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커 페어 서울 2017 인터뷰] 힙스터들의 ‘쌈마이’한 디지털 전자악기 – ‘핸드메이드 전자악기 컬렉션’ DTMR 임지순 & 손민식 메이커

DTMR의 임지순(좌), 손민식(우) 메이커가 아이들과 디지털악기를 안고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장지원)

DTMR의 임지순(좌), 손민식(우) 메이커가 아이들과 디지털악기를 안고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장지원)

임지순 메이커와 손민식 메이커로 구성된 DTMR은 핸드메이드 디지털악기를 자신들의 콘텐츠로 들고 나와 메이커 페어 서울 2017에 등장할 예정이다. DTMR은 지난해 팔에 장착해 연주하는 악기 암잼ArmJam을 갖고 메이커 페어 뉴욕 2016에도 참가했다.

암잼 외에도 리퀴아노Liquiano나 디지털풍경Digital Chime 등 이들이 만들어내는 프로젝트는 다양하지만 그것들의 기조는 동일하다. 디지털을 이용해 다양한 소리를 재미있는 방식으로 즐기겠다는 심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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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전자악기와 디지털악기의 차이점을 먼저 설명해주자면?

임 : 악기를 아주 크게 분류하면 비전자악기(어쿠스틱)와 전자악기 두 가지가 있다. 전자악기는 그 안에서 다시 두 가지로 나뉘는데 그것이 아날로그악기 그리고 디지털악기다. 

디지털악기는 소리가 2진법 형태로 기록돼 메모리에 저장된 상태에서 나온다. 버튼 조작 하나만으로 프로그램에 저장된 다양한 소리들을 들려줄 수 있다. 이 때 소리의 형태가 생각보다 복잡한지라 한 종류의 소리를 담는 데에도 적게는 몇 MB에서 크게는 GB까지 필요하다.

반면 아날로그악기는 RC반도체나 직접회로가 전혀 없이 물리적인 원리로 소리가 난다. 이를테면 전자기타는 기타줄을 퉁길 때 나타나는 자기장전류가 센서와 케이블을 통해 앰프로 전달돼서 소리를 내는 원리다. 정확히 말하자면 전기기타Electric Guitar라고 해야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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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핸드메이드 디지털 전자악기는 어떻게 만들게 됐나?

손 : 우리가 디지털악기를 선택한 까닭은 휴대전화만으로도 메모리 안의 소리를 굉장히 다양하게 낼 수 있어 자기만의 사운드트랙을 만들기 좋다는 장점 때문이다. 

그렇지만 연주할 때 손으로 받아들이는 재미가 없어지니 곧 심심해졌다. 우리는 새로운 방법이 과연 없을지 고민하기 시작했고 메모리에 좋은 음원이 담겼으면서도 우리의 마음과 느낌대로 쉽게 쓸 수 있는 디지털악기를 만들고 싶었다. 그렇게 시작한 프로젝트가 바로 핸드메이드 디지털악기다.

임 : DTMR 팀이 그 동안 작업한 프로젝트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리퀴아노와 암잼 그리고 디지털풍경이다.

DTMR의 홈페이지에 게시된 리퀴아노 (사진: 장지원)

DTMR의 홈페이지에 게시된 리퀴아노 (사진: 장지원)

2014년 처음 시작한 프로젝트가 리퀴아노였다.

손 : 회의 중 “물로 치는 피아노가 있으면 어떻겠냐”고 해서 “무슨 정신 나간 소리야?” 라고 답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너무 재미있었다. 그래서 물통에다 손을 담글 때의 모션을 디텍팅해서 소리가 나게끔, 마치 물 속에서 소리를 끄집어낸다는 콘셉트로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봤다. 연주할 때의 퍼포먼스‘빨’이 꽤 좋다.

임 : 물의 흐름이라는 연속성에 맞게 연속음으로 최대 10개까지가 동시에 이어지도록 했다. 하지만 운영체제 기반 음원이 가지는 기본적인 지연 시간이 0.12초 있어 이 차이가 크게 작용했다. 이것이 리퀴아노에 있는 기술적인 특징과 한계다.

