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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커 인터뷰]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그라피티로 저를 표현할래요 – 조정민 메이커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그라피티로 저를 표현할래요”

그림을 바닥에 마음껏 그렸다 지웠다 하는 Pourtrait 조정민 메이커

 

조정민 메이커는 어릴 적부터 만들기를 좋아해서 특정 원리로 작동하는 기계를 기획하고 설계하고 가공하며 조립해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모든 과정을 즐겼다. 그래서 전공도 기계항공공학부를 택했으며 만드는 사람들의 축제인 메이커 페어 서울에도 2014년 제3회 이래로 6회 연속 참가하는 중이다.

그런 그가 메이커 페어 서울 2019에 나름 큰 판을 깔 참이다. 붓는다는 뜻의 pour와 초상화 portrait를 합친 ‘Pourtrait’라는 작품으로 말이다. X축과 Y축으로 움직이는 플로터가 가루를 뿌리며 바닥에 마음껏 그림을 그린다는데 이 재미난 기계의 탄생비화와 활용범위를 물었다.

Poutrait라는 작품을 만들고 있는 조정민 메이커 (사진=장지원)

 

Pourtrait는 어디에서 영감을 받아 기획했나요?

우선 어렸을 때 운동장에 가면 있는 라인 그리는 기기를 정말 좋아했어요. 석회가루가 든 카트를 밀기만 해도 라인이 착 생기니까 매우 신기했죠. 라인기를 들여다보면 바퀴 축에 연결된 물레방아 같은 게 따라 돌면서 가루를 뿌려주는 방식으로 움직이거든요. 이를 임의로 제어할 수 있도록 모터를 달면 내가 원하는 그림을 그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조금 더 직접적으로 Pourtrait를 만들어야겠다고 영감을 받은 계기는 이반 미란다(Ivan Miranda)라는 메이커 유튜버가 만든 샌드드로잉로봇(Sand Drawing Robot)을 보면서였어요. 말 그대로 프린터처럼 백사장의 모래를 그으면서 그림을 그리는 기계거든요. 생긴 모양도 느낌이 있을 뿐 아니라 드론과 타임랩스를 이용해 찍은 영상도 멋있어서 관심이 갔어요.

 

그라피티에서도 영향을 받았다면서요?

제가 좋아하는 것 중 하나가 그라피티예요. 제가 직접 하지는 않아도 문화적인 요소로써 거리에 나가 자기만의 표식을 남기며 내 존재를 표현한다는 방식이 좋아요. 다만 공공장소에서 그렇게 한다는 부분 때문에 다소 공해로 작용하기도 하잖아요.

한편 그라피티의 형식으로 표현하되 페인트나 스프레이를 쓰는 대신 영구적이지 않게 방법을 달리함으로써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사례도 기술을 접목해서 보여주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LED를 붙인 자석을 만들어 철제 벽에 붙였다가 떼거나 빔프로젝터와 레이저포인터를 이용해 벽에 그림을 쏴서 보여준 뒤 꺼서 바로 없앨 수도 있어요. 재미있었고 매력적이었죠.

 

메이커님은 지울 수 있는 그라피티를 라인기와 샌드드로잉로봇에서 찾았고요.

맞아요. 그래서 가루를 뿌리는 방식으로 바닥에 그림을 그리면 어떨까 떠올려본 거예요. 비만 한 번 내리면 다 없어지니까요. 이런 면에서 양쪽 모두의 필요충분조건을 만족하는 요소가 될 수 있겠다고 여겼죠. 이 프로젝트의 세 아버지는 라인기와 샌드드로잉로봇 그리고 그라피티라고 하면 될 듯해요.

조정민 메이커는 샌드드로잉로봇 유튜브 영상 등을 보며 아이디어를 얻었다.
(영상 링크 https://youtu.be/7T1esQgRwrM) (사진=장지원)

 

Pourtrait가 그림을 그리는 데에 어떤 원리나 프로그램으로 구현되는지요?

이 기계는 깔때기 아래 끝부분의 물레방아를 얼마나 빨리 돌리느냐에 따라 그림의 농도와 명암을 조절할 수 있어요. 제어회로와 연결한 스테핑 모터를 이용해 레일 위를 오가는 Y축과 양 바퀴로 움직이는 X축이 이동하며 해당 위치에 맞는 양만큼 바닥에 가루를 뿌리는 식이죠. 렙랩(RepRap)이라는 3D프린터 오픈소스를 필요에 따라 사용했고요. 기존 3D프린터에 있어야 할 노즐의 온도 제어나 Z축 따위는 비활성화하고 2D로써 여기에 필요한 기능만 쓰고 있어요.

