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커 인터뷰]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그라피티로 저를 표현할래요 – 조정민 메이커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그라피티로 저를 표현할래요”

그림을 바닥에 마음껏 그렸다 지웠다 하는 Pourtrait 조정민 메이커

 

조정민 메이커는 어릴 적부터 만들기를 좋아해서 특정 원리로 작동하는 기계를 기획하고 설계하고 가공하며 조립해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모든 과정을 즐겼다. 그래서 전공도 기계항공공학부를 택했으며 만드는 사람들의 축제인 메이커 페어 서울에도 2014년 제3회 이래로 6회 연속 참가하는 중이다.

그런 그가 메이커 페어 서울 2019에 나름 큰 판을 깔 참이다. 붓는다는 뜻의 pour와 초상화 portrait를 합친 ‘Pourtrait’라는 작품으로 말이다. X축과 Y축으로 움직이는 플로터가 가루를 뿌리며 바닥에 마음껏 그림을 그린다는데 이 재미난 기계의 탄생비화와 활용범위를 물었다.

Poutrait라는 작품을 만들고 있는 조정민 메이커 (사진=장지원)

 

Pourtrait는 어디에서 영감을 받아 기획했나요?

우선 어렸을 때 운동장에 가면 있는 라인 그리는 기기를 정말 좋아했어요. 석회가루가 든 카트를 밀기만 해도 라인이 착 생기니까 매우 신기했죠. 라인기를 들여다보면 바퀴 축에 연결된 물레방아 같은 게 따라 돌면서 가루를 뿌려주는 방식으로 움직이거든요. 이를 임의로 제어할 수 있도록 모터를 달면 내가 원하는 그림을 그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조금 더 직접적으로 Pourtrait를 만들어야겠다고 영감을 받은 계기는 이반 미란다(Ivan Miranda)라는 메이커 유튜버가 만든 샌드드로잉로봇(Sand Drawing Robot)을 보면서였어요. 말 그대로 프린터처럼 백사장의 모래를 그으면서 그림을 그리는 기계거든요. 생긴 모양도 느낌이 있을 뿐 아니라 드론과 타임랩스를 이용해 찍은 영상도 멋있어서 관심이 갔어요.

 

그라피티에서도 영향을 받았다면서요?

제가 좋아하는 것 중 하나가 그라피티예요. 제가 직접 하지는 않아도 문화적인 요소로써 거리에 나가 자기만의 표식을 남기며 내 존재를 표현한다는 방식이 좋아요. 다만 공공장소에서 그렇게 한다는 부분 때문에 다소 공해로 작용하기도 하잖아요.

한편 그라피티의 형식으로 표현하되 페인트나 스프레이를 쓰는 대신 영구적이지 않게 방법을 달리함으로써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사례도 기술을 접목해서 보여주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LED를 붙인 자석을 만들어 철제 벽에 붙였다가 떼거나 빔프로젝터와 레이저포인터를 이용해 벽에 그림을 쏴서 보여준 뒤 꺼서 바로 없앨 수도 있어요. 재미있었고 매력적이었죠.

 

메이커님은 지울 수 있는 그라피티를 라인기와 샌드드로잉로봇에서 찾았고요.

맞아요. 그래서 가루를 뿌리는 방식으로 바닥에 그림을 그리면 어떨까 떠올려본 거예요. 비만 한 번 내리면 다 없어지니까요. 이런 면에서 양쪽 모두의 필요충분조건을 만족하는 요소가 될 수 있겠다고 여겼죠. 이 프로젝트의 세 아버지는 라인기와 샌드드로잉로봇 그리고 그라피티라고 하면 될 듯해요.

조정민 메이커는 샌드드로잉로봇 유튜브 영상 등을 보며 아이디어를 얻었다.
(영상 링크 https://youtu.be/7T1esQgRwrM) (사진=장지원)

 

Pourtrait가 그림을 그리는 데에 어떤 원리나 프로그램으로 구현되는지요?

이 기계는 깔때기 아래 끝부분의 물레방아를 얼마나 빨리 돌리느냐에 따라 그림의 농도와 명암을 조절할 수 있어요. 제어회로와 연결한 스테핑 모터를 이용해 레일 위를 오가는 Y축과 양 바퀴로 움직이는 X축이 이동하며 해당 위치에 맞는 양만큼 바닥에 가루를 뿌리는 식이죠. 렙랩(RepRap)이라는 3D프린터 오픈소스를 필요에 따라 사용했고요. 기존 3D프린터에 있어야 할 노즐의 온도 제어나 Z축 따위는 비활성화하고 2D로써 여기에 필요한 기능만 쓰고 있어요.

그래서 BMP 확장자의 이미지 파일을 기계에 입력하면 각 좌표의 명암에 따라 회전도를 산출해 G코드로 변환하고 이를 읽고서 스스로 그려내요. 벡터 이미지를 넣어주면 아웃라인만을 따서 그림을 그려요. 특히 텍스트의 경우 이런 식으로 해주면 콘트라스트가 훨씬 강해지니까 더 효과적이죠.

 

석회가루 외에도 다양한 재료를 적용할 수 있다고 했는데 어떻게 가능한가요?

일단 가루로 된 건 뭐든지 뿌릴 수가 있어서예요. 그렇다 보니 그림 그리기를 시도해볼 재료의 폭이 다양해졌죠. 꼭 라인기에 쓰는 석회가루가 아니더라도 놀이터의 모래 등도 충분히 가능하고요.

게다가 만약 흙밭 위에다가 Pourtrait로 잔디 씨앗을 뿌리고 물을 주면 원하는 그림과 같은 모양으로 싹을 틔울 수도 있는 거예요. 그런 식으로 농장에서도 원하는 위치에다 다양한 작물을 심으면서 실용적으로도 쓸 만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한밤중 파티 등지에서 화려한 효과를 주고 싶으면 톱밥에다가 질산칼륨 같은 물질을 넣어 섞어주고 뿌린 다음에 불을 붙여서 바닥에 그려놓은 모양 그대로 불타오르는 연출도 보여줄 법하고요.

 

제작은 언제부터 시작해 진행 중인지요?

4월부터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며 설계를 시작했어요. 틈틈이 시간을 내며 진도를 나가다 7월 중순쯤 들어 설계를 완료했고요. 3D프린팅 같이 시간이 오래 걸리는 과정을 먼저 진행하고 그 외에 있어야 하는 부품들도 찬찬히 주문한 후에 8월 첫 주부터 준비된 재료들을 가지고 현재 본격적으로 조립에 들어간 상태예요.

원하는 명암에 따라 가루를 조절할 물레방아 부분(좌)
레일 및 바퀴 장착으로 완성될 Pourtrait의 상상도(우) (사진=조정민 제공)

 

제작 중 기술적으로 어렵던 부분은 어떻게 해결하고자 했나요?

기술 면에서 제일 도전이라 생각된 부분이 하나 있어요. 보통 모터를 돌릴 때 전력을 공급하고자 전선을 연결하잖아요. 그러면 모터가 왔다 갔다 할 때 긴 전선이 치렁치렁해져요. 공작기계나 CNC의 경우 거기에 케이블체인을 입혀 깔끔하게 정리하지만 Pourtrait에 쓸 전선은 단 두 가닥이면 되는데 거기에 체인을 달자니 과해 보였거든요. 무엇보다 저는 생산 기계보다는 스타일리시하고 예술적인 작품을 만들고 싶은데 그런 걸 쓰면 거추장스러워지기도 했고요.