손민식 메이커의 말처럼 영상‘빨’은 진짜 좋았고 그래서 메이커 페어 서울 2014 때에도 시연했다. 그러나 시연 당시 문제가 생겼다. 화장실에 가서 이만한 수조에다가 (웃음) 물을 붓고 들고 와서 세팅하고 또 부어서 버리는 행위를 반복해야 했다. 관람객들이 다녀간 지 몇 시간이 지나면 물에 먼지나 과자부스러기 등도 둥둥 떠다녔다.

앞서 말했듯 기본 원리는 물의 물리적 특성을 쓴 것이 아닌 영상인식인지라 사실 물이 없어도 동작은 된다. 2014년 페어 이후 여태껏 오프라인 전시는 단 한 번도 없었으나 올해 다시 한 번 꺼내어 시연해보려 한다. 단, 물은 없이 하려고. (웃음)

임지순 메이커(좌)와 손민식 메이커(우)가 암잼을 시연하고자 준비하고 있다. (사진: 장지원)

임지순 메이커(좌)와 손민식 메이커(우)가 암잼을 시연하고자 준비하고 있다. (사진: 장지원)

리퀴아노에 이어 암잼은 어떤 프로젝트인지?

임 : 암잼은 처음 시작할 때의 콘셉트를 가장 명확히 잇고 있는 프로젝트다. 보통 전자기타 대신 디지털기타로 만들었고 팔에 찰 수 있게 꾸몄다. 악기 자체에다 음원을 탑재하면 음원의 질에 따라 비용의 증감이 커져서 양질의 음원을 다 외부로 빼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연주하는 재미와 소리의 다양성을 높이기 위한 장치들도 더했다. 악기 몸체에 가속도센서를 탑재해 악기를 흔드는 것으로 비브라토 효과를 준다든가 연주 중 버튼을 눌러서 이펙트를 준다든가 하는 식이다. 제한된 음역에서 옥타브를 넓히는 킬러 기능도 있다. 이것을 쓰면 제자리에서 놀아도 마치 어마어마한 속주를 하는 듯 효과를 줄 수 있다. 한마디로 ‘날로 먹는 것’이다. (웃음) 음악을 즐기는 분들은 이 기능을 진짜 좋아한다.

솔직히 상용화가 몇 억 갖고 되지를 않기 때문에 바로 할 생각은 없다. 대신 시제품을 만든 뒤 쇼케이스를 계속해 필요한 사람에게 대여해주는 형태로 진행해볼 계획이다.

임지순 메이커(좌)가 제작 중인 디지털악기 빗자루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 장지원)

임지순 메이커(좌)가 제작 중인 디지털악기 빗자루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 장지원)

세 가지 중 끝으로 디지털풍경이 남았다. 이건 무엇인가?

임 : 창의재단에서 지원받아 진행했던 설치형 예술이다. 주로 포터블한 소품 위주로만 하다가 언젠가 설치형 대형 작품도 해보고 싶었다. 비록 생각만큼 크게 만들지는 못했지만.

일종의 자동작곡 머신이며 콘셉트는 한옥에 달린 풍경이다. 이체감지센서와 가속도센서를 활용해 지나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풍경이 바람에 얼마나 흔들리는지에 따라 다른 소리들을 만들어낸다. 

8월 중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창의재단 행사에서도 전시할 예정이다. 다만 설치형인지라 짐이 많고 이동이 어려워 올해 메이커 페어에서는 보여주기 어려울 것 같다.

시연되고 있는 암잼 (사진: 장지원)

시연되고 있는 암잼 (사진: 장지원)

메이커 페어 서울 2017에 모습을 드러낼 작품들은 그럼 무엇이 있나?

임 : 암잼과 리퀴아노 그리고 이 ‘빗자루’다. 회식 자리에서 빗자루를 기타인 척 들고 노는 모습을 콘셉트로 했다. ‘기술이 있는데!’라는 생각으로 말이다. 아예 빗자루 끝 브러시까지 센서화해서 그야말로 빗자루 전체가 악기로서 기능하도록 제작 중이다. 

일부러 음원도 매우 부실한 것들로 잡아서 굉장히 쌈마이하게 갈 참이다. 키치라고 하지? 원래는 쓰던 빗자루를 갖고 제대로 더러운 느낌을 주고자 했는데 집에서 빗자루를 안 쓰는지라 만들기로 한 김에 새 것을 하나 샀다.

