머신 등 제작 도구가 개발되면서 시제품 개발(프로토타이핑)이 쉬워졌다고는 하지만 1인 기업, 메이커가 제조업으로 성공하기란 쉽지 않다.

아이디어를 물리적으로 구현해 제품으로 출시하는 지난한 과정을 거치다 보면, 인프라와 시스템, 인력 등 모든 것이 부족한 신생 기업이 대량 생산에 도전하다 제품화를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2018년 새해를 맞아 Maker to Market에 도전하고 있는 메이커들을 만나, 하드웨어 스타트업에 도전하게 된 계기와 제품화 단계에서 겪은 어려움을 들어보았다.

생물 실습을 더 편하게, 해부 교구를 만드는 EEDA

안혜정 메이커는 메이커이자, 대학 강사이자, 부산에 있는 메이커 스페이스에서 재능기부를 하는 활동가다. 메이커 스페이스에서 만난 사람들과 이다(EEDA)라는 팀을 꾸렸다. 팀원들이 과학, 교육,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 속해 있어서, Engineer, Education, Design, Art에서 머리글자를 따와 팀 이름을 지었다. 자유로운 창작가들이 모였기에 융복합 교육 및 기술개발 프로젝트를 해보자는 꿈을 품었다.

EEDA 팀 사진 (사진제공: EEDA)

EEDA 팀 사진 (사진제공: EEDA)

이다는 생물 실험을 위한 해부 교구를 개발하고 있다. 어린 시절 해부실험을 할 때, 실험에 참여하기보다는 옆에서 지켜보거나 도망갔다고 말하는 팀원의 말 때문에 시작됐다. 당시 안혜정 메이커가 지인이 가지고 있는 펠트 소재의 인체 해부모형을 보여주었고, 이를 통해 국내 해부실험 대체 교구의 열악한 현실을 직시하게 됐다. 지난 3월 미성년자의 동물 해부실험을 금지하는 법안이 발의되었는데도 불구하고 해부실험을 대체할 대안 교육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큰 계기로 작동했다.

‘동물 해부실험을 대체할만한 높은 사양의 실험용 교구를 만들자’라는 목표로 개발에 착수했다. 3D프린터로 금형을 제작하고 실리콘을 부어 키트를 제작하기에 시도했다. 재사용이 가능하게 만든다면 학습용 교보재로 탁월한 대안이었다.

3D 프린터로 제작한 몰딩 (사진제공: EEDA)

3D 프린터로 제작한 몰딩 (사진제공: EEDA)

동물의 내장기관을 본떠야 하므로, 복잡한 금형을 제작하는데 어려움이 컸다. 비용문제가 크게 다가왔다. 3D 프린터 특성상 마감 처리가 정교하지 못하다는 것과 다양한 재료를 사용할 수 없다는 게 문제였다. 해부 교구는 동물의 장기기관과 흡사한 질감을 내야만 하기 때문이다. 재료를 구하면서 국내 재료시장에 대한 정보나 네트워크가 없다는 걸 알게 됐다. 재료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플랫폼이 개발된다면 무척이나 좋겠다는 게 안혜정 메이커의 생각이다.

개발중인 동물 내부 장기교구(좌)와 개구리 몸체(우) 모습 (사진제공: EEDA)

개발중인 동물 내부 장기교구(좌)와 개구리 몸체(우) 모습 (사진제공: EEDA)

채색한 개구리 모형 (사진제공: EEDA)

채색한 개구리 모형 (사진제공: EEDA)

지금 이다 팀의 메이커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기자재와 공간 지원이다. 안혜정 메이커는 “이다에는 학교나 특정 메이커 스페이스에 소속된 팀원이 있어서 장소 대여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지만, 개인적인 네트워크가 없으면 메이커 스페이스를 마음 놓고 사용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기자재가 있는 공간을 무료로 지원해준다면 스타트업을 꿈꾸는 메이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라며 공간 지원의 필요성을 전했다.

이다팀이 개발 중인 해부교구는 가이드북, 스티커, 연계 교육프로그램 등을 포함한 키트로 현재 60~70% 정도 개발된 상태다. 크라우드 펀딩과 교육기관 NGO 등과 협력하여 키트와 함께 국내외 교육현장에 도움을 주는 것이 목표다.