그래서 방법이 없을까 고민해봤고 끝내 한 가지를 떠올렸어요. 모터가 오가는 알루미늄 소재의 레일이 두 개니까 거기에 전류를 통하게 해서 말 그대로 각기 자체를 전선으로 쓰는 거죠. 레일을 잡아주는 베어링을 통해 전력을 끌어다가 모터에 연결하며 공급해주는 거예요. 마치 지하철이 전력을 받아 달리는 원리처럼요. 이러면 구조상 훨씬 간단해지리라고 봤어요.

 

문제 해결 중 또 닥쳐온 어려움은 혹시 없었나요?

이렇게 했으나 다른 문제가 생기더라고요. 설계상에서는 항상 완벽하나 실제로 만들어보면 꼭 그렇지가 않잖아요. 레일의 구간마다 미세한 뒤틀림이 있고 그 때문에 레일을 잡아주는 베어링이 어딘가에서는 약간 뜨니까 그 부분에서 곧바로 접촉 불량이 벌어졌어요. 모터가 도중에 움직이지를 않는 거죠. 게다가 잘 움직인다 해도 접촉면적이 위치별로 계속 달라지는 사이에 저항값이 여기저기서 변하다 보니까 모터의 속도도 들쭉날쭉하는 문제가 보였어요.

지금은 기존에 있던 걸 최대한 이용하느라 레일을 베어링이 직접 잡아서 연결했거든요. 이 대신에 조금 더 전철에서 쓰는 바와 비슷하게 따로 레일에서 전기를 끌어오는 구조물을 만들어 달아줄 생각이에요. 스프링 등을 이용해 레일을 눌러주면서 접점을 계속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이요.

 

메이커 페어 서울 2019 당일에 Pourtrait를 어떻게 보여줄 생각인가요?

작년 메이커 페어 때 문화비축기지에 가서 보니까 가운데에 공터가 넓게 있더라고요. 그곳을 최대한 이용해서 부스 안에서만 머물지 않고 바닥에 여러 그림을 그려내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싶어요. 이를테면 긴 문장을 쭉 적는다든지 여러 번 덧칠하면서 모나리자 같은 그림을 초대형 스케일로 그린다든지 등을 바닥에 대고 계속해보고 싶죠. 물론 MAKER FAIRE SEOUL 2019 문구와 메이키도 예쁘게 그리고요. 드론 가져온 분한테 찍어달라고 부탁도 하면서요.

조정민 메이커는 차분하고도 진중하게 Pourtrait의 제작 과정을 설명했다. (사진=장지원) 

 

요즘 메이커 운동을 바라보는 조정민 메이커의 생각도 살짝 듣고 싶어요.

2014년에 처음 메이커 페어에 참가할 당시에는 제가 고등학생이었는데요. 예전에는 아무래도 나이가 어리기도 하니까 이건 이래야 한다, 저건 저래서는 안 된다, 이와 같은 생각이 너무 많았어요. 이를테면 한창 메이커 운동이 전국적으로 각광 받을 당시에는 자꾸 이걸 청년창업이나 일자리창출과 연관시키면서 만들기가 좋아서라기보다 이때 들어오는 돈을 보고서 몰리는 이들이 너무 보였어요. 그때 저는 그게 순수성을 훼손하는 것 같아서 싫었거든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여러 사람을 만나 얘기를 많이 들어보니 만들기를 상업적으로 바라보는 일도 교육적으로 접근하는 일도 그 자체로 나름의 의미가 있더라고요. 비상업적인 부분도 물론 마찬가지고요. 지금으로 돌이켜보면 그냥 사람들이 각자 가지고 있는 중점이나 주관을 골고루 존중하며 다양한 방향으로 가는 편이 좋지 않을까 해요. 그런 면에서 꼭 어떤 게 맞고 틀리다 그러기보다 그것들을 다 포용할 수 있는 자리가 바로 메이커 페어인 듯해요.

 

끝으로 메이커 페어 서울 2019를 앞두고 메이커나 관람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우리 가족 중에서 저만 이과예요. 그래서인지 제가 만드는 기술의 수준이 올라갈수록 공감을 받기가 어렵더라고요. 이게 왜 대단한지 이해를 잘 못 해주니까 죄송한 말씀이지만 답답함도 있었고요. 저는 막 엄청나게 고심해서 해답을 찾아내며 기껏 공들여 만들었는데 결국 자기만족으로만 남아야 한다는 점이 굉장히 아쉬웠어요. 사실 지금 만드는 Pourtrait도 아직은 주위에서 “재미있기는 한데 고작 그거 하겠다고 그렇게까지 만들어야 하냐”고들 해요.

그러나 메이커 페어에 가면 정말 다양한 메이커들이 서로의 가치를 알아보고 함께 즐거워하잖아요. 그런 부분이 진짜 재미있어서 6년째 매년 참가하고 있거든요. 정말로 감사하죠.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2018메이커] 지속 가능한 만들기, 즐기면 돼!

Team VANVAN(팀 반반)은 2012년부터 메이커 페어 서울에 참가해 올해 일곱 번째로 전시자로 참가한다. 메이커 페어 서울이 진행된 햇수와 똑같다. 그러니까 개근이다. 팀원이 제각기 서울, 성남, 수원 등지로 떨어져 살고 전용 메이커 스페이스도 없다는데 어떻게 7년이 넘는 세월을 함께 할 수 있었을까?

팀 반반은 매년 새로운 테마의 작품을 가져오는 팀이다. 지난해에는 장난감 기차가 트랙을 따라 빛을 밝히는 ‘樂기차-Remaster’를 출품했으며 이번에는 모자이크 핀홀 카메라를 선보인다. 핀홀카메라는 건너편 사물을 신기하게 바라볼 수 있게 꾸밀 계획이라고. 팀 반반의 박만규, 박원엽, 백승엽 메이커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팀 반반의 쓰리 톱, 왼쪽부터 백승엽, 박만규, 박원엽 메이커

팀 반반의 쓰리 톱, 왼쪽부터 백승엽, 박만규, 박원엽 메이커

올해 메이커 페어 서울에 출품할 모자이크 핀홀 카메라에 관해 설명을 부탁드려요.

박만규 사실 간단한 핀홀 카메라를 여러 대 배치한 것뿐입니다. 핀홀 카메라는 작은 구멍을 통과한 빛이 맺혀서 상하가 반전된 하나의 상을 보는 기기잖아요. 모자이크라고 하면 하나의 이미지를 여러 조각으로 나누어 바둑판을 그리듯 배치하는 거고요. 그 둘을 결합해서 여러 대의 핀홀 카메라로 모자이크처럼 보이는 상을 보도록 할 생각이에요.
관람객들에게 ‘사람이 사물을 볼 때 이렇게도 볼 수 있구나.’ ‘눈으로만 볼 때보다 이렇게 보면 더 예쁘구나.’ 정도는 느낄 수 있게 하려고요.

모자이크 핀홀 카메라의 세부적인 특징을 더 말씀해주세요.

