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메이커] 직접 만든 자동차 타고 천안에서 서울까지

강석봉 메이커는 폐자전거로 올드클래식카를 만들고 있다. 18-19세기 무렵 세계 최초로 도로를 달렸던 스타일의 자동차 말이다. 폐자전거에서 재탄생할 자동차는 이름하여 ‘업사이클래식카(Upcycle+Classic+Car)’. 강석봉 메이커는 해외여행 중 우연히 초창기 자동차를 발견하고 본 김에 직접 만들어 메이커 페어 서울 2018에 참가하기로 다짐했다.

강석봉 메이커는 4년 전 서울에서 처음 메이커 문화를 접한 이래로 불모지인 천안에서 이 문화를 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가 기획한 업사이클래식카도 충남콘텐츠코리아랩의 메이커들과 같이 만들어 직접 운전까지 해서 올 거라고. 충남콘텐츠코리아랩을 찾아 강석봉 메이커 그리고 그의 동료 양규모 메이커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강석봉 메이커가 기자의 질문을 주의 깊게 듣고 있다.

강석봉 메이커

올드클래식카를 만들게 된 동기가 궁금합니다.

올해 1월에 뉴질랜드에 여행을 다녀왔어요. 도로를 달리는데 70-80대 노부부가 옛날 차를 타고 지나가더라고요. 정말이지 오래된 클래식카였어요. 오픈카 형태에 바퀴 폭도 리어카 바퀴보다 얇았고요. 그때 보고 폐자전거를 이용해 자동차로 꾸미면 예쁘겠다 싶어서 기획했죠. 메이커 페어 서울에서 선보이면 어른들뿐만 아니라 어린이들도 재미있어 할 것 같아요.

강석봉 메이커가 업사이클래식카로 구현하려는 올드클래식카의 이미지

강석봉 메이커가 업사이클래식카로 구현하려는 올드클래식카의 이미지

완성한 업사이클래식카는 어떤 성능과 디자인을 띨까요?

자전거 구조를 보면 기어가 잘 돼 있어서 인력으로도 얼마든지 갈 수 있어요. 그런데 충전식 드릴을 고정해 이용하면 곧 전기자전거가 되거든요. 요새는 워낙 전동공구의 성능이 좋으니까요. 그래서 일반식과 전기식을 겸용하는 형태로 꾸밀 계획이에요.

디자인, 분해, 조립 등은 8월 말부터 정식으로 시작해요. 폐자전거를 부품으로 쓴다지만 아무래도 올드클래식카라면 예쁘장하고 거창한 맛이 있어야 하잖아요. 그걸 위해 업사이클래식카도 나무 소재를 쓰거나 새로 도금을 해서 꾸며보려 해요. 최대한 큰돈이 안 드는 방향으로 하고 싶어도 앤틱한 느낌을 살리려면 돈은 들겠죠? (웃음)

포드가 출시한 초기 자동차(1906 Ford Model N) 모델(출처: Flickr Sicnag. CC BY). 강석봉 메이커가 만드는 업사이클래식카도 이렇게 멋진 모습이 될 수 있을까.

포드가 출시한 초기 자동차(1906 Ford Model N) 모델(출처: Flickr Sicnag. CC BY). 강석봉 메이커가 만드는 업사이클래식카도 이렇게 멋진 모습이 될 수 있을까.

자전거를 부품으로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일단 프레임을 만들기 편할 것 같아서죠. 프레임이 갖춰졌다는 건 거의 구조적으로 다 만들어진 것과 같거든요. 그리고 리사이클, 나아가서 업사이클을 보여주고 싶어서예요. 자전거는 아직 탈 만한데도 더 성능이 좋은 게 나와서 금방 버려지는 경우가 너무 많잖아요. 그런 것들을 모아서 작품을 만들면 낭비되는 일이 줄겠죠.

외국은 자전거로 버스도 만들던걸요. 10인승으로 같이 페달을 굴려서요. 이번을 기회로 폐자전거를 이용해서 다른 탈것 그리고 놀이기구까지도 만들고 싶어요.

업사이클래식카 제작을 위해 해체한 폐자전거의 프레임 (사진제공 : 강석봉)

업사이클래식카 제작을 위해 해체한 폐자전거의 프레임 (사진제공 : 강석봉)

놀이기구도 만들 계획이라고요?

오래전부터 구상해온 계획이 있어요. 시골에 있는 집에 창고가 있는데 거기를 메이커스페이스, 더 나아가서 메이커랜드로 만들고자 해요. 폐자전거를 모아서 부품을 분리해놨다가 쓰게 하는 거죠. 가족 단위로 놀러 오면 어른은 용접하고 아이는 조립하면서 한 가족이 탈 수 있는 걸 만들게 하는 겁니다. 시골길을 직접 달려보게도 하고요.

폐자전거로 레일바이크도 깔고 회전하는 놀이기구도 설치할 거예요. 구상은 그야말로 무궁무진합니다. 제 머릿속 생각만 실현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자기 나름대로 새로운 걸 만들어보게끔 장을 열어주고픈 생각이에요.