그래서 BMP 확장자의 이미지 파일을 기계에 입력하면 각 좌표의 명암에 따라 회전도를 산출해 G코드로 변환하고 이를 읽고서 스스로 그려내요. 벡터 이미지를 넣어주면 아웃라인만을 따서 그림을 그려요. 특히 텍스트의 경우 이런 식으로 해주면 콘트라스트가 훨씬 강해지니까 더 효과적이죠.

 

석회가루 외에도 다양한 재료를 적용할 수 있다고 했는데 어떻게 가능한가요?

일단 가루로 된 건 뭐든지 뿌릴 수가 있어서예요. 그렇다 보니 그림 그리기를 시도해볼 재료의 폭이 다양해졌죠. 꼭 라인기에 쓰는 석회가루가 아니더라도 놀이터의 모래 등도 충분히 가능하고요.

게다가 만약 흙밭 위에다가 Pourtrait로 잔디 씨앗을 뿌리고 물을 주면 원하는 그림과 같은 모양으로 싹을 틔울 수도 있는 거예요. 그런 식으로 농장에서도 원하는 위치에다 다양한 작물을 심으면서 실용적으로도 쓸 만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한밤중 파티 등지에서 화려한 효과를 주고 싶으면 톱밥에다가 질산칼륨 같은 물질을 넣어 섞어주고 뿌린 다음에 불을 붙여서 바닥에 그려놓은 모양 그대로 불타오르는 연출도 보여줄 법하고요.

 

제작은 언제부터 시작해 진행 중인지요?

4월부터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며 설계를 시작했어요. 틈틈이 시간을 내며 진도를 나가다 7월 중순쯤 들어 설계를 완료했고요. 3D프린팅 같이 시간이 오래 걸리는 과정을 먼저 진행하고 그 외에 있어야 하는 부품들도 찬찬히 주문한 후에 8월 첫 주부터 준비된 재료들을 가지고 현재 본격적으로 조립에 들어간 상태예요.

원하는 명암에 따라 가루를 조절할 물레방아 부분(좌)
레일 및 바퀴 장착으로 완성될 Pourtrait의 상상도(우) (사진=조정민 제공)

 

제작 중 기술적으로 어렵던 부분은 어떻게 해결하고자 했나요?

기술 면에서 제일 도전이라 생각된 부분이 하나 있어요. 보통 모터를 돌릴 때 전력을 공급하고자 전선을 연결하잖아요. 그러면 모터가 왔다 갔다 할 때 긴 전선이 치렁치렁해져요. 공작기계나 CNC의 경우 거기에 케이블체인을 입혀 깔끔하게 정리하지만 Pourtrait에 쓸 전선은 단 두 가닥이면 되는데 거기에 체인을 달자니 과해 보였거든요. 무엇보다 저는 생산 기계보다는 스타일리시하고 예술적인 작품을 만들고 싶은데 그런 걸 쓰면 거추장스러워지기도 했고요.

그래서 방법이 없을까 고민해봤고 끝내 한 가지를 떠올렸어요. 모터가 오가는 알루미늄 소재의 레일이 두 개니까 거기에 전류를 통하게 해서 말 그대로 각기 자체를 전선으로 쓰는 거죠. 레일을 잡아주는 베어링을 통해 전력을 끌어다가 모터에 연결하며 공급해주는 거예요. 마치 지하철이 전력을 받아 달리는 원리처럼요. 이러면 구조상 훨씬 간단해지리라고 봤어요.

 

문제 해결 중 또 닥쳐온 어려움은 혹시 없었나요?

이렇게 했으나 다른 문제가 생기더라고요. 설계상에서는 항상 완벽하나 실제로 만들어보면 꼭 그렇지가 않잖아요. 레일의 구간마다 미세한 뒤틀림이 있고 그 때문에 레일을 잡아주는 베어링이 어딘가에서는 약간 뜨니까 그 부분에서 곧바로 접촉 불량이 벌어졌어요. 모터가 도중에 움직이지를 않는 거죠. 게다가 잘 움직인다 해도 접촉면적이 위치별로 계속 달라지는 사이에 저항값이 여기저기서 변하다 보니까 모터의 속도도 들쭉날쭉하는 문제가 보였어요.