감성에 날개를 달다, 에그 라이트를 만드는 에잇스라잇의 박재형 메이커

박재형 메이커는 원래 디자이너다. 에그 라이트를 처음 디자인한 건 2016년이다. 독특하고 감성적인 디자인 덕분에 2017 K-디자인 어워드에서 동상을 받았다. 기발한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것이 메이커에겐 익숙한 일이지만 디자인 직군에선 다소 낯선 일이었다. 이런 디자인을 어떻게 제품화할 수 있겠냐는 주변의 반응에 오기가 생겨 직접 제품 생산에 뛰어들었다.

이미지= 2018 K-디자인 어워드 사이트 내 2017년 수상작 소개

이미지= 2018 K-디자인 어워드 사이트 내 2017년 수상작 소개

에그 라이트는 알 모양의 무드등이다. 제품이 꺼져있을 때는 단순한 알 모양이지만, 불이 들어오는 순간 날개 달린 새가 된다. 알 표면은 부드럽고 은은하게 빛을 내고 조명이 놓인 뒤 벽면엔 아름답게 겹쳐진 풍성한 깃털 모양의 날개가 그려진다. 진동 센서를 사용해 알을 톡 하고 건들면 불을 켜고 끌 수 있게 해 제품 작동에 흥미를 더했다. 에그 라이트는 빛의 직진성과 확산을 이용해 제품을 켜고 껐을 때의 시각적 이미지를 다르게 하여 사용자에게 새로운 감동을 준다. 박재형 메이커는 기존 조명들은 어둠을 밝히는 용도로만 사용되는 점이 아쉬워 빛의 다양한 특성을 이용해 스토리를 가진 감성 무드등을 개발하게 됐다. 에그 라이트는 감성적인 인테리어 소품이자 수유등으로 다양하게 쓸 수 있다.

(사진제공: 박재형 메이커)

(사진제공: 박재형 메이커)

디자이너였던 그에게 제작은 낯선 영역이었다. 심미적인 디자인과 물리적인 구현이 가능한지는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했지만, 현실적인 설계 및 양산성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서 어려움을 겪었다. ‘디자인 제품은 비싸다’라는 소비자의 인식을 ‘디자인 제품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라고 인식할 수 있도록 비용을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 초기 창업자들이 공통으로 느끼는 자본금 부족 문제 때문이다. 박재형 메이커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제작비를 마련하려는 계획인데,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을 만드는 것에 여전히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정부의 적극적인 창업 지원 정책으로 지원금을 받고 창업에 뛰어드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사업을 안정적인 궤도에 올려놓기까지 꾸준하게 지원받기는 쉽지 않다. 박재형 메이커는 “한 지원 사업에서 시제품 1개 제작비를 지원받았다는 이유로 다른 지원 사업에서 탈락한 적이 있었다, 하드웨어 제품을 개발하는데 시제품을 하나만으로 바로 제품 양산을 하기엔 리스크가 큰데, 중복 지원 기준이 달라졌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안전한 캠핑을 위한 캠핑 가드를 만드는 씨디피그룹의 이민구 메이커

이민구 메이커는 캠핑 마니아다. 국내에 캠핑이라는 취미/문화가 처음 도입될 때부터 즐기기 시작했다. 캠핑을 자주 즐기다 보니 자연스럽게 캠핑 현장의 보안과 안전이 매우 취약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안전한 캠핑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가 있으면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캠핑용 보안장치 캠지(Cam. G)를 개발하게 됐다.

캠지 (사진제공: 이민구 메이커)

캠지 (사진제공: 이민구 메이커)

캠지는 휴대용 보안장치로 주변의 움직임을 인식해 경보음을 발생하는 장치다. 캠핑 중 잠시 텐트를 비워야 하는 상황에 캠지를 설치해 두면 좋다. 텐트 안에 캠지를 두고 나가면 누군가 텐트에 침입했을 때 움직임을 감지하고 경보음이 울린다. 블루투스 통신이 가능한 지역에 사용자가 있으면 텐트에 외부 침입이 발생했음을 휴대전화 앱으로 알려준다. 강력한 알람이 일정 시간 동안 지속하기 때문에 소심한 좀도둑을 쫓아내기에 안성맞춤이다. 차량 도난방지 경고음과 유사한 원리다. 경고음을 무시하고 범행을 강행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는 것이 이민구 메이커의 생각이다. 소리만으로 도둑을 쫓아내는 게 쉽진 않겠지만, 일단 큰 소리가 울리면 주변에서 관심을 두게 되고 캠핑족들의 자발적인 보안을 강화할 수 있다는 거다.