손 : 올해 처음으로 들고 나갈 것이 하나 더 있다. ‘해리포터 마술봉’이다. 삼측가속도계를 써서 마술봉을 든 각도에 따라 다른 소리가 나게 한 것이다. 연주보다는 비음악적 소리를 내는 일 자체를 재미있게 해서 어린이들의 인터랙티브한 장난감처럼 만들고 있다. 

임 : 사실 지금까지 프로젝트를 마음대로 계속하다보니까 기획부터 실제 구현해야 할 점들까지 알게 모르게 매우 복잡해졌다. 그래서 단순한 형태로 회귀하자는 자세로써 비롯된 프로젝트기도 하다. 베이직하게, Keep it simple의 마음으로. 

메이커 페어 서울 2017에서 선보일 해리포터 마술봉(좌)과 암잼(중, 우) (사진: 장지원)

메이커 페어 서울 2017에서 선보일 해리포터 마술봉(좌)과 암잼(중, 우) (사진: 장지원)

활동 중 어려움은 없는지?

손 :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집을 인테리어하다 남은 목재 또는 대학교 때 실습하다 남은 재료들을 주로 쓴다. 거기에 아두이노 같은 저비용 고효율 디바이스 덕에 부담이 더욱 줄었다.

마지막까지 해결이 안 되는 부분은 작업공간을 확보하는 문제다. 나 같은 경우는 지금 아이들 장난감방에서 테이블 하나 차려놓고서 하고 있고 임지순 메이커는 자기네 베란다에서 하고 있다. 그 문제 말고는 남자아이들과 같이 놀기에 좋아 재미있게 만든다.

시간을 많이 쓰는 일이라 가족들에게 미안하기도 하다. 그렇지만 첫째 아이와 같이 할 수 있는 취미로, 애들이 좋아하는 장난감을 만드는 개념으로 하니까 그 차원에서는 상당히 지지를 받고 있다. 

임 : 전업메이커도 아닐뿐더러 육아도 병행하다보니까 일은 줄이고 결과물은 근사하게 만드는 ‘날로 먹는 방법이 없나’ 같이 ‘찌든 고민’을 계속하는 중이다.

DTMR의 두 메이커는 늘 아이들과 함께 움직인다. (사진: 장지원)

DTMR의 두 메이커는 늘 아이들과 함께 움직인다. (사진: 장지원)

지금까지 걸어온 발자취에 대한 본인들의 만족도는 100% 중 몇 %인가?

임 : 평균을 내자면 60~70% 정도? 왜냐면 우리가 여기에 시간을 생각보다 투자를 못 하니까. 생각하는 아이템이나 구상은 매우 많으나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측면 때문에 아쉬움이 제일 크다. 앞으로 아이도 좀 키우고 경제적인 여유를 확보하면 그 후로는 어떻게든 만족도가 올라가지 않을까? 

손 : 아이들이 같이 납땜을 도와줄 수 있어야 하는데. (웃음)

김 : 그러니까!

손 :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면에서는 지금 이 일이 거의 유일하다. 그것만으로 의미가 있다.

올해 메이커 페어에서 기대하는 바가 있다면?

임 : 우리가 바라는 바는 그냥 우리가 매번 메이커 페어에 끊임없이 나가는 일이다. 이 일이 길게 지속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단 우리가 놓치지 말고 지켜야 할 철칙은 있다. 우리가 매번 나올 때마다 반드시 새로운 프로젝트가 최소한 하나씩은 있을 것. 

손 : 그렇다. 당연히 더욱 발전된 것으로. 나 같은 경우에는 페어에 나가서 전시하면 어린이들이 여럿 와서 체험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디어를 또 많이 얻는다. 이런 식으로 많이들 봐주고 응원과 격려를 보내줬으면 한다.

  • 프로젝트명 : 핸드메이드 전자악기 컬렉션

  • 팀명 : DTMR

  • 메이커 페어 참가 횟수 : 5회(2014, 2015, 2016(서울 & 뉴욕), 2017)

  • 프로젝트 한줄 설명 : 가내수공업으로 제작한 온갖 디지털악기의 만화경

기사 작성 : 장지원

주최/주관: (주)블로터앤미디어, 서울혁신센터, (주)그라운드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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