지금은 기존에 있던 걸 최대한 이용하느라 레일을 베어링이 직접 잡아서 연결했거든요. 이 대신에 조금 더 전철에서 쓰는 바와 비슷하게 따로 레일에서 전기를 끌어오는 구조물을 만들어 달아줄 생각이에요. 스프링 등을 이용해 레일을 눌러주면서 접점을 계속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이요.

 

메이커 페어 서울 2019 당일에 Pourtrait를 어떻게 보여줄 생각인가요?

작년 메이커 페어 때 문화비축기지에 가서 보니까 가운데에 공터가 넓게 있더라고요. 그곳을 최대한 이용해서 부스 안에서만 머물지 않고 바닥에 여러 그림을 그려내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싶어요. 이를테면 긴 문장을 쭉 적는다든지 여러 번 덧칠하면서 모나리자 같은 그림을 초대형 스케일로 그린다든지 등을 바닥에 대고 계속해보고 싶죠. 물론 MAKER FAIRE SEOUL 2019 문구와 메이키도 예쁘게 그리고요. 드론 가져온 분한테 찍어달라고 부탁도 하면서요.

조정민 메이커는 차분하고도 진중하게 Pourtrait의 제작 과정을 설명했다. (사진=장지원) 

 

요즘 메이커 운동을 바라보는 조정민 메이커의 생각도 살짝 듣고 싶어요.

2014년에 처음 메이커 페어에 참가할 당시에는 제가 고등학생이었는데요. 예전에는 아무래도 나이가 어리기도 하니까 이건 이래야 한다, 저건 저래서는 안 된다, 이와 같은 생각이 너무 많았어요. 이를테면 한창 메이커 운동이 전국적으로 각광 받을 당시에는 자꾸 이걸 청년창업이나 일자리창출과 연관시키면서 만들기가 좋아서라기보다 이때 들어오는 돈을 보고서 몰리는 이들이 너무 보였어요. 그때 저는 그게 순수성을 훼손하는 것 같아서 싫었거든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여러 사람을 만나 얘기를 많이 들어보니 만들기를 상업적으로 바라보는 일도 교육적으로 접근하는 일도 그 자체로 나름의 의미가 있더라고요. 비상업적인 부분도 물론 마찬가지고요. 지금으로 돌이켜보면 그냥 사람들이 각자 가지고 있는 중점이나 주관을 골고루 존중하며 다양한 방향으로 가는 편이 좋지 않을까 해요. 그런 면에서 꼭 어떤 게 맞고 틀리다 그러기보다 그것들을 다 포용할 수 있는 자리가 바로 메이커 페어인 듯해요.

 

끝으로 메이커 페어 서울 2019를 앞두고 메이커나 관람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우리 가족 중에서 저만 이과예요. 그래서인지 제가 만드는 기술의 수준이 올라갈수록 공감을 받기가 어렵더라고요. 이게 왜 대단한지 이해를 잘 못 해주니까 죄송한 말씀이지만 답답함도 있었고요. 저는 막 엄청나게 고심해서 해답을 찾아내며 기껏 공들여 만들었는데 결국 자기만족으로만 남아야 한다는 점이 굉장히 아쉬웠어요. 사실 지금 만드는 Pourtrait도 아직은 주위에서 “재미있기는 한데 고작 그거 하겠다고 그렇게까지 만들어야 하냐”고들 해요.

그러나 메이커 페어에 가면 정말 다양한 메이커들이 서로의 가치를 알아보고 함께 즐거워하잖아요. 그런 부분이 진짜 재미있어서 6년째 매년 참가하고 있거든요. 정말로 감사하죠.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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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제8회 메이커 페어 서울(Maker Faire Seoul) 개최 안내

제7회 메이커 페어 서울 2018, 성황리 종료

메이커 페어 서울 2018 전시자 단체 사진

메이커 페어 서울 2018 전시자 단체 사진

블로터앤미디어가 지난 9월 29·30일 이틀간 문화비축기지(마포구 성산동)에서 ‘메이커 페어 서울 2018’을 개최했다. 블로터앤미디어가 단독으로 주최한 이번 행사는 일곱번째 메이커 페어 서울로 역대 가장 큰 규모로 치러졌다.