박만규 모자이크 핀홀 카메라는 지난해에도 가지고 나온 작품이에요. 그때는 급하게 만들어서 아쉬움이 좀 있었거든요. 지난해에는 이걸 다 한 모듈처럼 만들었어요. 그랬더니 모자이크처럼 보이지는 않고 분리된 것들이 모여 있더라는 정도였죠.

올해는 이를 보완하고 업그레이드하면서 다시 만드는 중이에요. 전과는 완전히 다를 거예요. 기구 부분을 아예 처음부터 새롭게 설계했어요. 상을 확대하는 돋보기를 크기별로 배치했고 상이 맺힐 때 따로따로 맺히는 게 아니라 약간씩은 겹치게 해서 모자이크 느낌을 더 받게끔 할 계획이에요. 어떻게 보면 단순한 핀홀 카메라이지만 결과적으로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보이도록 하는 게 우리의 목표예요.

모자이크 핀홀 카메라 (사진제공: Team VANVAN)

모자이크 핀홀 카메라 (사진제공: Team VANVAN)

그렇다면 이번 팀 반반의 부스는 어떻게 꾸며질까요?

박만규 카메라 본체를 사람들이 와서 보고 가는 게 아니라 카메라를 통해 건너편을 내다볼 거잖아요. 렌즈로 들여다보는 배경이 탁 트인 곳이든지, 관람객이 자유롭게 지나가는 길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카메라로 보는 상이 그냥 벽면이면 안 되잖아요. 바로 옆 부스만 보여도 이상하고요. 카메라의 반대편 방향만 뚫리면 돼요. 그래서 보는 사람이 제일 가장자리를 바라보든지 아니면 정중앙을 바라보든지 하면 좋겠어요.

모자이크 핀홀 카메라에는 언제부터 어떻게 관심이 있었나요?

박만규 핀홀 카메라에 사실 그렇게까지 관심이 있던 건 아니고요. (웃음) 우리는 하나의 콘셉트나 하나의 좋아하는 관심사가 있기보다는 그냥 만드는 행위가 좋아서 하는 거예요. 뭘 만드는지는 매년 새로 정하고요. 모자이크 핀홀 카메라도 이번에 그냥 만들어보고 싶어서 하는 거예요.

우리에게는 만드는 과정이 재미있을 뿐 결과물이 목적이 되지 않아요. 같이 모여서 시간을 보내며 이번에는 이걸 해볼까, 다음에는 저게 어떨까 정해서 실행하는 자체가 즐거워서 계속하죠.

<메이커 페어 서울 2017>에 등장한 樂기차-Remaster. 올해 팀 반반은 암막존 대신 탁 트인 곳에서 관람객을 만난다.

<메이커 페어 서울 2017>에 등장한 樂기차-Remaster. 올해 팀 반반은 암막존 대신 탁 트인 곳에서 관람객을 만난다.

팀 반반이 처음 만나게 된 스토리가 궁금해요.

백승엽 우리가 친해진 건 2013년 프랑스에서 열린 세계무인항공기 대회 IMAV2013에 참가하면서였어요. 드론을 별도의 조작 없이 자율주행으로 움직이게 해 미션을 수행해야 하는 대회였죠. 그때 팀 반반을 꾸려 대회를 준비하면서 돈도 같이 모으고 만들다가 시행착오도 많이 겪으면서 친해졌어요.

이후로 계속 뭔가를 같이 만들고 싶다는 갈증이 있었어요.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찾다 보니 메이커 페어 서울이 있어서 참가했고 그밖에 다른 전시회나 행사에도 여럿 나갔죠. 요즘은 각자 하는 일이 바쁘고 자주 만나기 힘들어지다 보니 근 3~4년간은 계속 메이커 페어 하나만 나가요.

서로 사는 곳도 다르고 공동 작업장도 없다고 들었어요. 어떻게 서로 협업하는지요?

박원엽 작업을 같이하려면 장소가 필요하죠. 예전에는 제가 친구와 운영하던 사업장 내부에 공간이 넓어서 거기에 모여서 같이 했어요. 하지만 저도 따로 사업을 시작하고 승엽이도 다니던 회사를 나와 사업에 발을 디디면서 각자 흩어졌죠. 그 후로는 협업할 공간을 잡기가 어려워졌어요.

이제는 주제가 잡히면 셋 중 한 명이 주로 작업해요. (웃음) 그리고 나머지 사람들이 서브로 붙어서 뭘 도와달라고 하면 해주는 식으로 하죠. 매년 한 해는 A네 집에서 다음 해에는 B네 집에서 하듯 돌아가면서 맡아요. 올해 페어를 앞두고는 유일한 직장인인 만규가 주로 맡아서 하는데 이 친구도 아이가 생겨서 바빠요. 다 같이 여유가 없으나 없는 시간을 만들어가며 하고 있죠.

7년 이상 지속되는 팀워크의 원천은 무엇이라고 보나요?

박원엽 우리는 재미있는 작품 만들기를 취미 삼아 즐기는 일을 가치로 삼는 공통점이 있어요. 남들이 뭐라 하든 만드는 게 재미있으니까 하거든요. 전시하면 뿌듯하니까요. 초창기에는 팀원들이 더 있었어요. 그러나 시간이 흘러 취업도 하고 자기 업무에 집중하느라 바빠져서 참여하지 못하거든요. 그래도 결국 셋은 계속 남아서 하는 이유가 이거 같아요.

백승엽 그런 사상들이 잘 맞았어요. 보통 메이커 페어에 같이 나가자고 하면 장사하거나 스펙을 올리거나 어쨌든 뭘 자꾸 남기려고 하거든요. 우리는 만들기 자체로 즐거워요. 나만 그런 거 아니지? 형들도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

박만규 우리는 지속하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어요. 대단한 걸 만들어서 올해도 한 번 이슈를 끌지보다는 우리가 끊임없이 하는 모습만 보여주려 해요. 처음 1~2년간은 아무도 우리한테 관심이 없었어요. 지금까지 매년 나가니까 메이커 페어 서울 기획자님도 또 나왔냐며 관심을 주더라고요. 꾸준함이 우리 팀의 힘이에요. 그것밖에 설명할 게 없네요.

팀 반반이 인터뷰를 계기로 오래간만에 모였다. 모인 김에 아이디어 회의 역시 잊지 않았다.

팀 반반이 인터뷰를 계기로 오래간만에 모였다. 모인 김에 아이디어 회의 역시 잊지 않았다.

메이커 페어 서울에 빠짐없이 참여해 지켜봐 오면서 든 생각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박만규 규모가 커졌어요. 그런데 작품들에 아쉬움이 남아요. 처음에는 신기하다 어떻게 했을까 물어보고 싶은 것이 많았는데 이제는 멀리서 봐도 어떤 작품인지 알 수 있는 것들이 많죠.

백승엽 우리는 ‘메이커 페어스럽다’는 표현도 써요. 그만큼 메이커 페어 하면 떠오르는 몇 가지 특성이 있다고도 볼 수 있겠죠. 나는 이것도 할 수 있다며 뽐내는 작품보다는 재미있게 만들어서 함께 즐기기는 ‘메이커 페어스러운’ 작품이 많아졌으면 해요.