이민구 메이커는 지난 11월 크라우드펀딩 서비스 와디즈를 통해서 캠지를 대중에게 판매하는 데 성공했다. 일단 제품을 시장에 내놓고 보니 의도하지 않은 반응에 놀랐다고 한다. 캠핑족을 위해 만든 캠지가 혼자 사는 여성들에게 환영을 받았다는 것이다. 외출이나 취침 시에 캠지를 문 혹은 창문 앞에 설치해두면 외부 침입자에게 경고음을 발생시켜 불의의 사고를 막을 수 있다는 기대감 덕분이었다. 주로 원룸이나 다가구 주택에 사는 1인 가구 여성의 니즈에 꼭 들어맞은 거다. 또한, 캠지에 온도/습도 측정, 일산화탄소 측정 기능과 비상등으로 사용할 수 있는 LED가 내장되어 있어서 최소한의 물건만 갖추고 싶은 1인 가구에 매우 적합하다.

캠지 소개 영상 속 사용 모습 (사진제공: 이민구 메이커)

캠지 소개 영상 속 사용 모습 (사진제공: 이민구 메이커)

한 차례 성공을 거두었지만, 여전히 제품 양산에는 어려움이 많아 아직 오픈마켓에서는 캠지를 구매할 수 없다. 제품 기획이나 마케팅 쪽에는 자료도 많고 전문가도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제품 제작과 양산 측면에서는 전문가를 만나기가 쉽지 않았다고 한다. 전에 없던 제품을 개발하려고 하니 시행착오를 계속해서 겪을 수밖에 없었다. 신제품을 개발하는 하드웨어 스타트업이라면 누구나 겪는 문제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이니 스스로 개척하는 수밖에!

이민구 메이커는 “스타트업 지원 정책이 초기 단계에 집중되어 있어서 실질적인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단계에서 도움을 받기 어렵다”라며 제품 개선과 양산을 위한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소개한 박재형 메이커가 겪는 어려움과 같은 것이었다. 이들처럼 공통된 어려움을 겪다가 제품을 양산하지 못하고 시제품 단계에서 사업을 접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하드웨어를 생산하는데 단 한 번의 시제품 제작으로 성공을 거두는 기업은 거의 없다. 무선 청소기로 세계적인 기업이 된 다이슨(Dyson)의 맥스 콘체 최고경영자는 무선청소기 개발을 위해 5000번 이상의 실패를 거듭했고, 최근 출시한 헤어드라이어는 5년 동안 600여 개에 달하는 시제품을 만들었다고 한다. 시제품을 사용해보고 계속 다시 만들어 보면서 사용성과 소비자 만족도를 높여나가는 것이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다. 너무 많이 들어서 식상한 말이지만 시제품은 완성품의 어머니다. 시제품 개발과 제품 양산을 집중적으로 도움을 주거나, 동일 사업이더라도 다방면으로 지원이 이루어진다면 국내 스타트업이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우리 모두 메이커와 관심과 지원에 지구력을 길러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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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객과 소통하는 예술을 만드는 AOW

관람객과 소통하는 예술을 Web으로 마음껏 펼쳐내다
각자 하고 싶은 대로 해내는 크리에이티브 코더(Creative Coder)
Interactive Art of Web(AOW)

Interactive Art of Web(이하 AOW)은 메이커라기보다는 아티스트 그룹에 가깝다. 실용적인 측면에서의 도움도 도움이지만 이들에게는 관람객들이 시각적으로 압도되고 마음껏 즐기도록 함이 먼저이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AOW는 한국과학창의재단의 2017년 메이커 모임 지원사업에 선정돼 메이커 페어 서울 2017에 참가함은 물론 지난달에는 서교예술실험센터에서의 AOW 1주년 전시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AOW의 멤버 중 한태재 님과 이정효 님을 만나 그들의 창작세계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인터랙티브 아트 팀 Interactive Art of Web(AOW). (사진제공: 장지원)

인터랙티브 아트 팀 Interactive Art of Web(AOW). (사진제공: 장지원)

인터랙티브 아트란 무엇인가요?
사용자가 작품 앞에서 어떤 행동을 취했을 때 그에 맞춰 어떤 반응이 돌아오는 등 쌍방향으로 상호작용하면서 미적 효과가 이어지는 예술을 인터랙티브 아트라 부릅니다.