메이커 페어 서울 2018의 관람객 수는 3천 명이 넘는 사전예약자를 포함하여 1만 5천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 행사에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동반한 가족 단위 관람객뿐만 아니라 가을 나들이 인구가 많아 국내에서도 메이커 운동이 활성화되고 있음을 실감케 했다.

전시자로 참가한 최재필 메이커가 관람객들에게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전시자로 참가한 최재필 메이커가 관람객들에게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행사 1일 차에 진행된 세미나의 버로컬코리아 세션

행사 1일 차에 진행된 세미나의 버로컬코리아 세션

메이커 페어 서울은 지난 7년간 국내 메이커들과 만들기 문화를 즐기는 사람들의 높은 관심을 받아왔다. 올해 행사에는 총 108팀, 400여 명의 메이커가 전시자로 참가했으며, 기업 참가자로는 여우야(버로컬코리아), 디바이스마트, KT, N15, 펜톡, 마르시스, 온페이스, 베큐폼, 맥스트레이딩 등이 함께 참여하여 전시장을 다채롭게 채웠다.

기업 전시로 함께한 KT의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해 관람객들이 줄지어 서 있다.

기업 전시로 함께한 KT의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해 관람객들이 줄지어 서 있다.

특별전으로는 ‘제2회 카트 어드벤처’와 ‘메이키 로봇 전시’가 진행되었다. 카트 어드벤처는 지난해보다 훨씬 확장된 규모로, 공개 모집한 총 12개의 팀이 스피드 및 장애물 경주에 출전했다. 올해로 3년째 메이커 페어 서울 행사장에 등장한 거대 메이키 로봇은 특별히 한쪽 팔을 들고 있는 모습으로 전시되어 묘미를 더했다.

카트 어드벤처의 카 퍼레이드 모습(특별전 기획 및 운영: 팹브로스)

카트 어드벤처의 카 퍼레이드 모습(특별전 기획 및 운영: 팹브로스)

행사장 중앙에 전시된 메이키 로봇(제작 및 전시 : 메이커앤메이커스)

행사장 중앙에 전시된 메이키 로봇(제작 및 전시 : 메이커앤메이커스)

메이커 페어 서울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만들기 축제로, 온 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행사다. 행사는 매년 1회 개최되며, 국내에서 진행되는 메이커 페어는 메이커 미디어와 독점 라이선스 협약을 맺은 블로터앤미디어가 개최한다. 올해의 행사 사진은 아래 공개된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제2회 카트 어드벤처 참가자 로드리고 디아즈가 결승선을 바라보며 기뻐하고 있다.

제2회 카트 어드벤처 참가자 로드리고 디아즈가 결승선을 바라보며 기뻐하고 있다.

  • 메이커 페어 서울 2018 사진 보기
    https://www.flickr.com/photos/153380342@N07/albums/72157671987171817

[2018메이커] 직접 만든 자동차 타고 천안에서 서울까지

강석봉 메이커는 폐자전거로 올드클래식카를 만들고 있다. 18-19세기 무렵 세계 최초로 도로를 달렸던 스타일의 자동차 말이다. 폐자전거에서 재탄생할 자동차는 이름하여 ‘업사이클래식카(Upcycle+Classic+Car)’. 강석봉 메이커는 해외여행 중 우연히 초창기 자동차를 발견하고 본 김에 직접 만들어 메이커 페어 서울 2018에 참가하기로 다짐했다.

강석봉 메이커는 4년 전 서울에서 처음 메이커 문화를 접한 이래로 불모지인 천안에서 이 문화를 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가 기획한 업사이클래식카도 충남콘텐츠코리아랩의 메이커들과 같이 만들어 직접 운전까지 해서 올 거라고. 충남콘텐츠코리아랩을 찾아 강석봉 메이커 그리고 그의 동료 양규모 메이커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강석봉 메이커가 기자의 질문을 주의 깊게 듣고 있다.

강석봉 메이커

올드클래식카를 만들게 된 동기가 궁금합니다.

올해 1월에 뉴질랜드에 여행을 다녀왔어요. 도로를 달리는데 70-80대 노부부가 옛날 차를 타고 지나가더라고요. 정말이지 오래된 클래식카였어요. 오픈카 형태에 바퀴 폭도 리어카 바퀴보다 얇았고요. 그때 보고 폐자전거를 이용해 자동차로 꾸미면 예쁘겠다 싶어서 기획했죠. 메이커 페어 서울에서 선보이면 어른들뿐만 아니라 어린이들도 재미있어 할 것 같아요.