박원엽 축제가 아니라 전시회 성격이 짙어지는 것 같아요. 평준화되는 경향이 있어요.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안 하는 뭔가를 하려고는 하거든요. 뻔하지는 않으니까 그게 우리 팀의 장점이 될 수는 있겠죠.

올해 메이커 페어를 앞두고 특히 기대하는 부분이 있는지 궁금해요.

백승엽 메이커 페어 서울 행사가 매년 계속 커졌잖아요. 개인적으로 기대되는 부분은 장소예요. 문화비축기지가 지난해 개최지보다 공간도 넓고 탁 트여 있으니까 어떻게 꾸며질는지 기대돼요.

박만규 같이 참여하는 뭔가가 예전에는 없었는데 요새 점점 많아져서 보기가 좋아요. ‘드론 파이트 클럽’이나 ‘카트 어드벤처’ 등이요. 만든 걸 보여주는 데에만 그치는 대신 만들어서 같이 참여하는 게 메이커 페어의 취지와 맞다고 생각해요.

박원엽 딱히 뭘 기대하고 나가지는 않아요. 이번 메이커 페어를 밤도깨비 야시장이랑 같이 한다더라고요. 그러면 뭘 사 먹을 수 있잖아요. 고기도 있고 메뉴가 다양하겠죠. 그게 저는 기대돼요. (웃음)

끝으로 팀 반반 부스를 홍보하는 한마디 부탁드려요.

박만규 만들기를 좋아하는 우리 팀이 올해에도 정말 즐겁게 만든 작품이에요. 카메라를 만든 것은 우리지만 카메라를 통해 보는 건 여러분이거든요. 보고 싶은 걸 마음껏 보고 가면 좋겠어요.

모자이크 핀홀 카메라 (사진제공: Team VANVAN)

모자이크 핀홀 카메라 (사진제공: Team VANVAN)

[2018메이커] 4초 만에 ‘아―’로 파킨슨병 진단해요

―딥러닝을 이용한 음성 기반 파킨슨병 진단기 만든 이채영 & 양서연 메이커

고등학생과 대학원생 둘이 무려 의료용 인공지능 기기를 만들었다. 용인외대부고에 재학하는 이채영 그리고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석사과정의 양서연 메이커가 만든 딥러닝을 이용한 음성 기반 파킨슨병 진단기다. 마이크에 딱 4초, ‘아-’하고 목소리를 내는 것만으로 파킨슨병을 진단할 수 있고, 병이 있다면 진행 단계가 어느 정도인지까지 알 수 있다고.

‘고등학생과 대학원생’이라는 특이한 조합에도 불구하고, 두 메이커는 균형을 잘 맞춘 팀을 이루고 있다.그 누구의 지도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고자 하는 욕구와 궁금증을 키워 결과물을 완성해낸다. 이채영 메이커와 양서연 메이커를 만나 파킨슨병 진단기의 개발 이야기를 들었다.

이채영 & 양서연 메이커 팀이 파킨슨병 진단기를 시험해보고 있다.

이채영 & 양서연 메이커 팀이 파킨슨병 진단기를 시험해보고 있다.

‘딥러닝을 이용한 음성 기반 파킨슨병 진단기’를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목소리로 파킨슨병을 진단할 수 있는 인공지능이에요. 모음 ‘ㅏ, ㅔ, ㅣ, ㅗ, ㅜ’ 중 하나를 4초 동안 최대한 안정적으로 발음하면 인공지능이 목소리의 떨림이나 끊김 등을 분석해 파킨슨병의 유무와 병의 경도를 판단하는 기기죠.

파킨슨병 진단기를 만든 동기 또는 사연이 궁금해요.

요양원에 봉사 활동을 하러 가서 우연히 파킨슨병 환자를 만났어요. 그분은 파킨슨병 증상 중 하나인 목소리 장애 때문에 의사소통하지 못하고 자신만의 세상에 갇혀 있었어요. 이 경험으로 파킨슨병의 목소리 장애가 유발하는 정신적 고통이 극심하다는 사실을 알았어요. 그리고 몇 달 후 직접 파킨슨병 환자를 위한 의료 솔루션을 만들어봐야겠다고 결심했어요.

파킨슨병을 진단하는 데 목소리를 주목한 까닭은 무엇인가요? 목소리에 병의 경도를 결정하는 어떤 유의미한 정보가 있는지 설명을 듣고 싶어요.

앞서 말씀드린 목소리 장애는 파킨슨병 환자의 89%가 나타내는 초기 증상 중 하나예요. 그만큼 파킨슨병을 진단하는 데 매우 효과적인 척도죠. 동시에 목소리 진단은 전문적인 기기가 필요하지 않고 시간 및 비용 소모 또한 아주 적게 들기 때문에 누구나 어디서든 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한 거예요.

파킨슨병 진단기에서 목소리를 분석하는 코딩

파킨슨병 진단기에서 목소리를 분석하는 코딩

그렇다면 진단기가 작동하는 원리는 어떻게 되나요?

진단기의 작동 원리는 정말 간단해요. 목소리를 스펙트로그램 이미지로 변환해서 CNN 분류기에 넣고 1~4중의 숫자 하나를 출력으로 얻는 거예요. 이렇게 해서 받은 숫자가 1이면 파킨슨병이 없는 사람이고 2~4는 파킨슨병이 있는 사람이면서 숫자가 클수록 병의 경도가 달라지죠.

설계 및 제작 도중 잘 해결되지 않고 막히는 곳은 어떻게 해결했는지 듣고 싶어요.

작동 원리를 결정하기는 어렵지 않았으나 문제는 학습에 있었어요. 딥러닝을 위해서는 최소 몇만 장의 데이터가 있어야 했지만, 그만큼이나 구하기란 불가능했어요. 파킨슨병 환자의 목소리는 접근성이 떨어지는 의료 데이터니까요. 결국 우리가 최대한으로 구한 데이터는 총 5000장이었어요.

그래서 우리는 이걸 가지고 1만 장이 넘게 데이터를 증강시켰어요. 이미 가지고 있는 정보를 반복해 사용하는 기존의 방법(noise adding, stretching, rolling, pitch shifting)이 아니라 기존 정보에 인간 음성의 정보(gender, age 등)을 추가할 수 있는 새로운 증강 방법까지 고안할 수 있었어요.

딥러닝캠프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이 아니었다면 이들의 메이커 페어 서울 참가도 없는 일이었을지 모른다.

딥러닝캠프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이 아니었다면 이들의 메이커 페어 서울 참가도 없는 일이었을지 모른다.

이채영 메이커님과 양서연 메이커님은 서로 어떻게 협력하기로 했는지 궁금해요.

우리 둘은 텐서플로우코리아 그룹이 주최한 딥러닝캠프에서 만났어요. 저(이채영)는 당시 파킨슨병 진단기를 만들기 위해 데이터 증강 기법을 개발하고 있었고 양서연님은 GPS 성능 개선에 관해 딥러닝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죠. 데이터 수집을 위해서 여러 가지 하드웨어를 조율하고 있을 때 저는 직감했어요, ‘양서연 님은 하드웨어 마스터다!’