AOW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지요?
우리가 보기에 기존의 개발자들이 하는 작업은 기능적인 면에 너무 충실해서인지 재미없어 보이는 것들이 많았어요. 대신 우리는 좀 더 재미있게 우리가 만들고 싶은 걸 작업해보자고 해서 지난해 2월부터 시작하게 됐죠.

만들어온 작품들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주세요.
‘리드미컬크리쳐(Rhythmical Creatures)’는 전면의 커다란 메인 스크린 앞에 별도의 터치스크린을 함께 배치했어요. 관람객이 터치스크린에다 액션을 넣으면 그에 맞춰 비트를 연주하고 완성된 리듬이 전면 스크린으로 전송됐을 때 리듬에 따라 움직이는 생명체가 나타나죠. 생명체들을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느낌의 음악을 만들 수 있어요.

리드미컬크리처: 관람객이 터치스크린을 조작하면 화음과 함께 앙증맞은 캐릭터들이 돌아다닌다.

리드미컬크리처: 관람객이 터치스크린을 조작하면 화음과 함께 앙증맞은 캐릭터들이 돌아다닌다.

다른 작품 ‘스프링 왈츠(Spring Waltz)’는 빨리 봄이 왔으면 하는 바람으로 마우스를 움직여서 얼음을 녹이고 봄을 맞이하는 듯한 느낌을 얻게끔 구현했어요. 배경음악으로도 요한 스트라우스 2세의 봄의 소리 왈츠를 넣었답니다. 이 밖에 사용자의 사진을 특정 화풍으로 바꿔주는 ‘이미지 더 모먼츠(Imagine The Moments)’ 그리고 사진을 분석해 스트링 아트로 표현할 수 있는 제너레이티브 아트도 만들었어요.

스프링왈츠: 마우스를 이리저리 흔들어 얼음을 녹이고 봄을 되찾아보자. (사진제공: AOW)

스프링왈츠: 마우스를 이리저리 흔들어 얼음을 녹이고 봄을 되찾아보자. (사진제공: AOW)

만드는 중에는 서로 어떤 식의 도움을 주고받나요?
다른 랩은 모르겠지만 우리는 특별히 역할을 나누기보다 그저 각자 개인이 하고 싶은 것들을 해요. 대신 자기가 하다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옆에서 이런 알고리즘나 수학 공식이 있다고 많이 알려주거든요. 스프링 왈츠를 작업할 때에도 팀원이 ‘보로노이 다각형’이라는 개념이랑 관련 사이트를 알려줘서 보고 코딩했죠.

만들기는 혼자 하지만 필요할 때마다 아이디어나 노하우를 활발히 공유해가면서 점차 완성해나가요.

AOW라는 모임이 운영되는 방식은 무엇인가요?
AOW의 참가 인원은 한태재와 이정효 외에도 김예리, 박신영, 신동헌, 이소은, 이원지 등이 있습니다. 다만 일반적인 동아리처럼 특정 인원을 계속 정해놓고 움직이지는 않아요. AOW는 모두의 연구소 산하의 연구실인데요. 연구실별로 따로 인원을 모집해 원하는 형태로 공부하는 방식이에요.

간단히 말해 자신이 하고 싶은 랩이 있다면 만들어서 같이 스터디하는 식이죠. 만들어서 스터디하고 또 다른 게 하고 싶으면 또다시 랩을 만들어서 스터디하면 돼요.

메이커 페어 서울에서나 서교예술실험센터에서 전시했을 때 대체로 반응은 어땠나요?
관람객들이 상당히 많이 와주셨어요. 무엇보다도 보기만 하는 게 아니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게 우리 AOW잖아요. 다들 사진도 많이 찍고 가족끼리 재미있어하며 다녀갔어요. 특히 AOW 1주년 전시는 기대한 반응보다 훨씬 많이들 신기해하고 수준 높게 봐주시더라고요. 여느 전시회보다도 괜찮았다고 하셨어요.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지원은 어떤 측면에서 도움이 됐나요?
덕분에 우리들만의 전시회를 열 수 있었다는 점이 가장 기뻤죠. 이전에는 내 작품을 대외적으로 보여주자니 정보도 없고 대관료도 비싸서 자유롭게 일을 벌이기가 힘들었어요. 하지만 창의재단과 함께 한 덕에 지원도 받았고 하고 싶었던 바까지 이뤘습니다.

다만 지원사업의 혜택을 본 다른 메이커들과 네트워킹을 하자니 우리와 뜻이 비슷한 팀을 찾기가 쉽지 않아서 도움을 주고받기가 어려웠어요. AOW 프로젝트 도중에 다른 작업도 욕심내서 해보고 싶었지만, 그것에 대해서는 지원을 받을 수 없어 아쉬웠고요.