강석봉 메이커가 업사이클래식카로 구현하려는 올드클래식카의 이미지

강석봉 메이커가 업사이클래식카로 구현하려는 올드클래식카의 이미지

완성한 업사이클래식카는 어떤 성능과 디자인을 띨까요?

자전거 구조를 보면 기어가 잘 돼 있어서 인력으로도 얼마든지 갈 수 있어요. 그런데 충전식 드릴을 고정해 이용하면 곧 전기자전거가 되거든요. 요새는 워낙 전동공구의 성능이 좋으니까요. 그래서 일반식과 전기식을 겸용하는 형태로 꾸밀 계획이에요.

디자인, 분해, 조립 등은 8월 말부터 정식으로 시작해요. 폐자전거를 부품으로 쓴다지만 아무래도 올드클래식카라면 예쁘장하고 거창한 맛이 있어야 하잖아요. 그걸 위해 업사이클래식카도 나무 소재를 쓰거나 새로 도금을 해서 꾸며보려 해요. 최대한 큰돈이 안 드는 방향으로 하고 싶어도 앤틱한 느낌을 살리려면 돈은 들겠죠? (웃음)

포드가 출시한 초기 자동차(1906 Ford Model N) 모델(출처: Flickr Sicnag. CC BY). 강석봉 메이커가 만드는 업사이클래식카도 이렇게 멋진 모습이 될 수 있을까.

포드가 출시한 초기 자동차(1906 Ford Model N) 모델(출처: Flickr Sicnag. CC BY). 강석봉 메이커가 만드는 업사이클래식카도 이렇게 멋진 모습이 될 수 있을까.

자전거를 부품으로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일단 프레임을 만들기 편할 것 같아서죠. 프레임이 갖춰졌다는 건 거의 구조적으로 다 만들어진 것과 같거든요. 그리고 리사이클, 나아가서 업사이클을 보여주고 싶어서예요. 자전거는 아직 탈 만한데도 더 성능이 좋은 게 나와서 금방 버려지는 경우가 너무 많잖아요. 그런 것들을 모아서 작품을 만들면 낭비되는 일이 줄겠죠.

외국은 자전거로 버스도 만들던걸요. 10인승으로 같이 페달을 굴려서요. 이번을 기회로 폐자전거를 이용해서 다른 탈것 그리고 놀이기구까지도 만들고 싶어요.

업사이클래식카 제작을 위해 해체한 폐자전거의 프레임 (사진제공 : 강석봉)

업사이클래식카 제작을 위해 해체한 폐자전거의 프레임 (사진제공 : 강석봉)

놀이기구도 만들 계획이라고요?

오래전부터 구상해온 계획이 있어요. 시골에 있는 집에 창고가 있는데 거기를 메이커스페이스, 더 나아가서 메이커랜드로 만들고자 해요. 폐자전거를 모아서 부품을 분리해놨다가 쓰게 하는 거죠. 가족 단위로 놀러 오면 어른은 용접하고 아이는 조립하면서 한 가족이 탈 수 있는 걸 만들게 하는 겁니다. 시골길을 직접 달려보게도 하고요.

폐자전거로 레일바이크도 깔고 회전하는 놀이기구도 설치할 거예요. 구상은 그야말로 무궁무진합니다. 제 머릿속 생각만 실현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자기 나름대로 새로운 걸 만들어보게끔 장을 열어주고픈 생각이에요.

강석봉 메이커가업사이클래식카를 구상하며 해맑게 웃고 있다. (사진제공 : 강석봉)

강석봉 메이커가업사이클래식카를 구상하며 해맑게 웃고 있다. (사진제공 : 강석봉)

천안에서 이토록 열심히 메이커로 활동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제가 원래 천안사람이에요. 서울에서 메이커 문화를 알게 됐는데 천안에서도 이걸 나누고 싶었어요. 2014년 2월 메이커톤에 처음 참가하면서 메이커 문화가 지닌 공유와 협력, 소통의 매력에 취했죠. 제조업자로서 메이커 문화가 국내에서 매우 소중한 문화가 되리라 직감했어요. 매년 6회 이상 메이커 관련 행사에 참여하면서 젊은이들과 소통하는 법도 알아갔고요. 그런데 몇 년이 지나도 지방에서는 메이커라는 개념이 자라지 않는 거예요.