그래서 곧바로 양서연 님에게 프로젝트 협업을 요청했죠. 그래서 이번 메이커 페어 때 선보일 파킨슨병 진단기를 함께 개발하기로 했어요. 협업한 이후로 저(이채영)는 기존에 만들던 커스텀 CNN 분류기를 모바일넷으로 바꾸는 과정을 진행했고요. 양서연님은 이 모바일넷을 텐서플로우 라이트로 변환해서 라즈베리파이 및 어플에 디플로이하는 과정을 맡아줬어요.

고등학생으로서 학업을 병행하며 작품을 만드는 데에서도 힘든 점이 있을 것 같아요.

고등학생으로서 딥러닝을 연구하는 점에서는 가장 먼저 컴퓨팅 리소스의 문제가 있어요. 딥러닝을 하려면 기본적으로 GPU 컴퓨팅이 가능해야 하는데 달랑 노트북 하나로 연구하는 고등학생 입장에서는 말도 안 되는 일이었죠.

그래서 학기 중에는 가벼운 네트워크로 이론을 연구했고 방학 때에 인턴십이나 리서치 캠프에 참가하며 대규모 실험을 진행했어요. 특히 이번 딥러닝캠프에 참가할 때 구글에서 클라우드 GPU와 TPU를 지원해준 덕에 걱정 없이 한 발 한 발 나아갈 수 있었죠.

파킨슨병 진단기의 안드로이드씽스가 부팅되고 있다.

파킨슨병 진단기의 안드로이드씽스가 부팅되고 있다.

앞으로 더 어떤 만들기를 지속하고 싶은지 꿈 또는 목표를 듣고 싶어요.

파킨슨병 진단기 개발 프로젝트를 거의 2년 넘게 진행하면서 의료용 인공지능에 관심이 많아졌어요. 개발 과정에서 창업 준비도 했고 여러 번 피칭도 다녔고요. 이런 경험이 쌓이다보니 의료 AI 스타트업을 만들고 싶은 꿈이 생겼어요. 목표는 영화 〈엘리시움〉에 나오는 세상처럼 어디서든 누구든 어떤 병이든지 간편하게 진단 및 치료를 받는 의료 유비쿼터스 시대를 개척하는 거예요.

메이커 페어 서울 2018을 준비하며 기대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다양한 프로젝트와 각양각색의 이야기를 들고 오실 메이커 분들과의 네트워킹이 가장 기대돼요. 산으로 사면이 둘러싸인 기숙사 학교에서 홀로 개발해와서인지 우리 프로젝트에 흥미를 느낄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요. (웃음)

끝으로 메이커님들의 부스를 홍보하는 한마디 부탁드려요.

의사가 아닌 컴퓨터 앞에서 파킨슨병을 진단할 수 있어요. 주위가 시끄러워도 음질이 좋지 않은 환경이어도 괜찮아요. 우리 부스에 방문하셔서 한 번의 “아―”로 혹시 모를 파킨슨병을 진단해보세요.

[2018메이커] “메이킹, 돈이 되는 걸 만들지 않아도 좋은 일”

8개월(8Month)은 2010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메이커스페이스 해커스랩서울과 2012년의 독립창작스튜디오 노닥노닥 그리고 2014년~2015년 서교전파사의 역사를 잇는 곳이다. 본업이 사진작가인 류승완 메이커는 필요할 때마다 필요한 것들을 만들어오다가, 2015년에 8개월을 시작한 이후로 더 재밌는 방향을 찾으면서 지금껏 메이킹을 해오고 있다. 메이커 페어 서울에 1회부터 이번 7회까지 빠짐없이 참가하고 있는 류승완 메이커를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8개월의 작업공간 한쪽 벽에는 1회 메이커 페어 서울부터 그가 입고 뛴 티셔츠가 가득 전시돼 있다.

8개월의 작업공간 한쪽 벽에는 1회 메이커 페어 서울부터 그가 입고 뛴 티셔츠가 가득 전시돼 있다.

8개월이라는 이름이 어디서 유래했는지부터 여쭤보고 싶어요.

원래 이 자리(8개월의 작업공간)에는 피자 가게가 있었어요. 그런데 2년 단위로 임대 계약을 해오던 중에 임차인이 8개월을 남기고 떠나는 바람에 제가 운 좋게 여기를 임시로 쓰게 되었어요. 비슷한 시기에 두 정거장 떨어진 곳에 제가 회원으로 있던 서교전파사가 이전할 곳을 찾고 있어서, 서로 합치고 8개월이라는 이름을 달아 새로 출발했어요.

그리고 같은 해 연말에 지인이 운영하는 건축 회사가 이 공간을 무료로 공유하는 대신 인테리어를 해주기로 하고 합류했어요. 그런데 그 건축 회사도8개월여 만에 나가버렸거든요. 이런 사연이 있다 보니 이름을 바꿀 필요 없겠다는 구성원 간에 합의가 있어서 8개월이라는 이름을 유지하면서 운영하고 있어요.

8개월 구성원들은 각각 메이커 페어 서울 2018에 무엇을 가지고 나올 계획인가요?

한 분은 가짜뉴스를 판별하는 공을 가져올 거예요. 마이크에다 어떤 정보를 말하면 구글 API가 인터넷으로 가짜뉴스인지 아닌지 찾아내서 가짜일 경우 빨간빛을 낸다고 하고요. 또 한 분은 홀로그램 종이를 이용해 큐브를 만들어서 허공에 정육면체가 떠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한대요. 필름에 미세하게 그어진 요철이 빛을 수직으로 갈라지게 만드는데 그걸 여러 장 겹쳐서 홀로그램을 만들어내는 거죠. 또 한 분은 뭘 가지고 나올지 저도 아직 잘 모르는데요. (웃음) 그렇게들 작업해서 메이커 페어 날 등장할 예정이에요.

할머니를 향한 애정으로 류승완 메이커가 만든 대화보조장치

할머니를 향한 애정으로 류승완 메이커가 만든 대화보조장치

류승완 메이커님이 가져올 것 중 대표는 아무래도 대화보조장치 같아요.

대화보조장치는 2013년 2회 메이커 페어 때 처음 출품했어요. 당시 팔순이 넘은 할머니를 모시고 있었는데, 300만 원짜리 보청기를 가지고 계셨거든요. 그런데 효과가 하나도 없었어요. 이미 뇌에서 언어를 인지하는 능력이 떨어진 이후여서 보청기를 껴도 무슨 말인지 알아듣기 어려운 거죠. 보청기가 소리를 잘 증폭시키기는 해도 사람 목소리를 골라내지는 않잖아요.

너무 답답했어요. 인지능력도 기력도 갈수록 떨어지는 게 너무 눈에 띄니까 그걸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늦춰보고 싶었어요. 목소리를 곧장 귀에다 가져다 꽂을 수 없을까 고민했죠. 그래서 보청기에서 마이크를 빼내서, 장치를 입에다 대고 말하면 말하는 사람의 목소리만 들어가게끔 하는 기계를 만들었어요. 마이크는 하얀색 공처럼 모양을 만들어서, 들고 있는 사람이 이야기하고 있다는걸 바로 알 수 있게요.

대화보조장치는 인지능력이 정상인 사람이 쓰는 기기는 아니에요. 치매의 위험이 있거나 진행 중인 사람의 치매 단계를 어떻게든 늦추고자 뇌에 대화라는 인지 자극을 주도록 만든 보조기구죠.

대화보조장치를 어떻게 올해 메이커 페어에 다시 가져오게 되었나요?