끝으로 AOW가 설정한 올해의 목표는 무엇인지요?
우리가 비주얼 중심으로 시작해왔지만, 올해에는 아두이노나 라즈베리파이 등의 MCU 보드나 딥러닝, 인공지능 같은 것들을 함께 엮어서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보려 하거든요.
그래서 이번에 새로운 연구원들도 모집할 거예요. 디자인과 개발 경험이 있고 인터랙티브 아트 작품 만들기에 열정을 가진 분들이 많이들 지원해주면 좋겠어요.

목표로 하는 모집인원은 몇 명인가요?
많으면 많을수록 좋죠. (웃음)

스트링아트초상화: 실들이 서로를 가로지르는 농도에 따라 음영이 다르고 사람의 얼굴이 살아난다. (사진제공: AOW)

스트링아트초상화: 실들이 서로를 가로지르는 농도에 따라 음영이 다르고 사람의 얼굴이 살아난다. (사진제공: AOW)

이 기사는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운영하는 메이크올 뉴스레터 2월호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메이크올 뉴스레터 보기

아이들의 작업실, DD238을 소개합니다.

‘아이들의 작업실’이라니, 너무 이상적이다. 아이와 만들기에 대해서 한 번이라도 고민해본 사람이라면 이런 조합이 실현 가능한 것일지 머릿속에 떠올릴 것이다. 이 공간의 지향점에 대한 담담한 설명인 것일까. 아이들이 어떤 작업을 하는 건지, 어떤 공간에서 하는 것일지, 질문이 꼬리를 문다.

하지만 DD238은 ‘아이들의 작업실’로 문을 열었으며 ‘아이들의 작업실’로 충실히 기능하고 있다. 이 공간은 언뜻 보기에는 이상을 좇는 마음이 푸근한 동네 사람들이 운영할 것만 같지만, 정체성을 제대로 유지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원칙을 고수하는 재바른 원칙주의자들이 운영한다. 이 공간에서 ‘아이들’을 위한 ‘작업실’이 아닌 부분은 없다. 아이들의 작업실인 DD238에서 아이들이 할 수 있는 것에는 제한이 없지만, 어른이 못하는 것은 여러 가지 있다.

노어덜트존 (No Adult Zone)

처음에는 실험적으로 작업실을 어른과 아이가 시간을 나눠 사용하게 했으나, 곧 운영 원칙에 맞게 아이들을 위한 작업실로 변경하였다. 작업실은 노어덜트존으로 아이들이 사용하고, 어른은 한쪽에 위치한 카페에서 쉬거나 자신의 작업에 대한 계획을 세워볼 수 있다.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는다

실제 공간을 채우고 있는 재료와 도구는 메이커스페이스나 공방에 가깝지만, 이러한 공간에서 흔히 운영되는 교육 프로그램은 없다. 작업실이라는 본래 취지에 맞게 작업실로 운영을 하고, 콘텐츠를 한 방향으로만 전달하는 교육이나 체험 프로그램은 운영하지 않는다.

한 방향으로만 전달되는 기존 교육과 다른 작업을 통한 자연스러운 학습이 DD238에서 진행되는 배움의 방식이다. 아이들은 공간 안에서 주체적으로 하고 싶은 작업을 떠올리고 재료를 찾아 진행해서 작업노트를 쓴다.

공간에 대한 정리가 충분히 되지 않은 상태에서 알려지기를 원하지 않아 그동안의 외부 홍보 요청을 모두 고사한 것도 인상적이다(메이커 쪽으로도 이름은 많이 알려졌으나 공간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이 드문 이유이기도 하다). 운 좋게도 오픈 1주년을 기념하여 DD238의 관계자와 만나 공간의 취지와 운영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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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238 (Different Doors 238) 의 이름에 담긴 의미는 무엇인가요?

저희는 이 이름에 여러 가지 의미를 담았습니다. 첫째로 공간 부지의 주소이자 고유한 이름인 이문동 238-19를 마을의 문이라는 뜻으로 담았습니다. 그리고 둘째로는 땅의 기억을 존중하되 공간에 대한 바람을 담아 마을 이(里) 자 대신 다를 이(異) 자를 붙여서 이문(異門, Different Doors)으로 넣었고요. 셋째로는 모두 똑같은 목표와 가치관을 따라가기보다 각자 원하는 문을 찾아 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238가지 다양한 가능성의 문을 여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더했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공간을 구상할 때 생각하셨던 부분을 알려주세요.