천안에 내려와서 한 일은 메이커스페이스가 얼마나 있는지부터 조사하는 거였어요. 무한상상실 세 곳과 창조경제혁신센터 한 곳이 있었지만 너무나 접근성이 떨어지더라고요. 버스도 몇 번 지나지 않는 데를 어렵게 들러봤더니 사람은 거의 없고 개점휴업 상태였죠. 지금의 충남콘텐츠코리아랩이 갖춰지기까지 기존 멤버들이 참 많이 고생했어요.

강석봉 메이커가 양규모 메이커와 함께 충남콘텐츠코리아랩에 구비된 기기를 다루고 있다.

강석봉 메이커가 양규모 메이커와 함께 충남콘텐츠코리아랩에 구비된 기기를 다루고 있다.

사람들과 연합해서 페어에 참가하기로 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처음에는 혼자 하려다가 여럿이 같이 만들어 참가하고픈 마음에 공론화해봤어요. 이런 프로젝트가 있는데 같이 해보면 어떠냐고 물어보고 뜻을 모은 거예요. 다행히 하겠다는 이들로 예닐곱 명을 구성해서 2인 1조로 총 3대는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성격상 제가 하자고 하면서 끌고 가기보다는 스스로 절실히 하고 싶어하는 분과 함께 하는 걸 좋아해요. 혼자라면 한계가 있지만 서로 분야가 다른 이들이 같이 모이면 내가 생각하지 못한 아이디어를 주고받으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으니까요.

업사이클래식카를 다 만들면 서울로 직접 운전해서 올라올 생각이라면서요?

빠른 시일 안에 잘 완성하면 천안에서 문화비축기지까지 실제로 타고 갈 계획을 구상 중이에요. 서울에서만 즐기고 마는 게 아니라 1번 국도를 달리면서 만나는 분들에게 메이커 문화를 알리고 이슈화하고 싶어서요.

다 만들면 시속은 약 15-20㎞쯤은 안 나올까요? 그거면 중간에 쉬면서 가도 8시간쯤 걸릴 것 같아요. 차가 없는 새벽에 출발해서 앞뒤로 에스코트도 받고서요. 혼자보다는 여럿이 가면 단체로 가니까 그림은 훨씬 더 좋겠죠. 메이커 페어 깃발 그리고 천안 메이커 깃발을 양쪽에 딱 붙여서요. (웃음)

강석봉 메이커는 우리나라 메이커 문화에 관해 비판 섞인 견해를 밝혔다.

강석봉 메이커는 우리나라 메이커 문화에 관해 비판 섞인 견해를 밝혔다.

올해 메이커 페어 서울을 준비하며 기대하는 부분이 있는지요?

그동안은 메이커 페어 서울에서 아쉬운 점이 많았어요. 규모도 해마다 커졌고 작품도 다 열심히 만들었지만, 다른 나라에서 열리는 메이커 페어에 비하면 여전히 한정적이고, 흥미로운 부분도 적더라고요. 우리나라의 메이커 문화 자체도 가르치고 따라 하는 단계에 그쳐 있고요.

좀 더 젊은 친구들이 남들이 안 해본 작품을 만든 걸 보고 싶어요. 외국 사이트를 보고 구현해 자랑하는 작품도 좋지만 많은 실패를 경험하면서 만든 자신만의 작품을 갖고 나올 때 남들에게 소개하면 훨씬 보람 있지 않을까 생각도 들고요.

끝으로 업사이클래식카 부스를 소개하는 한마디도 부탁드려요.

오셔서 재미있게 놀아야 할 텐데요. 부스에서는 만드는 과정부터 직접 타고 도착하는 과정까지를 찍은 영상을 모니터로 쭉 보여드릴 거고요. 그 외에는 우리가 만든 업사이클래식카를 마음껏 타고 한 바퀴를 돌면 될 거예요. 많이 즐겨주면 좋겠네요. 메이커 페어 서울도 날이 갈수록 번창하기를 바라요.

과연 강석봉 메이커와 친구들은 업사이클래식카를 타고 무사히 문화비축기지에 당도할 수 있을까?

과연 강석봉 메이커와 친구들은 업사이클래식카를 타고 무사히 문화비축기지에 당도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