얼마 전 세운상가 만들랩에서 350만 원을 지원하는 사업에 선정됐어요. 그래서 테스트용으로 써보고 피드백을 받고자 한 박스를 만들었어요. 그런데 이렇게 여러 개를 만들기가 쉽지가 않더라고요. 양산까지는 너무나 멀고도 힘든 길 같아요. 아무튼 페어에서는 기판과 부품 조합으로 50개 정도 팔아볼까 해요.

사실 회로상으로 달라진 건 크게 없어요. 대신 케이스가 생겼죠. 홍인전자 사장님이 이런저런 조언을 주셨어요. 케이스도 홍인전자 키트에 들어가는 걸 저한테 원가에 주셨고요. 원래는 조명 케이스인데, 대화보조장치에 알맞게 PCB를 떠서 다시 만든 거예요.

몰카 방역기의 재료인 마이크로웨이브 발생장치

몰카 방역기의 재료인 마이크로웨이브 발생장치

고무대야로 만든 방음부스 옆에 선 류승완 메이커

고무대야로 만든 방음부스 옆에 선 류승완 메이커

다른 작품도 더 가져오시던데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

요즘 몰카가 매우 이슈잖아요. 몰카 방역기를 만들려고요. 전자레인지 내부에 마이크로웨이브 발생 장치라는 게 있는데요. 이게 내뿜는 전자파가 매우 강력해서 형광등에 살짝만 대도 불이 들어올 정도거든요.

몰카 방역기는 막대기에 마이크로웨이브 발생 장치를 달아서 지뢰탐지기처럼 쭉 훑는 거예요. 그러면 몰카는 물론 모든 전자장치를 다 태워버리죠. 사실 몰카를 찾아내는 게 아니라 소독하듯이 방역하는 게 목적이에요. 요즘 몰카는 정말 조그마한 것도 많은데, 그 작은 걸 직접 찾아내려면 힘드니까요. 물론 화장실에 비데가 있다면 비데 장치도 태워버리겠지만, 비데도 없고, 시설이 오래되고 낡은 곳이라면 몰카 방역기를 쓰는 게 쉽고도 확실한 방법이죠.

또 하나는 고무대야로 만든 방음부스예요. 1년 반 동안 진도를 다 못 나가고 방치되고 있어서 반드시 끝내겠다는 목표로 작업 중이에요. 작업하던 고무대야를 곡선에 맞게 똑바로 자르는 방법이 없어서 문제였거든요. 그러다 그라인더보다 더 작은 원형 톱을 찾아내서 그걸로 해결했어요. 내부에 들어가서 테스트해보니 30데시벨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어요. 이쯤이면 1인용 MDF 방음부스 200~300만 원짜리랑 동일해요. 그런데 이 고무대야는 7만원 밖에 안 하거든요.

아이템은 정말 많아요. 대화보조장치는 가서 판매할 거고요. 방금 말한 두 개는 될지 안 될지 모르는데 가능하면 전시하고 안 되면 안 들고 나갈 거예요. (웃음) 거기에 다른 친구들이 셋 정도가 스스로 만든 물건을 가져올 생각이고요.

메이커로 활동하면서 그간 총 몇 가지나 만들었는지, 매년 페어마다는 어떤 작품을 선보였는지 궁금해요.

그건 모르겠어요! (웃음) 그냥 저는 전시회에 나가야겠다고 만드는 타입이 아니라 다 제가 필요할 때마다 만들거든요. 스캐너가 없네? 만들어야겠다. 할머니가 잘 못 들으시네? 보조장치 만들어봐야겠다. 이렇게요. 10여 년 전에 볼륨을 조절하는 장치도 따로 만들었고 아버지가 에어컨을 못 사게 해서 그걸 내 손으로 만들겠다 하다가 파이프 깨지고 물천지가 다 되기도 했죠.

첫 회에는 용지의 크기나 코팅 여부에 상관없이 매우 빠르고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스캐너를 만들었고요. 2회에는 말씀드린 대화보조장치, 3회에는 여자친구와 밤에 통화할 때 힘들어서 플렉시블 스피커와 송수화기를 아예 베개와 결합해서 어느 자세로 누워도 편하게 통화할 수 있게 했죠. 4회에는 너무 교구상만 나오는 것 같아서 좀 잉여로우면서도 재미난 걸 가져가야겠다는 생각에 레일건을 만들어서 갔고요.

5회 때는 콜로이드 용액을 넣은 튜브 100개의 양 끝에 컬러 LED를 달아서 양 끝 색깔의 변화에 따라 튜브의 빛깔이 달라지면서 3D 형상을 띠는 작품을 들고 나갔는데요. 현장에서 용액이 새서 흘러내리는 바람에 대참사가 발생했죠. 6회에는 소리로 와인 잔 깨는 기계를 만들었는데 멀리서 깨보려고 몇 개월을 노력했으나 쉽지 않았죠. 특히 코스트코 와인 잔은 3mm 가까이 휘어지면서도 도통 깨지지는 않더라고요. 이런 식으로 7회까지 왔어요.

매년 류승완 메이커는 메이커 페어 서울과 함께하며 수많은 작품들을 공개했다.(사진=류승완)

매년 류승완 메이커는 메이커 페어 서울과 함께하며 수많은 작품들을 공개했다.(사진=류승완)

매년 류승완 메이커는 메이커 페어 서울과 함께하며 수많은 작품들을 공개했다.(사진=류승완)

매년 류승완 메이커는 메이커 페어 서울과 함께하며 수많은 작품들을 공개했다.(사진=류승완)

매년 류승완 메이커는 메이커 페어 서울과 함께하며 수많은 작품들을 공개했다.(사진=류승완)

매년 류승완 메이커는 메이커 페어 서울과 함께하며 수많은 작품들을 공개했다.(사진=류승완)

매년 류승완 메이커는 메이커 페어 서울과 함께하며 수많은 작품들을 공개했다.(사진=류승완)

매년 류승완 메이커는 메이커 페어 서울과 함께하며 수많은 작품들을 공개했다.(사진=류승완)

계속 메이커로 살면서 자신에게 찾아온 변화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만들기를 할 때 주변에서 별로 좋은 소리를 들어본 기억이 없어요. “너 그거 왜 하니? 여자친구도 안 생기잖아.”라고들 했죠. 그렇지만 세상은 조금씩 바뀌고 있거든요. 저는 만드는 사람이 쓸데없다는 소리를 듣지 않는 세상 그리고 꼭 돈이 되는 걸 만들지 않아도 그 자체로 매우 좋은 일이라는 인식을 하는 세상을 만들고 싶어요.

어떤 분은 메이커 교육이 효과를 보려면 입시제도에 반영이 돼야 한다고 말해요. 저는 그런 효율주의가 너무 싫은 거예요. 그런데 저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정책을 만드는 데 직접 끼어들지 않으면 완전히 반대로 흘러가게 되거든요. 그게 싫으니까 어디서 글 써달라고 하고, 발표해달라면 하는 거예요. 어느 날은 4차산업혁명을 주제로 하는 포럼이 국회도서관에서 열려서 참석했는데요. 그 자리에서 너무 이상적인 이야기만 하기에 저는 엔지니어들이 한국에 넘치는데 퇴근을 빨리 시켜주면 스스로 어떻게든 할 거 아니냐, 창의교육을 확장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하지만 창의랑 지식과 자발성에서 자연스레 나오는 거라고 이야기했더니 분위기가 싸해지더라고요.