우리 아이들은 학교가 끝난 뒤에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요? 학교 바로 옆에 자유롭고 안전하게 머물 공간이 있다면? 그곳에 여러 재료와 도구가 있어서 작업을 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DD238을 이끌어낸 질문들입니다. 새로운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지는 세상에서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에게는 지식과 정보를 적절하게 활용하고 표현할 수 있는 ‘생각의 힘’이 중요합니다. 이를 기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유롭게 생각하고 표현하는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러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공간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왜 ‘작업실’일까요?

저희 공간은 ‘작업실’입니다. 실패의 두려움 없이 자유롭게 그리고 만들고 표현하는 ‘생각의 놀이터’입니다. DD238에서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 꾸준히 하는 것을 ‘작업’이라고 부릅니다. 작업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각자의 속도와 색깔,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을 뿐입니다.

DD238은 이런 가능성에 재료와 도구, 공간을 제공합니다. 자유로운 실험으로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길 바라며. 어른들이 해야 할 일은 아이들이 자기만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즐거움과 자신감을 얻을 수 있도록 믿고 기다리며 응원해주는 것입니다.

DD238은 어떤 원칙으로 운영되고 있나요?

DD238은 커리큘럼이나 프로그램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다만, 세 가지 운영원칙에 따라 움직입니다. 저희는 ‘질문합니다’, ‘보여줍니다’, ‘기다립니다’.
저희는 질문을 해서 아이들에게 직접 답을 주는 대신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함께 합니다. 그리고 보여줘서 일방적인 지식 전달을 넘어 다양한 작업 과정을 보고 배우고 스스로 생각하게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아이들의 속도에 맞게 기다려서 아이들이 자신의 속도로 자신의 색깔을 찾는 과정을 가까이서 지켜보면서 응원합니다.

1주년 기념 전시 ‘작업이 놀이가 되고 일상이 되는 공간’에 대해서 설명해주세요.

2017년 2월에 문을 연 DD238이 얼마 전 1주년을 맞이했습니다. DD238은 아이들의 일상으로 스며들었습니다. 아이들은 스스로 계획하며 작업하는 습관을 길렀고, 친구들과 함께 작업하며 배려하는 마음을 배웠습니다.

1주년을 기념하여 DD238의 ‘매일 한 장 작업노트 쓰기’를 통해 쌓인 작업노트를 전시하고 있습니다. 약 160장의 작업노트 속에서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작업을 진척시켜 나가는 아이들, 하루에 단 15분이라도 조금씩 꾸준히 작업하는 아이들, 일관성 있게 자기만의 스타일을 만들어가는 아이들의 모습과 서로 보고 배우고 알려주며 각자의 개성에 따라 다채롭게 작업이 진화하는 모습, 형제 혹은 친구들과 함께 즐겁게 작업한 흔적들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모두 아이들이 찾고 성취한 것들입니다.

DD238은 아이들, 그리고 지역 주민과 함께 성장하는 공간입니다. 아이들의 즐거움, 부모님들의 변화, 주민들의 응원과 협력은 공간의 생기를 불어넣는 원동력입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DD238에서 지난 1년간 관찰해온 수많은 가능성의 씨앗이 널리 퍼졌으면 좋겠습니다.

카페 벽면 한쪽을 빼곡히 채운 작업노트에서 DD238가 말하는 바의 실체를 볼 수 있었다. ‘다음 세대의 건강한 성장’을 위한 이들의 실험은 계속될 것이다. 사용하는 사람에게 진짜 도움이 되는 공간은 제공하는 물품이 많다, 인터넷이 빠르다 같은 스펙이 아니라는 것을 이제는 우리 모두 안다. 그렇기에 누가 무엇을 어떻게 하는가를 고민하고 목적에 맞는 길을 제시하는 사람들의 역할이 더 중요해지는 것 같다.

DD238과 1주년 기념 전시에 대해서 더 자세한 내용을 보고 싶다면 웹사이트 http://dd238.kr를 방문해보자. 해당 웹사이트의 ABOUT 메뉴에서 공간 구성, 공간 이용 안내, 이용 시간 등도 확인할 수 있다.

 

현장 및 워크샵 이미지 출처: DD238 제공
자료 제공: C-program 신혜미, 리마크프레스 서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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