강석봉 메이커가업사이클래식카를 구상하며 해맑게 웃고 있다. (사진제공 : 강석봉)

강석봉 메이커가업사이클래식카를 구상하며 해맑게 웃고 있다. (사진제공 : 강석봉)

천안에서 이토록 열심히 메이커로 활동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제가 원래 천안사람이에요. 서울에서 메이커 문화를 알게 됐는데 천안에서도 이걸 나누고 싶었어요. 2014년 2월 메이커톤에 처음 참가하면서 메이커 문화가 지닌 공유와 협력, 소통의 매력에 취했죠. 제조업자로서 메이커 문화가 국내에서 매우 소중한 문화가 되리라 직감했어요. 매년 6회 이상 메이커 관련 행사에 참여하면서 젊은이들과 소통하는 법도 알아갔고요. 그런데 몇 년이 지나도 지방에서는 메이커라는 개념이 자라지 않는 거예요.

천안에 내려와서 한 일은 메이커스페이스가 얼마나 있는지부터 조사하는 거였어요. 무한상상실 세 곳과 창조경제혁신센터 한 곳이 있었지만 너무나 접근성이 떨어지더라고요. 버스도 몇 번 지나지 않는 데를 어렵게 들러봤더니 사람은 거의 없고 개점휴업 상태였죠. 지금의 충남콘텐츠코리아랩이 갖춰지기까지 기존 멤버들이 참 많이 고생했어요.

강석봉 메이커가 양규모 메이커와 함께 충남콘텐츠코리아랩에 구비된 기기를 다루고 있다.

강석봉 메이커가 양규모 메이커와 함께 충남콘텐츠코리아랩에 구비된 기기를 다루고 있다.

사람들과 연합해서 페어에 참가하기로 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처음에는 혼자 하려다가 여럿이 같이 만들어 참가하고픈 마음에 공론화해봤어요. 이런 프로젝트가 있는데 같이 해보면 어떠냐고 물어보고 뜻을 모은 거예요. 다행히 하겠다는 이들로 예닐곱 명을 구성해서 2인 1조로 총 3대는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성격상 제가 하자고 하면서 끌고 가기보다는 스스로 절실히 하고 싶어하는 분과 함께 하는 걸 좋아해요. 혼자라면 한계가 있지만 서로 분야가 다른 이들이 같이 모이면 내가 생각하지 못한 아이디어를 주고받으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으니까요.

업사이클래식카를 다 만들면 서울로 직접 운전해서 올라올 생각이라면서요?

빠른 시일 안에 잘 완성하면 천안에서 문화비축기지까지 실제로 타고 갈 계획을 구상 중이에요. 서울에서만 즐기고 마는 게 아니라 1번 국도를 달리면서 만나는 분들에게 메이커 문화를 알리고 이슈화하고 싶어서요.

다 만들면 시속은 약 15-20㎞쯤은 안 나올까요? 그거면 중간에 쉬면서 가도 8시간쯤 걸릴 것 같아요. 차가 없는 새벽에 출발해서 앞뒤로 에스코트도 받고서요. 혼자보다는 여럿이 가면 단체로 가니까 그림은 훨씬 더 좋겠죠. 메이커 페어 깃발 그리고 천안 메이커 깃발을 양쪽에 딱 붙여서요. (웃음)

강석봉 메이커는 우리나라 메이커 문화에 관해 비판 섞인 견해를 밝혔다.

강석봉 메이커는 우리나라 메이커 문화에 관해 비판 섞인 견해를 밝혔다.

올해 메이커 페어 서울을 준비하며 기대하는 부분이 있는지요?

그동안은 메이커 페어 서울에서 아쉬운 점이 많았어요. 규모도 해마다 커졌고 작품도 다 열심히 만들었지만, 다른 나라에서 열리는 메이커 페어에 비하면 여전히 한정적이고, 흥미로운 부분도 적더라고요. 우리나라의 메이커 문화 자체도 가르치고 따라 하는 단계에 그쳐 있고요.

좀 더 젊은 친구들이 남들이 안 해본 작품을 만든 걸 보고 싶어요. 외국 사이트를 보고 구현해 자랑하는 작품도 좋지만 많은 실패를 경험하면서 만든 자신만의 작품을 갖고 나올 때 남들에게 소개하면 훨씬 보람 있지 않을까 생각도 들고요.

끝으로 업사이클래식카 부스를 소개하는 한마디도 부탁드려요.

오셔서 재미있게 놀아야 할 텐데요. 부스에서는 만드는 과정부터 직접 타고 도착하는 과정까지를 찍은 영상을 모니터로 쭉 보여드릴 거고요. 그 외에는 우리가 만든 업사이클래식카를 마음껏 타고 한 바퀴를 돌면 될 거예요. 많이 즐겨주면 좋겠네요. 메이커 페어 서울도 날이 갈수록 번창하기를 바라요.

과연 강석봉 메이커와 친구들은 업사이클래식카를 타고 무사히 문화비축기지에 당도할 수 있을까?

과연 강석봉 메이커와 친구들은 업사이클래식카를 타고 무사히 문화비축기지에 당도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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