한국은 너무 효율주의로만 흘러가요. 그런데 효율만 강조하면 낯선 시도는 할 수가 없고 결국 새로운 것도 만들어내지 못해요. 한국에 메이커 운동이 중요한 이유는 이것 때문이에요. 원래 저는 혼자 만들기만 좋아하지 운동이나 정책과는 딱히 가깝지 않았어요. 하지만 모처럼 정책의 방향에 끼어들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만드는 문화가 그 자체로 훌륭한 여가 활동이나 취미 생활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전하려고 노력해요. 쓸데없는 일이 아니라고요.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관료에게 계속 떠들어줘야 한다고 봐요.

메이커스페이스에 관한 정책 면에서 아쉬운 부분은 무엇이 있나요?

정부는 메이커스페이스를 새로 만든다고 몇억씩 써서 주택가와는 너무 먼 곳에 거대하게 지어요. 그러면 사람들이 안 오죠. 노닥노닥 같은 기존 메이커스페이스는 한 달에 고작 300만 원이면 유지가 돼요. 기존 메이커스페이스 운영자들이 많은데 이미 있는 곳에다 지원을 좀 해주면 좋겠어요. 저도 월세 주면 되게 잘할 수 있는데……. (웃음) 정부가 그렇게 자꾸 돈 들여서 새로 만들면 기존에 하던 분들이 정부랑 경쟁해야 되나요? 이상하잖아요. 정부 밑으로 들어갈 수라도 있으면 좋겠어요. 그것도 아니고요.

메이커 관련 각종 행사에 참여했다는 무수한 흔적들(사진=류승완)

메이커 관련 각종 행사에 참여했다는 무수한 흔적들(사진=류승완)

8개월에서 뭔가가 만들어지는 흔한 풍경(사진=류승완)

8개월에서 뭔가가 만들어지는 흔한 풍경(사진=류승완)

올해 메이커 페어를 앞두고 특히 기대하는 점은 어떤 건지 궁금합니다.

제가 그동안 늘 혼자 나와서 다른 분들의 작품들을 제대로 못 봤어요. 혼자 나가면 화장실도 마음대로 못 가잖아요.

그러나 이번에는 여러 명이 가요. 그래서 그 친구들한테 맡겨놓고 저는 하나씩 찬찬히 보면서 인사도 하고 사진도 찍고 돌아다닐 거예요. 다른 때보다 편하게 볼 거 같아서 그 점이 기대가 커요.

끝으로 8개월의 부스를 홍보하는 한마디 부탁드려요.

여기는 아쉽게도 메이커 스페이스가 아녜요. 아닌 이유는 제가 상주할 수 없기 때문이거든요. 그러니까 여기를 이용하고 싶다면 페이스북 그룹 ‘8Month’에 가입하신 다음 연락해주셔서 시간에 맞춰 찾아오시면 돼요.

일반적인 메이커 스페이스에 있는 기기들이 많지는 않지만, 수공구류는 엄청나게 많아요. 동네 가까이 사는 분이라면 오셔서 만드는 기술을 서로 논의하며 이용하기에는 아주 좋은 곳이죠. 동네 친구를 부르듯이 연락 주세요. 매일 놀 수 있지는 않겠지만 친하게 지내요. (웃음)

류승완 메이커는 지금도 밝은 미소와 함께 메이커 운동을 더불어 만들어나가고 있다.

류승완 메이커는 지금도 밝은 미소와 함께 메이커 운동을 더불어 만들어나가고 있다.

[2018메이커] 생활자전거, 함께 만들어요

생활자전거라는 이름의 자전거는 과연 어떻게 생겼을까? 정답은 간단하다. 원하는 형태가 있다면 무엇이든 될 수 있다! ‘생활자전거’란 과연 무엇이 우리 생활에 적합한 자전거인지 고민하다가 만들게 된 철학적 개념의 용어이기 때문이다.

원쓰(좌) & 비고로(우) 메이커가 각종 공구가 즐비한 공방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원쓰(좌) & 비고로(우) 메이커가 각종 공구가 즐비한 공방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생활자전거프로젝트의 주축은 둘이다. ‘원쓰’는 본래 목공 하는 사람으로 생활자전거프로젝트의 기획을 도맡았고, ‘비고로’는 각종 자전거를 용접해가며 직접 제작하는 빌더이다. 이 둘은 ‘서울시립청소년직업체험센터 ‘하자센터’(이하 하자센터)에서 공공성을 띤 메이킹 활동을 하며 청소년들과 함께 생활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다. 원쓰 그리고 비고로 메이커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나눴다.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 자전거와 생활자전거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비고로 국내 자전거 문화는 레저 쪽으로 많이 치우쳐 있잖아요. 단순히 장을 보기 위한 자전거가 아닌지라 300~400만 원을 호가해요. 생활 속에서 그런 자전거를 타는 건 말이 안 되거든요. 동네 이곳저곳을 누비며 이동하기에 좋고 생활하는 사람이 자신에 맞게 간단히 탈 수 있는 자전거들을 그래서 생각한 거예요.

생활자전거라는 게 어떤 특정한 모델이라 말씀드리기는 힘들어요. 타고자 하는 대상이 누구냐에 따라 생활자전거마다 형태가 다 다르거든요. 시장을 자주 다니는 분들에게는 카고바이크가 생활자전거고 저한테는 집에서 아이를 태우고 어린이집에 데려다주는 자전거가 생활자전거죠. 내가 사용하는 목적에 맞게 제각기 어떤 자전거를 적용하면 좋을지 이야기해보고자 하는 활동 자체가 바로 생활자전거프로젝트예요.

생활자전거프로젝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카고바이크 ‘엘로’ (사진=하자센터)

생활자전거프로젝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카고바이크 ‘엘로’ (사진=하자센터)

보여줄 작품 중에서 ‘카고바이크 엘로’는 어떻게 만들었나요?

원쓰 도시 생활에서 카고바이크가 꼭 필요하다고 한정 짓지는 않았어요. 도시에서 더 활용하기 편한 자전거를 생각해보다가 ‘카고바이크를 적용하면 어떨까?’ 하며 접근했죠. 처음에는 어머니들에게 이륜 카고바이크를 제안했더니 운전하기에 어려워서 힘들어하는 분들이 있었어요. 그 모습을 보면서 카고바이크는 좀 아닌가 생각도 했거든요. 그런데 앞에 바퀴를 두 개 달고 박스를 크게 다니까 안정적으로 운전할 수 있고 그러니까 접근하기가 더 수월해지더라고요.

사실은 일반 자전거 뒤에다 우유 박스만 얹어도 카고바이크라고 할 수 있죠. 이번 프로젝트는 박스를 앞에도 놔보고 옆에도 놔보며 각자 생활이나 편의에 맞춰 작업해보고자 한 취지였어요. 작년과 올해 서울시의 ‘사회혁신 리빙랩 프로젝트‘를 기회로 생활 속에서 자전거를 어떻게 더 잘 활용해볼까 연구하고 실험해 나온 결과물이죠.

생활자전거프로젝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카고바이크 ‘엘로’ (사진=하자센터)

생활자전거프로젝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카고바이크 ‘엘로’ (사진=하자센터)

총 세 대 중 나머지 두 대는 어떤 자전거들인가요?

원쓰 생활자전거프로젝트에는 그 아래로 세 축이 있어요. 하나는 앞서 말한 리빙랩이고요. 다른 하나는 교통약자나 아직 자전거를 타지 못하는 이들을 위한 교육용 자전거예요. 기존의 텐덤바이크라는 2인용 자전거는 앞사람만 운전하고 뒤에서는 발만 구르잖아요. 그런데 비고로가 제작한 자전거는 뒤에서도 조향이 가능해요. 자전거를 처음 탈 때 보조 바퀴를 떼고 뒤에서 잡아주다가 놓아버리는 방식을 쓰는데 그게 아니라 함께 탄 상태에서 감각을 서로 깨우치게 하며 자전거를 배우도록 하는 거죠. 장애인들에게 자전거를 가르쳐주는 교육단체가 의뢰해서 실제로 장애인 청소년 교육에 활용하고 있어요.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역삼륜 카고바이크를 자전거 자체만으로 두지 않고 그 바이크에다 또 다른 프로젝트를 얹어내는 일이에요. 인형극자전거나 카페바이크 등 박스의 모양이나 형태를 바꿔서 원하는 방식의 활동을 마음껏 하게끔 하는 일이죠. 이렇게 세 축에 속한 자전거를 한 대씩 전시해 보여주려고요.

짐을 담을 박스와 어린이를 태울 안장이 추가로 장착된 생활자전거

짐을 담을 박스와 어린이를 태울 안장이 추가로 장착된 생활자전거

재료를 구하고 만드는 과정은 어떤 식으로 진행하나요?

비고로 프레임이나 큐링 등 자전거를 만드는 부품이 따로 국내에서 생산되지는 않아요. 그래서 작년에는 해외에서 부품을 수입해 만든 경우가 많았고요. 그 외에는 폐자전거나 수도관 파이프를 재활용하는 형태로도 반반 정도 섞어서 하고 있어요. 강도가 필요한 부분은 전용 부품을 구매해서 쓰고 짐을 싣는 부분 등은 재활용 자재를 사용해서 제작하는 거죠.

원쓰 우리 공방 특성상 친환경 재생에너지에 관해 계속 접근하고 있어요. 쓸모를 다시 살린 재료로 공공을 위한 창작물을 제작하는 일을 지향하죠. 안정적인 새 재료를 쓰는 것과 버려진 헌 재료를 쓰는 걸 비교하면 사실 메이커의 품이나 노력으로 따질 때 후자가 오히려 소모적이기는 하거든요. 그런데도 못 쓰는 재료를 공공의 재료로 다시 쓸 수 있게 만드는 과정 자체에 매력도 커서 계속하고 있어요.

기존의 자전거에 추가로 설치하는 액세서리나 장식도 연구 중이라고 들었어요.

원쓰 이 또한 생활 속에 자전거를 더 활용하기 위해 상상한 부분이에요. 자전거 모양을 아예 바꿀 수도 있지만 원래 제품에 뭔가를 붙이는 방식으로 해도 되거든요. 액세서리와 장식은 올해부터 연구하며 진행하는 중이에요. 페어 날 이 프로젝트도 메이커들에게 소개해서 관심 있는 분이 있다면 같이 기획해서 만들어보고 싶어요.

비고로 메이커가 생활 속의 자전거를 구상하며 프레임을 다루고 있다. (사진=하자센터)

비고로 메이커가 생활 속의 자전거를 구상하며 프레임을 다루고 있다. (사진=하자센터)

그럼 하자센터의 공방에서 자전거를 만들고 싶다고 말하면 같이 할 수 있는 건가요?

원쓰 우리가 상업적으로 제작을 의뢰받아 만드는 구조는 아녜요. 같이 만들고 싶더라도 그게 개인이 소유하려는 목적이라면 가능한 방법을 따로 안내해드리고요.

공공성을 띤 팀들과 함께 기획하고 제작하는 프로젝트는 열려 있어요. ‘우리가 무슨 프로젝트를 세워서 활동하는데 이런 자전거가 필요해요. 같이 만들 수 있을까요?’라 제안한다면 가능하죠. 받고 싶고 기다리고 있고요. 이처럼 활동이 명확한 분들과 연결되기를 원하는 마음이 커요.

올해 메이커 페어 서울 2018에 참가하며 기대하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원쓰 하자센터는 청소년 기관이에요. 그런 만큼 청소년 메이커들과 이어지고 싶은 게 사실 메이커 페어에 참여하는 가장 큰 목적이자 바람이죠. 만들기라는 작업과 우리의 공공 활동을 어떻게 결합할 수 있을까 답을 찾고 싶기도 하고요. 그렇게 청소년 메이커들이나 메이킹으로 공공활동을 풀어나가는 분들이 있다면 꼭 만나고 싶어요. 왜냐면 주변에서 잘 안 보이더라고요. 우리가 하는 프로젝트를 얘기했을 때 ‘나도 이런 생각을 했다, 나도 관심이 있다’ 하는 반응을 듣고 싶어요. 생활자전거프로젝트와 콜라보레이션 그리고 연대가 이뤄지면 더 좋고요.

메이커 입장에서도 각종 카트나 탈 것을 많이 볼 수 있을 것 같아 흥미로워요. 참가자로서 부스를 진행하고 관람객으로서 다른 작품을 구경하는 데에 균형을 잘 잡아야겠죠. 다른 팀원들도 각자 관심이나 취향에 맞게 잘 즐기고 네트워킹하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생활자전거프로젝트는 메이커 페어에 찾아올 이들의 마음에 화살을 명중시킬 수 있을까?

생활자전거프로젝트는 메이커 페어에 찾아올 이들의 마음에 화살을 명중시킬 수 있을까?

끝으로 생활자전거프로젝트나 하자센터에 관해 홍보 한마디 부탁드려요.

비고로 생활자전거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나가기는 하지만 하자센터는 자전거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수작업을 하는 분들이 와서 작업하는 공간이에요. 디지털이나 3D 등 하이테크적인 메이킹은 아니어도 아날로그 하게 두 손으로 가구를 만든다든지 집에 묵혀둔 자전거를 수리하는 법을 배우고 싶은 분들이 오는 곳이거든요. 많이 찾아와주기를 바랍니다.

원쓰 하자센터는 기술 또는 작업 경험이 있는 분들이 커뮤니티를 이뤄 그 활동을 청소년이나 마을 주민들과 공유하는 곳이에요. 최근에는 하자센터가 메이커스페이스 공모사업에도 선정됐거든요. 이번 공모사업을 토대로 공방에 더욱 활용도가 높은 여러 장비를 갖추고 공간 세팅도 효율적으로 바꿔서 메이킹 활동에 도움이 되도록 준비하고 있거든요. 만들 공간이 없거나 생각을 같이 실천하고 싶은 분들이 있다면 하자센터가 초대하고 싶어요.

비고로와 원쓰, 두 메이커는 메이킹이 공공에 더 많이 기여하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 중이다.

비고로와 원쓰, 두 메이커는 메이킹이 공공에 더 많이 기여하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